교황, 신년 카드에 ‘원폭 소년’ 사진 직접 골라
조은아 기자
입력 2018-01-02 03:00 수정 2018-01-02 03:00
숨진 동생 업은 日 나가사키 아동… ‘한반도 등 핵전쟁 막아야’ 메시지
미국 CNN은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교황이 배포한 신년 카드에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미군의 원자폭탄 피해를 당한 한 소년의 사진이 삽입됐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당시 이 소년은 이미 숨져 고개를 힘없이 뒤로 젖힌 남동생을 등에 업고 화장할 순번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10세 안팎으로 보이는 이 소년은 경직된 차려 자세로 입술을 꽉 깨물고 있다. 이 사진은 제2차 세계대전 원폭 투하 뒤 현장을 찾은 미국 해병대 사진사 조 오도널 씨가 촬영했다. 원폭 피해 참상을 담은 그의 사진들은 ‘일본 1945년: 그라운드 제로에서 온 한 해병대 사진사’라는 책에 소개된 바 있다.
신년 카드 뒷면에는 ‘전쟁의 결과’라는 제목과 함께 ‘어린 소년의 슬픔은 피를 흘리는 입술을 깨무는 표정에서만 드러날 뿐’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교황은 제목 아래에 자신의 서명을 남겼다. CNN의 존 앨런 바티칸 해설자는 “교황이 연말연시에 배포하는 이미지를 직접 선택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 메시지는 현재 정세와 특별히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멈추지 않고 미국이 군사옵션 사용까지 거론하면서 교황이 한반도 핵전쟁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송년미사에서 “인류가 죽음, 거짓말, 부정의로 한 해(2017년)를 낭비하고 망쳤다”고 비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사진 출처 바티칸 교황청 공보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8년 신년 카드에 핵무기 피해 아동의 사진을 직접 골라 넣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반도 핵전쟁을 우려해 세계에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CNN은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교황이 배포한 신년 카드에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미군의 원자폭탄 피해를 당한 한 소년의 사진이 삽입됐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당시 이 소년은 이미 숨져 고개를 힘없이 뒤로 젖힌 남동생을 등에 업고 화장할 순번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10세 안팎으로 보이는 이 소년은 경직된 차려 자세로 입술을 꽉 깨물고 있다. 이 사진은 제2차 세계대전 원폭 투하 뒤 현장을 찾은 미국 해병대 사진사 조 오도널 씨가 촬영했다. 원폭 피해 참상을 담은 그의 사진들은 ‘일본 1945년: 그라운드 제로에서 온 한 해병대 사진사’라는 책에 소개된 바 있다.
신년 카드 뒷면에는 ‘전쟁의 결과’라는 제목과 함께 ‘어린 소년의 슬픔은 피를 흘리는 입술을 깨무는 표정에서만 드러날 뿐’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교황은 제목 아래에 자신의 서명을 남겼다. CNN의 존 앨런 바티칸 해설자는 “교황이 연말연시에 배포하는 이미지를 직접 선택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 메시지는 현재 정세와 특별히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멈추지 않고 미국이 군사옵션 사용까지 거론하면서 교황이 한반도 핵전쟁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송년미사에서 “인류가 죽음, 거짓말, 부정의로 한 해(2017년)를 낭비하고 망쳤다”고 비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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