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눈]출산율의 마지노선 ‘1.00’을 사수하자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입력 2017-12-04 03:00 수정 2017-12-04 03:00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저출산의 절박함을 따지자면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제일 심각하다. 합계출산율이 2016년 기준 1.17명으로 세계 225개국 중 220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하위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이 2가 돼야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1에 가깝다는 것은 한두 세대 후면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수치는 올해 더 낮아져 2분기(4∼6월)에 1.04명까지 떨어졌다.
저출산 흐름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쏠림’이다. 우리 국민들은 응집력이 강해 한번 쏠림이 이뤄지면 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이나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 등이 좋은 예다.
그런데 이런 의식의 쏠림이 비관적으로 흐를 경우 그 파장 역시 엄청날 수밖에 없다. 최근 젊은층에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비혼 독신이 급증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갖지 않겠다는 생각이 늘고 있는 것이다. 9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의 간담회에서 대학생들이 토로한 발언들은 우리 청년세대 의식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 어려운 취업, 유리천장, 경력단절 등 한국의 현실을 한탄하면서 결혼과 출산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자녀 양육을 행복의 원천이라기보다 책임과 부담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요즘은 부모세대도 비관의 대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자녀에게 결혼을 설득하지 않고, 또 양육이 힘드니 아이를 적게 가지라고 조언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이런 추세로는 합계출산율 1.00명도 위태로워 보인다. 반등은 둘째 치고 당장 1.00명 사수가 발등의 불이 됐다.
비관적인 ‘쏠림’이 재앙이 돼 덮치기 전에 막아야 한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해법과 함께 문화적 해법이 병행돼야 한다. 지나치게 경쟁 지향적인 문화와 서열주의가 행복의 척도인 것처럼 여겨지는 풍조를 바꿔야 한다. 누구나 다 일류대학에 가야 하고 대기업 직원, 공무원이 돼야 하는 사회에서 행복감과 만족감이 높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족이 행복의 원천이라는 인식도 더 깊어져야 한다. 비혼 출산이나 이민자 수용 등에 대해서도 관대한 정서가 필요하다. 이런 문화적 해법까지 입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부기구 설치도 시급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국민들도 저출산이 매우 심각한 국가적 위협임을 공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우리나라 미래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저출산·고령화’가 ‘북핵·안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제 위기를 인식한 만큼 출구를 찾으려는 노력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의 국난에서 그랬듯이, 우리는 저출산의 해법도 반드시 찾을 것이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출산율이 낮아 고심 중인 폴란드 정부는 최근 번식력이 왕성한 토끼가 주인공인 출산장려 홍보영상을 TV에 방영했다. 주인공 토끼 부부가 63마리의 자녀토끼와 함께 즐거운 일상을 보내는 설정을 통해 다자녀 가족의 행복을 강조한 내용이다. 이탈리아 정부도 지난해 9월 22일을 ‘임신의 날’로 정하고 캠페인을 벌였다. “아름다움에는 나이가 없지만, 생식에는 나이가 있어요”와 같은 슬로건을 앞세워 생식능력이 왕성한 젊은 시기에 아이를 낳자고 권장한 것이다. 이 두 캠페인은 일각에서 저급하다는 지탄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양국 정부가 저출산을 얼마나 절박하게 고민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저출산의 절박함을 따지자면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제일 심각하다. 합계출산율이 2016년 기준 1.17명으로 세계 225개국 중 220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하위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이 2가 돼야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1에 가깝다는 것은 한두 세대 후면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수치는 올해 더 낮아져 2분기(4∼6월)에 1.04명까지 떨어졌다.
저출산 흐름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쏠림’이다. 우리 국민들은 응집력이 강해 한번 쏠림이 이뤄지면 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이나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 등이 좋은 예다.
그런데 이런 의식의 쏠림이 비관적으로 흐를 경우 그 파장 역시 엄청날 수밖에 없다. 최근 젊은층에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비혼 독신이 급증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갖지 않겠다는 생각이 늘고 있는 것이다. 9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의 간담회에서 대학생들이 토로한 발언들은 우리 청년세대 의식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 어려운 취업, 유리천장, 경력단절 등 한국의 현실을 한탄하면서 결혼과 출산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자녀 양육을 행복의 원천이라기보다 책임과 부담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요즘은 부모세대도 비관의 대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자녀에게 결혼을 설득하지 않고, 또 양육이 힘드니 아이를 적게 가지라고 조언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이런 추세로는 합계출산율 1.00명도 위태로워 보인다. 반등은 둘째 치고 당장 1.00명 사수가 발등의 불이 됐다.
비관적인 ‘쏠림’이 재앙이 돼 덮치기 전에 막아야 한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해법과 함께 문화적 해법이 병행돼야 한다. 지나치게 경쟁 지향적인 문화와 서열주의가 행복의 척도인 것처럼 여겨지는 풍조를 바꿔야 한다. 누구나 다 일류대학에 가야 하고 대기업 직원, 공무원이 돼야 하는 사회에서 행복감과 만족감이 높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족이 행복의 원천이라는 인식도 더 깊어져야 한다. 비혼 출산이나 이민자 수용 등에 대해서도 관대한 정서가 필요하다. 이런 문화적 해법까지 입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부기구 설치도 시급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국민들도 저출산이 매우 심각한 국가적 위협임을 공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우리나라 미래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저출산·고령화’가 ‘북핵·안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제 위기를 인식한 만큼 출구를 찾으려는 노력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의 국난에서 그랬듯이, 우리는 저출산의 해법도 반드시 찾을 것이다.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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