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새 52% 급락…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

김성모기자 , 강유현기자

입력 2017-12-04 03:00:00 수정 2017-12-0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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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장세에 피해 속출
가격제한폭 없어 ‘상투잡기’ 피해… 24시간 장 열려 투기성 우려 확산
李총리 “범죄 악용 대책 마련을” 美선 ‘공식 디지털화폐’ 발행 검토
전문가 “감독 통해 피해 최소화를”


《 상화폐 가격이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면서 손실을 보는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장격인 비트코인은 지난달 29일 1코인당 1375만 원까지 올랐다가 하루 만에 1001만 원대로 27.1% 떨어졌다. 그러다 3일 2시 30분 현재 1300만 원대를 회복했다. 》
  

지난달 29일 밤 직장인 이모 씨(29)는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눈앞이 깜깜해졌다. 5시간 전에 산 가상화폐 ‘스텔라루멘’ 가격이 25%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1코인에 100원 남짓하던 스텔라루멘에 1000만 원을 투자한 상태였다. 결국 밤잠을 설치고 두 시간을 더 고민하다 갖고 있던 스텔라루멘을 모두 팔았다. 손실은 원금의 25%인 250만 원에 달했다. 이 씨는 “다른 가상화폐들도 가격이 모두 떨어지고 있어 무서워서 팔았다”며 “주식과 달리 가격 제한폭이 없어 그냥 두면 하루 만에 반 토막이 나기도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씨가 투자한 스텔라루멘은 29일 오후 1시 1코인당 136원까지 치솟더니 다음 날 오전 5시 65원으로 52.2% 급락했다. 그러다 3일엔 109원으로 올랐다. 다른 가상화폐들도 지난달 말부터 3일까지 가격이 급격한 ‘V’자 곡선을 그렸다.


전 세계의 가상화폐 시장 규모가 3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1년 만에 15배 이상으로 불어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328조1684억 원)과 맞먹는 규모가 됐다. 가격이 크게 오르자 “뭐든 사놓고 기다리면 돈 번다”는 얘기가 돌면서 이젠 학생들까지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한 투자자는 “장이 24시간 열려 있어 한번 목돈을 투자하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게 된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도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하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비트코인 투자는 투기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공식 디지털 화폐’를 직접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가상화폐 ‘익명성’을 배제해 부작용을 막아 보겠다는 의미다.

최근 가상화폐 가격 급락의 배경에도 이런 규제 움직임이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준의 디지털 화폐 검토 소식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이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 고객들의 거래 정보를 국세청에 제공하라고 판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달 말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청년들이 빠른 시간에 돈을 벌고자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고 있고, 가상화폐가 마약거래나 다단계 같은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며 관계부처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다음 날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가상통화는 수익의 원천이 투기적 원천밖에 없다”며 “정부부처 내에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계속 존속시켜야 하는지 의문을 가진 견해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 자체를 막기보다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감독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거래소들은 인터넷 쇼핑몰과 같은 통신판매업으로 분리돼 강도 높은 관리 감독을 받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해킹 등 외부 공격에 취약하고 소비자 피해에 대한 구제 수단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상화폐의 거래 규모가 커진 만큼 거래소의 보안 시스템, 자본금 규모, 피해 보상 방안 등 제재 요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모 mo@donga.com·강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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