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제복 입고 시상식 나온 이국종 교수

권기범기자

입력 2017-11-30 03:00 수정 2018-02-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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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수상
명예소령… “軍서 중요한 작전회의”
귀순 北병사 치료 군의관과 참석
“옳은정책 꾸준히 추진할 힘 있어야”


오후 8시 10분경 군복 차림 남성 3명이 등장하자 만찬장은 일제히 술렁였다. 누구인지 알아본 몇몇은 가볍게 박수를 쳤다. 사회자는 “드디어 기다리던 얼굴이 왔다”고 소개했다. 박수가 또 한 번 쏟아졌다. 해군 정복을 입은 남성이 무대로 올라가자 이목이 집중됐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48)이었다.

이 교수는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환경재단의 ‘2017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시상식장에서 사회 분야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흰색 가운이나 파란색 수술 모자 대신 소매에 금색 띠 석 줄이 달린 해군 정복을 입었다. 금색 띠 석 줄은 소령을 나타낸다. 2015년 해군 홍보대사로 위촉돼 명예 해군 대위가 됐고 2년 만에 진급해 소령이 됐다.

이 교수는 당초 오후 7시 반경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40분 늦게 행사장에 나타났다. 지각이었지만 사람들은 기꺼이 박수로 환대했다.

그는 “오늘 군에서 중요한 작전 회의가 있었다. 늦게 왔는데도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기차 공모사업’에 신청했지만 행정 절차가 복잡해 결국 차를 사지 못한 일화를 꺼냈다. 이 교수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게 어렵다는 걸 느꼈다”면서 다시 한번 정책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부 정책이 옳은 쪽으로 방향을 잡아도 끈기 있게 추진해 나가는 힘이 없다면 정책은 망가지기 마련”이라고도 했다. 이 교수는 22일 아주대에서 북한 귀순 병사 오청성 씨(25) 상태를 설명할 때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이 교수는 “오늘 수상자들이 정책적 어려움을 뚫은 모습을 기억하면서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와 함께 오 씨를 치료한 이호준 소령(육군 군의관·외과 전문의)과 이주협 중사(해군 의무부사관)가 같이 왔다.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은 환경재단이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인 개인과 단체를 선정해 분야별로 시상한다. 올해는 소설가 한강, 가수 이효리, ‘82년생 김지영’을 지은 소설가 조남주, 유시민 작가,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씨 등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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