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내년에 세계서 다섯 번째로 서울에 키츠네 스토어 열 계획”
김현수 기자
입력 2017-11-23 03:00 수정 2017-11-23 03:00
‘메종 키츠네’ 공동창업자 로엑-쿠로키 씨
“우리는 옷을 만들고 카페를 운영하고 음악을 하고 파티를 열어요. 일상 속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보여주는 게 우리 브랜드입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죠.”
메종 키츠네 공동 창업자인 길다 로엑 씨의 정의는 이랬다. 지난달 말 서울 마포구 ‘스타일난다’ 플래그십스토어에서 로엑 씨와 또 다른 창업자 마사야 쿠로키 씨를 함께 만났다. 메종 키츠네를 만든 두 창업자는 스타일난다의 화장품 라인 ‘쓰리컨셉아이즈(3CE)’와 협업하기 위해 방한했다.
메종 키츠네는 간단히 말하면 음악 레이블로 시작해 패션으로 확장한 프랑스 브랜드다. 음악 레이블이니 음반을 만든다. 패션 브랜드로 글로벌 300여 개 매장에서 옷을 판매한다. 국내에서도 삼성물산의 패션 편집매장 비이커 등에서 만날 수 있다. 깔끔한 옥스퍼드 셔츠나 맨투맨 셔츠, 그 위에 그려진 여우 로고 등이 유명하다. 프랑스 프레피 룩이 바탕이지만 다채로운 일본식 컬러와 과감함이 돋보인다.
브랜드를 좀더 들여다보면 정의는 조금 복잡해진다. 로엑 씨는 세계적인 프랑스 전자음악 듀오 ‘다프트 펑크’의 매니저였다. 쿠로키 씨는 건축가다. 두 창업자는 현재 DJ, 디자이너, 경영자, 스토어 건축가, 파티 플래너 등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본사는 프랑스에 있지만 일본 시장 비중이 크다. 쿠로키 씨는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메종 키츠네와 잘 어울리는 화장품 브랜드와의 협업은 우리가 가지 않은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음악과 젊음을 사랑하는 우리와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3CE는 잘 어울린다.”(로엑)
―여우 로고가 그려진 파우치, 블러셔, 브러시 등이 나왔다. 제품에 만족하는가.
“당연하다. 쿨(cool)하다.”(쿠로키)
“블러셔가 예쁘게 잘 나온 것 같아 특히 마음에 든다.”(로엑)
―K-뷰티와 협업하기 전에 먼저 한국 아티스트와 인연이 있었다. 한국 가수가 메종 키츠네 음반에 참여했는데.
“우리 컴필레이션 앨범에 한국 아티스트 XXX가 참여했었다. XXX 음악을 좋아하니까. 우리는 젊은 아티스트들에 열려 있다. 그간 프랑스, 스웨덴, 호주, 미국, 일본 아티스트와 작업해 왔다. 한국 아티스트라고 안 될 게 있겠는가. 우리는 한 장르에 집착하지 않고 젊고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견하려 한다.”(로엑)
―한국에서 메종 키츠네 인기가 높은 편인데 아직 단독매장은 없다.
“처음으로 밝힌다. 내년에 서울에 키츠네 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우리는 수년 동안 서울에 자주 왔고 디제잉도 자주했다.”(쿠로키)
“파리, 도쿄, 홍콩, 뉴욕에 이어 서울이 키츠네 스토어가 있는 다섯 번째 국가의 도시가 될 것이다. 서울에 언제나 스토어를 열고 싶었다. 도쿄와 파리 키츠네 카페에 한국 관광객이 많이 오는 걸 봤다. 이제 시장이 준비된 느낌이다.”(로엑)
한국 시장 진출을 함께할 협력사를 묻자 “아직 말하기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삼성, LF, 현대? 어디가 될까요”라는 농담도 던졌다. 한국 패션 시장의 주요 사업자를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나
“아주 오래전 내가 19세일 때, 파리에서 만났다. 그때 레코드숍을 운영했는데 쿠로키 씨는 손님이었다.”(로엑)
1990년대 초반 로엑 씨가 운영하던 레코드샵은 당시 프랑스의 쿨한 젊은 층이 모이던 곳이었다고 한다. 로엑 씨는 그곳에서 다프트 펑크 멤버를 만났고 매니저가 됐다. 2000년대 초 다프트 펑크는 ‘은하철도 999’의 마쓰모토 레이지 감독과 애니메이션 ‘인터스텔라 5555’를 제작하기 위해 일본을 찾았다. 매니저인 로엑 씨는 안면이 있던 쿠로키 씨에게 지원을 부탁했다. 두 사람은 이 때 음악과 패션을 사랑하는 공통점을 발견했고, 2002년 메종 키츠네 창업으로 이어졌다.
―음악 레이블로 시작해 패션 브랜드로 확장한 점이 독특하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브랜드가 시장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키츠네를 시작했다.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고, 여행을 다니고, 멋진 카페를 찾아내고, 이렇게 서울에도 왔다. 우리는 행운아다.”(로엑)
“처음부터 패션을 할 생각이었다. 패션이 (우리에게) 큰 세상이다 보니 음악을 먼저 시작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셔츠 바지 신발 모두 메종 키츠네 제품이다.”(쿠로키)
―일본어 키츠네는 ‘여우’란 뜻이다. 왜 여우가 브랜드 메인 캐릭터가 됐나.
“브랜드 이름을 지을 때 우리가 가진 여러 가지를 포괄하는 브랜드를 찾고 싶었다. (여우는 일본에서도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변신하는 존재다.) 펍 문화를 좋아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폭스는 펍 이름으로 많이 쓰인다)”(로엑)
―10년 후 메종 키츠네는 어떤 브랜드가 돼 있을까.
“좀 더 큰 차원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어 있지 않을까.”(로엑)
―사업이 커져 일이 많아지면 당신이 추구하는 ‘즐기는 삶’을 누릴 시간이 줄지 않을까.
“지금 이런 게 재미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일을 하고, 그래서 일하는 것을 사랑한다.”(쿠로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지난달 서울 마포구 스타일난다 홍대 플래그십스토어를 찾은 메종 키츠네 공동 창업자 마사야 쿠로키 씨(왼쪽)와 길다 로엑 씨(오른쪽).메종 키츠네와 쓰리컨셉아이즈(3CE) 협업 제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음악 레이블인가, 패션 브랜드인가. 국적은 프랑스일까 일본일까. 화제의 브랜드 ‘메종 키츠네’의 정체가 궁금하다.“우리는 옷을 만들고 카페를 운영하고 음악을 하고 파티를 열어요. 일상 속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보여주는 게 우리 브랜드입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죠.”
메종 키츠네 공동 창업자인 길다 로엑 씨의 정의는 이랬다. 지난달 말 서울 마포구 ‘스타일난다’ 플래그십스토어에서 로엑 씨와 또 다른 창업자 마사야 쿠로키 씨를 함께 만났다. 메종 키츠네를 만든 두 창업자는 스타일난다의 화장품 라인 ‘쓰리컨셉아이즈(3CE)’와 협업하기 위해 방한했다.
메종 키츠네는 간단히 말하면 음악 레이블로 시작해 패션으로 확장한 프랑스 브랜드다. 음악 레이블이니 음반을 만든다. 패션 브랜드로 글로벌 300여 개 매장에서 옷을 판매한다. 국내에서도 삼성물산의 패션 편집매장 비이커 등에서 만날 수 있다. 깔끔한 옥스퍼드 셔츠나 맨투맨 셔츠, 그 위에 그려진 여우 로고 등이 유명하다. 프랑스 프레피 룩이 바탕이지만 다채로운 일본식 컬러와 과감함이 돋보인다.
브랜드를 좀더 들여다보면 정의는 조금 복잡해진다. 로엑 씨는 세계적인 프랑스 전자음악 듀오 ‘다프트 펑크’의 매니저였다. 쿠로키 씨는 건축가다. 두 창업자는 현재 DJ, 디자이너, 경영자, 스토어 건축가, 파티 플래너 등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본사는 프랑스에 있지만 일본 시장 비중이 크다. 쿠로키 씨는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메종 키츠네와 쓰리컨셉아이즈(3CE) 협업 화장품 라인. 스타일난다 홈페이지 캡처
―한국 화장품 3CE와 협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메종 키츠네와 잘 어울리는 화장품 브랜드와의 협업은 우리가 가지 않은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음악과 젊음을 사랑하는 우리와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3CE는 잘 어울린다.”(로엑)
―여우 로고가 그려진 파우치, 블러셔, 브러시 등이 나왔다. 제품에 만족하는가.
“당연하다. 쿨(cool)하다.”(쿠로키)
“블러셔가 예쁘게 잘 나온 것 같아 특히 마음에 든다.”(로엑)
―K-뷰티와 협업하기 전에 먼저 한국 아티스트와 인연이 있었다. 한국 가수가 메종 키츠네 음반에 참여했는데.
“우리 컴필레이션 앨범에 한국 아티스트 XXX가 참여했었다. XXX 음악을 좋아하니까. 우리는 젊은 아티스트들에 열려 있다. 그간 프랑스, 스웨덴, 호주, 미국, 일본 아티스트와 작업해 왔다. 한국 아티스트라고 안 될 게 있겠는가. 우리는 한 장르에 집착하지 않고 젊고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견하려 한다.”(로엑)
―한국에서 메종 키츠네 인기가 높은 편인데 아직 단독매장은 없다.
“처음으로 밝힌다. 내년에 서울에 키츠네 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우리는 수년 동안 서울에 자주 왔고 디제잉도 자주했다.”(쿠로키)
“파리, 도쿄, 홍콩, 뉴욕에 이어 서울이 키츠네 스토어가 있는 다섯 번째 국가의 도시가 될 것이다. 서울에 언제나 스토어를 열고 싶었다. 도쿄와 파리 키츠네 카페에 한국 관광객이 많이 오는 걸 봤다. 이제 시장이 준비된 느낌이다.”(로엑)
한국 시장 진출을 함께할 협력사를 묻자 “아직 말하기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삼성, LF, 현대? 어디가 될까요”라는 농담도 던졌다. 한국 패션 시장의 주요 사업자를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나
“아주 오래전 내가 19세일 때, 파리에서 만났다. 그때 레코드숍을 운영했는데 쿠로키 씨는 손님이었다.”(로엑)
1990년대 초반 로엑 씨가 운영하던 레코드샵은 당시 프랑스의 쿨한 젊은 층이 모이던 곳이었다고 한다. 로엑 씨는 그곳에서 다프트 펑크 멤버를 만났고 매니저가 됐다. 2000년대 초 다프트 펑크는 ‘은하철도 999’의 마쓰모토 레이지 감독과 애니메이션 ‘인터스텔라 5555’를 제작하기 위해 일본을 찾았다. 매니저인 로엑 씨는 안면이 있던 쿠로키 씨에게 지원을 부탁했다. 두 사람은 이 때 음악과 패션을 사랑하는 공통점을 발견했고, 2002년 메종 키츠네 창업으로 이어졌다.
―음악 레이블로 시작해 패션 브랜드로 확장한 점이 독특하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브랜드가 시장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키츠네를 시작했다.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고, 여행을 다니고, 멋진 카페를 찾아내고, 이렇게 서울에도 왔다. 우리는 행운아다.”(로엑)
“처음부터 패션을 할 생각이었다. 패션이 (우리에게) 큰 세상이다 보니 음악을 먼저 시작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셔츠 바지 신발 모두 메종 키츠네 제품이다.”(쿠로키)
―일본어 키츠네는 ‘여우’란 뜻이다. 왜 여우가 브랜드 메인 캐릭터가 됐나.
“브랜드 이름을 지을 때 우리가 가진 여러 가지를 포괄하는 브랜드를 찾고 싶었다. (여우는 일본에서도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변신하는 존재다.) 펍 문화를 좋아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폭스는 펍 이름으로 많이 쓰인다)”(로엑)
―10년 후 메종 키츠네는 어떤 브랜드가 돼 있을까.
“좀 더 큰 차원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어 있지 않을까.”(로엑)
―사업이 커져 일이 많아지면 당신이 추구하는 ‘즐기는 삶’을 누릴 시간이 줄지 않을까.
“지금 이런 게 재미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일을 하고, 그래서 일하는 것을 사랑한다.”(쿠로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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