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왜 들어가?”…구직자 44%, 입사 앞두고 가족과 다툼 경험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입력 2017-11-03 10:08 수정 2017-11-03 10:12
그래픽=인크루트 제공
유례없는 취업난에 ‘중소기업 입사’를 갈망하는 구직자들도 늘고 있건만, 막상 중소기업에 최종 합격한 구직자 10명 중 4명은 ‘입사 결정 여부’를 놓고 가족들과 마찰을 빚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자사 회원 중 신입구직자 435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취업’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구직자들에게 ‘애초에 목표하지는 않았던 중소기업으로부터 최종합격 통보를 받은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물어봤다. 그 결과 과반수인 66.9%의 응답자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합격 당시 얼마나 만족했는가’라는 질문에 ‘만족한 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2.2%(‘아주 만족했다’ 6.1%, ‘약간 만족했다’ 46.1%)로 ‘불만족한 편’이라고 답한 응답자(‘매우 불만족했다’ 11.1%, ‘약간 불만족했다’ 36.8%) 비율인 47.9%를 상회했다.
하지만 일부는 주변의 냉담한 반응에 가슴앓이를 했던 적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3.9%가 ‘최종합격 통보를 받은 기업이, 가족이나 주위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가족들과 마찰을 빚어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가족들로부터 ‘입사를 미루거나 포기하고, 다른 기업을 알아보라(40.9%)’는 제안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공무원 시험이나 기타 전문직 시험 준비를 시작하라(26.7%)’거나 ‘(합격 기업에) 잠깐 다녀보고 재취업 준비를 결정하라(25.3%)’는 말도 적잖이 들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적은 수였지만 ‘해외 연수나 유학을 다녀오라(5.3%)’는 제안까지 받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만약 중소기업에 취업하게 된다면, 직장인으로서 얼마나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지’를 물어본 결과, 대체로 ‘자부심을 갖진 못할 것 같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약간은 부끄러워할 것’ 같다는 응답자가 51.2%로 가장 많았고 ‘매우 부끄러워할 것’ 같다는 의견도 9.1%로 높게 나타났다.‘어느 정도는 자부심을 가질 것(36.2%)’이라는 응답자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아주 큰 자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3.4%에 그쳤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최근에는 대기업보다 나은 복리후생 및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중소기업들도 적지 않지만, 중소기업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가 주변에 있다면, 이들의 노력과 성취를 인정하고 따뜻한 격려의 말을 전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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