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재테크]노인 의료비, 실손보험만으론 감당 힘들어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입력 2017-10-31 03:00 수정 2017-10-31 03:00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7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707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3.8%에 이른다.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내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14% 이상인 경우를 뜻하는 ‘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노인 의료비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의료비 중 노인 의료비는 약 39%를 차지했고, 입원 의료비는 전체의 절반이나 됐다. 의료비는 입원부터 퇴원 사이 소요되는 ‘병원비’와 퇴원 후 간병과 요양에 들어가는 ‘치료비’로 나뉜다. 병원비는 다시 급여비용과 비급여비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개인이 지불해야 하는 병원비에는 급여비용 중 건강보험공단 부담금을 제외한 본인부담금과 비급여비용이 포함된다. 전체 병원비의 37%가량이 개인이 부담해야 할 몫이다. 물론 미리 실손의료보험을 잘 준비해 뒀다면 병원비 걱정은 어느 정도 덜 수 있다. 문제는 실손보험이 모든 의료비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병원비보다 더 큰 부담은 치료비다.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입원 기준으로 국내 고령자들의 발병 비율이 높은 질환은 백내장과 치매, 폐렴, 뇌경색 순이었다. 퇴원 후에도 꾸준한 관리나 요양이 필요한 질병이다. 특히 치매와 뇌혈관질환은 실손의료보험을 들었더라도 오랜 간병과 요양에 필요한 치료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질병들은 가족 전체의 생계를 위협할 수도 있다. 치매 환자 한 명에게 소요되는 간병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이 넘는다고 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가족 간병으로 인해 연간 10만 명 이상이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한국도 장기간병(LTC)에 대한 대비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지출 부담이 가장 작은 것은 ‘장기요양보험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65세 미만의 치매, 뇌혈관질환 등 노인성 질병을 가진 사람 중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제공되는 사회보험제도다. 하지만 최근 요양시설 입소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요양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장기 입원과 치료가 불가피하다면 합리적 비용의 요양병원을 찾는 것이 의료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각 요양병원의 의사 1인당 환자 수, 간병 형태, 시설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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