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게임 히스토리] 서서히 젖어 드는 감동을 가진 게임들

동아닷컴

입력 2017-10-30 16:51 수정 2017-10-3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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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감성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이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옷깃을 여미는 만연한 가을 날씨에 마음이 싱숭생숭한 이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이 사실. 가을 타는 이유에 대해서는 호르몬의 변화 심적 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1년의 마지막이 점점 다가온다는 것과 색색별로 변하다 결국 떨어지는 나뭇잎들에 뭔지 모를 감정이 드는 것이 가을을 타는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된다.

때문에 가을 극장가는 액션보다는 로맨스, 스릴러 보다는 따뜻한 감동적인 영화가 주를 이루는 것이 사실. 이번 히스토리에서는 가을을 맞아 화끈한 액션이나 고도의 플레이를 요구하는 게임 보다 촉촉한 가을 바람처럼 서서히 젖어 드는 감동적인 게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투 더 문 이미지(자료출처- 게임동아)


<꿈을 향해 달려가는 남자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투 더 문'>

2011년 등장한 '투 더 문'은 롤플레잉게임을 만드는 프로그램 'RPG 쯔구루'로 제작된 인디게임으로 '2011 최고의 스토리', 'RPG Fan 선정 2011년 최고의 인디게임'에 선정되는 등 게이머들에게 큰 호평을 받으며, 인디 게임부분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올해의 게임(이하 고티)로 선정된 바 있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죽을 앞둔 남자인 '조니'가 과거를 기억 조작을 통해 새롭게 조작한다는 다소 상투적인 이야기로 흘러가지만, 현 아내이자 첫사랑인 '리버'와 함께 한 어린시절에 도달해 그들의 가슴 아린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그려져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여기에 형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사용한 약물 때문에 지워져 버린 어린 시절 약속한 '달에서 만나자'는 아내와의 약속이(비록 조작된 기억이지만) 다시 이뤄져 게임 화면에 펼쳐질 때 무수한 게이머들의 눈물을 쏙 빼놓았다.

투 더 문 이미지(자료출처- 게임동아)

특히, '투 더문'은 아마추어 게임제작 프로그램인 '쯔구루' 개발되어 그래픽의 한계를 지니고 있었지만, 특유의 감성 돋는 색감과 '식물대좀비'의 음악을 담당했던 로라시기하라가 작업한 OST 'Everything's Alright'이 너무나 잘 어우러지며 인디 게임의 수작으로 발돋움 했다.

어린 시절 사랑했던 첫사랑과 약속했던 꿈을 이루기 위한 한 남자의 가슴 아픈 스토리와 죽음에 다다른 인생의 마지막에서도 꿈을 향해 달려간다는 그야말로 가을을 타는 이들을 위한 최적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포탈2 이미지(자료출처- 게임동아)


<치밀한 스토리 속 펼쳐지는 아름다운 결말 '포탈2'>

이제는 개발사보다 '연쇄할인마'로 더 유명한 벨브에서 개발한 '포탈2'는 게임의 재미와 감동을 고루 갖춘 이른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널리 알려진 게임이다.

의문의 시설에서 사물을 옮기고 방에서 탈출하는 등의 퍼즐방식으로 진행되는 '포탈2'는 다양한 인공지능 기계들의 등장과 거대기업의 음모, 믿었던 존재의 배신 등의 스토리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여기에 전작 이상으로 충격의 반전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의 스토리라인과 머리를 쥐어 짜 해결해야 하는 독특한 퍼즐이 어우러지며 높은 몰입도를 제공해 게임의 콘텐츠도 매우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포탈2 이미지(자료출처- 유투브)

특히, 게임의 엔딩 직전에 시설의 모든 인공지능 기계들이 한자리에 모여 'Cara Mia Addio!'를 부르며 주인공을 환송하는 장면은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퍼즐을 풀어나가며 게임을 진행한 게이머들이라면 가슴이 뭉클해 질 수 밖에 없는 최고의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비록 '3'이 없는 기업인 벨브의 특성 상 2011년 발매 이후 무려 7년이 넘는 세월 동안 후속작이 등장하지 않는 다는 것은 옥에 티이지만 말이다.

저니 이미지(자료출처- 게임동아)


<말은 통하지 않지만 마음으로 소통하는 모험. '저니'>

'플로우''플라워' 등 서정적인 게임을 주로 선보여온 '댓게임컴퍼니에서 개발한 '저니' 역시 게이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게임으로 유명하다. PS3로 등장한 '저니'는 '저니 컬렉터즈에디션'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비디오 게임 최고의 명예인 '비디오게임 어워드 2012'에서 '최고 PS3용 게임'과 '최고 배경 음악' '최고의 인디 게임상' 부문을 수상한 게임이다.

'저니'는 웅장한 스토리나, 캐릭터간의 대사, 심지어 게임 진행을 위한 연결고리도 전혀 등장하지 않으며, 단순히 가벼운 퍼즐을 풀며, 모래 바람을 해치고 목적지를 가는 것이 목표로 진행된다. 하지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통해 몽환적인 게임 세계에 빠져들게 되며, 대사가 없는 대신 주변 풍경과 아름다운 OST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만든다.

저니 이미지(자료출처- 게임동아)

또한, 온라인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새에 같은 곳을 향해 가고 있는 다른 게이머들과 협력해 나아가는 멀티플레이 기능을 제공해 머나먼 여정 길을 혼자가 아닌 함께 가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일깨워 주는 것도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저니'의 멀티플레이 모드에서도 대화를 하거나 채팅을 하는 등의 기능을 지원하지 않다는 점으로, 몸짓 혹은 움직임을 통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국가, 인종, 언어를 초월해 어떠한 제약 없이 게임을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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