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걸]이제 솔리스트보다 팀워크가 각광받는 시대

동아일보

입력 2017-10-27 03:00:00 수정 2017-10-2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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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미 전문기자가 만난 커리어 멘토|
로레알 코리아 5개 브랜드 사업부 부문장 이선주




로레알 코리아의 15개 뷰티 브랜드 중에서 5개 브랜드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이선주 부문장. 그는, 지난 2013년 미국 뉴욕의 키엘 본사 수석 부사장으로 발령받아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올해 1월 로레알 코리아로 돌아온 이 부문장에게 다시 한국 뷰티 시장을 맡은 소감을 물었다.

“그간 천지개벽할 정도의 변화라고 할까요?(웃음) 새로운 뷰티 브랜드들이 많이 진출했고, 화장품이 쏟아져 나온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갖가지 뷰티 제품이 넘쳐나고 있어요. 이제는 매출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소비자들에게 좀더 책임감을 갖고 제대로 된 제품 정보를 알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다리 근육으로 무장한 진정한 서퍼(surfer)들의 드림팀

이 부문장은 뷰티업계에서 그 누구보다도 확실한 매출 실적으로 이름나 있는 사람이다. 1990년대 중반 로레알 코리아에 입사해 홍보를 담당했던 그는 2006년 홍보 담당 임원의 자리를 내려놓고 마케팅 업무를 시작했다. 로레알 코리아에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브랜드 키엘을 맡아 시장 개척에 뛰어든 것. 그는 뉴욕 본사로 발령받기 전까지 7년 간 키엘 매출을 50배 이상 끌어올리며 손꼽히는 백화점 뷰티 브랜드로 안착시켰다.

“키엘 브랜드 매니저를 처음 맡았던 당시에는 인턴사원과 단둘이 일을 시작했죠. 홍보 경험만 있었기 때문에 신입사원과 같은 기분이었어요. 옆 부서 과장, 차장들에게 찾아가 일을 배울 정도였어요. 조용한 임원실에서 실무자들이 모여 북적이는 사무실로 나왔지만 제가 선택한 자리여서인지 새로 맡은 업무가 즐겁기만 했어요. 그야말로 ‘열공’ 모드였죠. 두려움도 몰랐어요. 제가 모험을 좋아하는 스타일이거든요(웃음).”

그는 키엘 브랜드 매니저로 마케팅 업무뿐 아니라 인사, 영업, 재무, 교육, 디지털 관리 등을 총괄해야 했다. 이 모든 일들을 새로 익히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드라마틱한 브랜드 성장 스토리까지 만들 수 있었을까.

“진정한 서퍼(surfer)들을 영입한 덕분이에요. 로레알 코리아에 계속 근무하면서 다른 파트에 있는 프로 선수들을 알아보는 눈을 가질 수 있었죠. 하나 둘, 다리 근육이 튼튼하고 열정을 가진 후배들로 팀 규모를 키워나갔어요. 이들에게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권한을 주니까 높은 파도도 거뜬히 탈 수 있었죠. 그야말로 드림 팀이었요.”

그는 키엘 성장의 공을 자신의 팀에 돌린다. 그는 늘 팀워크를 강조하며 ‘팀이 새로운 영웅(Team is New Hero)‘이라는 말을 즐겨한다. 그의 리더십에서 우선하는 것도 프로 연주자들을 자리에 앉히고 이들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끌어내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역할이다.



‘머리는 쿨하게, 가슴은 따뜻하게’ 늘 강조

남다른 경력을 쌓은 그가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조언은 무엇일까.

“식상한 말 같지만, 저는 ‘고통 없이는 얻는 게 없다(No Pain, No Gain)’고 생각해요. ‘천재도, 스타도 없다’는 말을 즐겨 하죠. 특별한 지름길이라는 건 없어요. 많이 힘들수록 많이 배울 수 있죠. 강한 훈련으로 다리 근육을 구석구석 발달시켜놓으니까, 새로운 환경에서도 적응해나갈 수 있더라고요.”

이 부문장은 아시아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뉴욕에 있는 키엘 본사의 글로벌비즈니스 전략 담당 부사장 자리에 올라 4년 가까이 일했다. 브라질, 독일 등 50개국의 시장 분석과 사업 개발을 맡았다.

“해외 거주 경험이 없어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더라고요. 뉴욕 회사생활에 적응하기에도 바쁜데, 각기 문화가 다르고 시장 상황이 판이한 나라 사람들을 파트너로 호흡을 맞춰야 하니까요. 하지만, 꼭 필요한 것에 집중하는 실용성,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계획을 짜는 시각 등 배운 게 참 많아요.”

그는 현재 매스 마켓 브랜드로 유명한 로레알파리와 메이블린뉴욕, 고기능성의 피부과 전문 브랜드인 스킨수티컬즈,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라로슈포제, 비쉬 등을 이끌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더마 코스메틱 시장이 커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이 화장품의 스킨케어 기능에 대한 지식을 많이 갖고 있어요.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들을 맡고 저도 소비자 입장에서 사용해보니 정말 좋아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요즘 그는 자신이 이끄는 직원들에게 무엇을 강조하고 있을까.

“함께 일하면서 서로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꼭 필요하지요. 하지만 업무를 할 때는 정에 이끌리기보다 냉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머리는 쿨하게, 가슴은 따뜻하게(Cool Brain, Warm Heart)’를 입버릇처럼 달고 살아요(웃음). ‘내가 냉철하게 말할 건데 들을 수 있겠어?’라고 무엇을 지적하기 전에 먼저 말하기도 하지요.”

이 부문장은 남매를 둔 엄마로 아이들에게 가족의 중요성을 늘 얘기한다고 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떨어져 아이들과 함께 뉴욕 생활을 했던 그는 돌아오기 전 아이들과 가족회의를 했다고.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한 남편이 아이들과 계속 떨어져 사는 것을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공부하기 힘든 고 3, 중 3이지만 남매는 흔쾌히 함께 귀국하는데 동의했다고.

그는 바다 수영을 즐길 정도로 활동적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옷차림도 격식을 갖추기보다 실용성을 중시해 활동적인 스타일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이선주 부문장은…

1970년생.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94년 한국화장품 홍보실 입사.
95년 로레알코리아에서 비오템, 로레알파리, 메이블린뉴욕 등 홍보 담당, 2001년 로레알
코리아 그룹 홍보실 및 고객지원실 이사.
2006년 로레알코리아의 키엘, 입생로랑 브랜드제너럴 매니저(상무), 2003년 뉴욕 키엘 본사
글로벌비즈니스 전략 수석 부사장,
2017년 현재 로레알코리아 매스 마케팅,
더마 코스메틱 부문장으로 5개 브랜드 총괄.



▼이선주 부문장이 실제 즐겨 쓰는 뷰티 제품 5▼





○로레알파리는…

1909년 염모제 사업으로 시작한 프랑스 뷰티 브랜드. 대표 슬로건인 ‘Because I‘m Worth It’은 ‘여성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자율성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1970년 탄생한 이래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헤어, 메이크업, 스킨케어, 맨 제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성된다.

○메이블린 뉴욕은…

1915년 메이벨 윌리엄스가 바세린에 석탄 가루를 섞어 자신의 눈썹과 속눈썹을 강조하는데 사용한 것을 계기로 탄생한 색조 메이크업 브랜드. 혁신적이면서 쉽게 사용하는 화장품을 제공한다. 톱모델 지지 하디드 등이 글로벌 모델이며, 한국에서는 위키미키 김도연이 메이블린 뉴욕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라로슈포제는…

프랑스 중부 프아띠에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이름이 유래됐으며, 온천수의 효능을 바탕으로 손상되고 민감한 피부 케어를 위해 피부 전문가들이 만든 더모 코스메틱 브랜드.

○비쉬는…

1931년 더모 코스메틱의 선구자인 피부과 전문의 알레 박사에 의해 탄생된 프랑스 뷰티 브랜드로 민감한 피부는 물론 모든 피부에 효능을 보이고 있다.

○스킨수티컬즈는…

1997년 미국 듀크대 피부과 명예교수이자 항산화 연구 권위자인 쉘던 R 핀넬 박사가 설립했으며, 고효능 스킨케어를 제공하는 항산화 전문 브랜드다.


글/계수미 전문기자 soomee@donga.com
사진/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제품 설명 정리/박미현(생활 칼럼니스트)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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