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유통만 하는 포털이 영향력 1, 3위… 광고시장 독식-선정적 뉴스 확산 부작용

전승훈기자

입력 2017-10-26 03:00 수정 2017-10-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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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론영향력 조사
동아미디어그룹 매체 합산 영향력, 포털 제외땐 KBS 이어 전체 2위
점유율도 2년간 큰폭으로 올라


24일 공개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위원장 유세경) 조사에 따르면 종이신문, TV, 라디오, 인터넷 등 전체 뉴스 매체를 합산한 ‘2016년 여론영향력 점유율’ 조사에서 네이버가 20.8%로 1위, 다음이 9.3%로 3위로 나타났다.

하지만 포털 사이트들은 콘텐츠를 제공받아 진열하고 배치하는 유통사업자이기 때문에 기존 언론사와 동일한 차원에서 점유율 수치를 영향력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포털들이 광고시장을 지배하면서 선정적인 저널리즘을 부추기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심각하다.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광고학과 교수는 21일 한국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포털 사업자가 언론사의 기사나 방송 콘텐츠를 제공받아 유통하는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사와 같은 광고 시장에서 수익사업을 하며 경쟁을 하는 것이 경업(競業) 금지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포털을 제외하면 기존 언론사 중에서 매체 합산 여론영향력 1위는 KBS 계열(16.2%)이고 2위는 동아미디어그룹(7.1%)으로 나타났다. 동아미디어그룹의 여론영향력 점유율은 신방 겸영 언론사 중 1위이며 지상파 방송인 MBC, SBS보다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이용창구 기준 매체 합산 여론영향력 점유율은 2014년과 비교할 때 변화의 폭이 컸다. 동아미디어그룹은 6.2%에서 7.1%로 0.9%포인트 상승했다. KBS 계열은 18.8%에서 16.2%로 2.6%포인트, 조선일보 계열도 9.0%에서 6.9%로 2.1%포인트 하락했다. MBC 계열은 7.2%에서 6.7%, SBS 계열도 6.5%에서 4.7%로 각각 떨어졌다. 중앙일보 계열은 4.2%에서 4.6%로 올랐다.

이 위원회는 신문, TV, 라디오, 인터넷 등 네 가지 매체 중 어떤 매체가 전체적인 공론을 만드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해 3년에 한 번씩 공식 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매체합산 여론 영향력을 산정할 때는 한국언론재단의 ‘언론수용자 의식조사’를 통해 이용자들이 생각하는 각 매체의 영향력을 토대로 ‘여론 영향력 가중치’를 산정한다. 종이신문보다 TV와 인터넷뉴스 부문에 3∼5배 더 큰 가중치가 주어진다. 위원회는 2010년부터 제1, 2기가 각각 3년씩 활동한 데 이어 제3기가 2016년부터 활동 중이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요즘 사람들은 하나의 미디어만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여론 영향력을 파악할 때는 신문열독률, TV시청률 같은 지표보다는 여러 매체를 아우르는 매체 합산 여론영향력 점유율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25일 발표한 입장 자료에서 “3기 위원회는 2018년 12월에 공식 보고서를 공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공식 보고서는 아니지만 이번 조사 결과의 팩트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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