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년만에 中企 보물창고된 ‘기업마당’

정세진기자

입력 2017-10-26 03:00 수정 2017-10-26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육아와 살림에만 전념하다 7년 만에 재입사한 김민정 씨(43)는 회사 생활이 낯설기만 했다. 김 씨의 일과는 사무실을 청소하고 하루 한 번 금전 출납장을 상사에게 보고하는 것이 전부였다.

불안해하던 김 씨는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해 중소기업지원정보가 있는 기업마당(bizinfo.go.kr·사진)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평소 수출에 관심이 있던 김 씨는 2009년 내수기업이 수출기업으로 전환하도록 돕는 ‘수출기업화 사업’을 찾아냈다. 김 씨가 주도해 이 프로그램에 신청서를 낸 덕분에 회사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김 씨가 기업마당을 뒤지며 찾아낸 정보로 2009∼2011년 3년간 회사가 받은 정부 지원금만 6000여만 원. 수출의 전 과정을 배우기 시작한 김 씨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총 19건의 다양한 지원 사업에도 선정됐다. 최근 외부 스카우트 제안까지 받게 된 김 씨는 “중소기업인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있는 기업마당을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중소기업 정보의 허브인 기업마당을 활용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 흩어진 정보와 기업이 활용할 만한 지원 프로그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모두 1347개에 이른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적극 발굴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인들이 이를 제대로 찾아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마당은 노무현 정부시절인 2006년에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전달체계를 마련하라’는 지시에 따라 당시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이 중소기업정책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름은 스파이(Spi)였다. 이후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친근하고 기억하기 쉬운 기업마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는 시간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분야별 정책정보를 정기 발송한다.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앱)도 구축해 활용도를 높였다.

올해는 홈페이지 화면을 대폭 간소화하고, 대화형 정책검색 기능도 구축했다. 또 경영지도사, 회계사, 노무사 등 분야별 전문가가 온라인 질의에 24시간 안에 답변하는 기업애로상담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중기부 측은 “현재 매년 7000여 건의 육성사업, 3000여 건의 교육·세미나·전시회, 900여 건의 정책뉴스 등을 알기 쉽게 가공해 중소기업들에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가시적인 운영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기업마당의 연간 방문 수는 855만 건, 누적 가입회원은 10만여 명, 연간 페이지뷰는 1억 건에 이른다. 구축 초기인 2006년 연간 방문 수가 56만 건임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인들의 활용이 10여 년 만에 급증한 것이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인 앙클 역시 기업마당을 적극 활용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011년에 회사를 창업한 한수용 대표는 회사가 성장하다가 어려움에 빠지는 이른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기업마당을 활용해 극복했다. 1금융권 대출을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한 대표는 기업마당에서 얻은 정보로 최근 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 승인을 받기도 했다.

그는 기업마당을 하루 10분 안팎이라도 꼭 매일 활용하라고 당부한다. 한 대표는 “기업마당의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업무시간 중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기에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해도 일단 뛰어들면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되고, 노하우를 쌓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