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FTA가 한미동맹 근간” 한목소리 낸 韓美재계회의

동아일보

입력 2017-10-12 00:00 수정 2017-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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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가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29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열고 “한미 양국이 보다 건설적으로 노력을 다해 한미동맹의 근간이 되는 자유무역협정(FTA)을 보존할 것을 촉구한다”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한미 재계는 “한국과 미국의 안보를 위해 중차대한 시점에 한미 FTA를 분열시키는 것은 지정학적 파문을 더 크게 가져올 것이며 양국 관계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미재계회의는 전경련과 미 상의(商議)가 양국 경제협력과 유대 강화를 목적으로 1988년 설립한 민간경제협의체로 2000년 한미 FTA를 처음 제안해 양국 경제동맹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FTA 폐기까지 운운하며 압박하는 상황에서 두 나라 재계가 한목소리로 ‘FTA 보존’을 주창한 것은 FTA가 양국 윈윈의 상징임을 웅변한다. 이들은 “한미 FTA를 철회하면 양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두 나라의 일자리 수십만 개를 위협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보다 빠른 경제성장과 더 나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근본적인 동력으로 한미 FTA를 꼽은 점이나 한미관계는 상호방위조약과 FTA라는 두 개의 주춧돌 위에 서 있다고 확인한 것도 의의가 크다. 특히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적자 원인이 본질적으로 거시경제적인 데 있으며 한미 FTA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라는 대목은 트럼프 행정부가 깊이 새겨야 한다.

이번 재계회의에는 두 나라 주요 기업인뿐 아니라 전직 통상 관료에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까지 참석했다. FTA 협상은 양국 정부당국자들이 하지만 장외에서 벌이는 민간 경제외교에도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국 정부의 정책 결정에 영향력이 큰 의회나 고위 외교관, 재계 인사를 중심으로 우군을 확보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한미 재계회의가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한국산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를 겨냥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예고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도 시의 적절했다.

FTA의 1차 이해당사자는 재계다. 정부는 이들의 목소리가 협상에 잘 반영되도록 긴밀하게 협의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어제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답변에서 “미국 측이 폐기를 압박하며 불합리한 요구를 해올 경우 끌려다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도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말고 여야를 떠나 FTA 개정 협상에서 국익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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