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한 세포’ 제거하는 메커니즘 찾았다

동아일보

입력 2017-09-08 03:00 수정 2017-09-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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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硏, p62 단백질 기능 규명… 치매 등 난치병 치료 새 전기

세포 내 쓰레기로 취급받던 ‘p62 단백질’이 몸속 손상된 단백질의 분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손상된 단백질이 쌓여 걸리는 치매 등 난치병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보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항암물질연구단 책임연구원 팀은 권용태 서울대 교수, 미국 피츠버그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p62 단백질이 수명을 다한 단백질의 분해를 활성화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노화나 스트레스로 수명을 다한 세포가 제거되지 않고 축적돼 응집체를 형성하면 주변 세포도 손상시켜 암이나 퇴행성 뇌질환 등 질병을 일으킨다.

단백질 응집체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방식으로 제거된다. 수명을 다한 세포에만 붙는 ‘유비퀴틴 단백질’을 활용하는 ‘프로테아좀 시스템’과 해로운 물질이나 손상된 세포소기관을 세포가 스스로 먹어치우는 ‘자가포식’에 의한 방법이다.

연구진은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p62 단백질이 자가포식을 활성화시키는 기능이 있음을 밝혔다. 프로테아좀 시스템이 막힌 경우 p62 단백질이 자가포식 경로를 더욱 활성화해 응집체를 제거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프로테아좀과 자가포식의 연관성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p62 단백질을 조절해 손상된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하는 약물을 개발하면 노화 및 대사성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대사성 질환의 근본적 치료를 위해서는 프로테아좀과 자가포식의 적절한 활성화 조절이 중요하다. p62 조절로 헌팅턴병을 일으키는 ‘헌팅턴 단백질 응집체’를 없애는 원천기술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7월 2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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