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中企장관 후보자 “부모님이 정육점 운영, 자영업 고충 잘알아…”

정세진기자

입력 2017-08-29 03:00 수정 2017-08-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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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中企장관 후보자 간담회
“창조론 아닌 창조신앙 믿는 것
과학적 방법 입각한 진화론 존중”


“새벽에 일어나 우리 집에서 운영하던 정육점에서 고기를 잘라 팔던 기억이 있다. 자영업자의 하루가 얼마나 힘든지 느끼는 게 저도 크다.”

박성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49·사진)는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자영업자 집안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학교수가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겠느냐는 의구심에 대해 우회적으로 답한 것이다. 박 후보자는 오전에 배포한 자료에서도 “저는 약국, 중국집, 정육점 등 여러 자영업을 하셨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며 “부친의 보증이 잘못돼 하루아침에 단칸방에서 살게 됐다. 학비를 내지 못해 일정 기간 학교를 못 간 적도 있다”며 자신이 이른바 ‘흙수저’ 집안에서 컸다고 털어놨다.

각 부처에 흩어진 중소기업 현안에 대한 정책조정 능력과 대기업과의 불공정거래 등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일부 수긍했다. 그는 “정책적으로 어떻게 할지 잘 모르지만 현장 경험과 소통을 통해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겠다. 지금은 공부를 하는 시간이다”라고 밝혔다.

진화론을 부정하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한 사실에 대해서는 “창조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창조 신앙을 믿는 것이며 개인적으로 창조과학을 연구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기독교 신자이지만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진화론을 존중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기독교단체가 주도한 동성결혼·동성애 합법화 반대 대학교수 서명에 참여한 사실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의 인권은 어떤 이유로든 차별받아서 안 된다”면서도 “동성혼을 제도화하는 것은 다른 문제로 시간을 갖고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성숙한 여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잘 알려지지 않은 박 후보자를 현 정부 경제정책의 상징인 중기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그의 경력 때문으로 보고 있다. 포항공대 1기 수석졸업자인 박 후보자는 LG전자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미국에서 벤처를 창업했다. 하지만 사업화에 실패하고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포스텍 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포스텍이 보유한 기술을 벤처창업에 활용하는 포스텍 기술지주의 대표를 맡으며 벤처 생태계 조성에 직접 참여했다.

박 후보자는 “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 파고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며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와 밀도 있는 교육 및 연구,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적절한 크기의 실증 단지로서의 입지 조건을 갖춰 이를 잘 활용하면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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