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왕들의 시계, ‘빅뱅’과 만나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얻다

박은서 기자

입력 2017-08-24 03:00 수정 2017-08-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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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위블로

창조적인 융합을 뜻하는 위블로의 철학 ‘아트 오브 퓨전’ 콘셉트로 탄생한 신소재 ‘매직 골드’의 제작 과정. 금과 세라믹을 결합해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는다. 위블로 제공
스위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위블로는 고무와 금을 결합한 시계를 창안한 덕에 주목을 받았다. 이는 시계 제조 역사상 처음이다.

이 시계는 배에서 채광과 통풍을 위하여 뱃전에 낸 창문인 ‘현창’을 모티브로 만든 베젤(테두리)이 특징이다. 일반 고무보다 10배가량 튼튼한 신소재로, 가볍게 착용할 수 있는 러버 스트랩(고무 끈)을 쓴 점도 눈에 띈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소재 덕에 위블로는 유명 인사들이 선택하는 브랜드로 꼽힌다. 1980년대 유럽 왕실에서 즐겨 착용해 ‘왕들의 시계’라는 명칭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위블로의 발전 키워드

위블로는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그룹 시계 부문의 한 브랜드다. 장클로드 비베르 회장은 위블로 성장의 일등공신이다. 비베르 회장은 2005년 위블로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그는 시계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위블로를 키웠다. 현재는 리카르도 과달루페 현 CEO와 함께 위블로의 영역 확장에 힘쓰고 있다.

위블로의 발전을 이끈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의 시계 부문 최고경영자(CEO) 장클로드 비베르 회장.
비베르 회장이 위블로로 영입된 후 ‘빅뱅’이라는 모델이 탄생했다. 빅뱅은 위블로 특유의 강렬한 이미지와 기술력이 집약된 독창적인 아이템으로 통한다. 그는 빅뱅에 ‘아트 오브 퓨전(The Art Of Fusion)’이라는 개념을 담았다. 이 개념은 위블로의 기본 철학으로 우주의 다양한 요소인 미네랄, 금속 등 복합 재료를 무수히 융합하고 조화시키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걸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원래의 것도 재탄생된다는 것이다.

위블로는 자연의 소재로부터 영감을 받고 있다. 위블로는 이 개념에 따라 독특한 소재들을 결합해 이색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순금에 고무를 결합한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이후 위블로는 세라믹, 마그네슘, 텅스텐, 티타늄 등 기존 시계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색다른 소재와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하나둘씩 내놓았다.

또 데님, 벨벳(짧고 부드러운 솜털이 있는 고급원단), 자수, 우븐(직기를 이용해 짠 직물) 등 옷에 쓰이는 소재들을 응용한 독특한 시계도 내놓았다. 이와 같은 아트 오브 퓨전이라는 개념은 비베르 회장 취임 후 4년 만에 위블로의 매출을 약 8배로 늘린 원동력이 됐다.

위블로의 공장은 스위스 제네바 인근의 니옹에 있다. 2009년 처음 지어진 공장에선 다양한 신소재 개발에 힘을 쓰고 있다. 까다로운 공정과 방식으로 시계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40여 개의 전문 분야로 나뉘어 개별 부품 생산을 비롯해 무브먼트(시계 작동 장치)의 조립, 시계 조립, 스트랩과 버클의 장착까지 시계 제작의 전 단계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위블로는 2012년 금과 세라믹을 결합해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는 ‘매직 골드’를 개발했다. 로즈 골드 빛의 ‘킹 골드’와 탄소섬유와 알루미늄 코팅을 더한 ‘텍사리움’ 등 고유의 신소재도 계속 개발 중이다. 2015년엔 기존 6000m² 면적의 공장 건너편에 8000m² 크기의 두 번째 공장 단지 조성을 마쳤다.


위블로의 대표 상품


위블로는 시계 브랜드 중 처음으로 천연 고무 스트랩을 썼다. 빅뱅은 위블로만의 이미지와 기술력으로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으로 대표되는 브랜드 아이콘. ‘빅뱅 골드 블랙 다이아몬즈’와 ‘빅뱅 골드 화이트 다이아몬즈’는 여성 손목에 알맞은 38mm로 제작된 제품이다. 테두리를 따라 세팅된 다이아몬드와 블랙·화이트 러버 스트랩이 시선을 끈다. 18캐럿 레드 골드 소재의 베젤에 126개의 0.87ct 다이아몬드가 세팅됐다. 러버 스트랩은 일반 러버보다 내구성이 10배나 높다. 핸즈(Hands·시곗바늘)는 야광 처리됐으며 100m 깊이의 수심에서도 방수된다. 캐주얼 스타일은 물론 격식 있는 자리에서 입는 드레스에도 잘 어울릴 만한 아이템이다. 가격은 3000만 원대.

왼쪽부터 빅뱅 유니코 킹 골드, 빅뱅 유니코 킹 골드 세라믹, 빅뱅 골드 블랙 다이아몬즈, 빅뱅 골드 화이트 다이아몬즈
‘빅뱅 유니코(Big Bang Unico)’는 유니코 무브먼트를 장착해 새롭게 선보인 컬렉션이다. 유니코는 위블로가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 이 무브먼트를 개발하기 위해 위블로는 옛 방식을 모두 버리고 새롭게 접근했다. 시간 카운터를 배럴이 직접 작동해 시, 분, 초는 물론 크로노그래프 기능까지 하나로 묶었다. 일종의 간소화 작업을 거친 것이다. 이를 통해 신뢰성과 내구성을 강화했다. 시계 판 위에 고정된 핵심부품인 팰릿 포크(pallet fork)와 이스케이프먼트 휠은 가벼운 실리콘 소재로 제작됐다. 이스케이프먼트 휠은 무브먼트가 저장한 동력을 밸런스 휠로 보내고 밸런스 휠에서 오는 진동을 관리하는 핵심적인 부품이다. 총 부품은 330개로 제한해 전반적인 덩치도 줄였다.

빅뱅 유니코는 지름이 45.5mm로 대형 케이스로 제작됐다. 베젤을 고정하고 있는 위블로 고유의 H모양의 나사 6개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스켈레톤(skeleton·뼈대) 다이얼 덕분에 인덱스와 아라비아 숫자들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버튼 모양은 원형으로 제작됐다. 별도로 달린 분 단위의 카운터는 3시 방향에, 초 단위의 카운터는 9시 방향에 있다. 슈퍼루미노바(Superluminova·야광)로 마감돼 한눈에 들어온다.

모델은 총 4가지다. 베젤과 케이스가 모두 위블로 고유의 킹 골드 소재로 제작된 ‘빅뱅 유니코 킹 골드’(5000만 원대), 티타늄 소재로 제작된 ‘빅뱅 유니코 티타늄’(2000만 원대) 등이 눈에 띈다. 제품 문의는 에비뉴엘 부틱. 02-2118-6208


새로운 홍보대사 임명

한편 위블로는 최근 미국 골프선수 더스틴 존슨(33)과 협약을 맺고 그를 새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존슨은 2016년 US 오픈에서 우승한 데 이어 올해는 세계 1위 챔피언 자리에 오른 인물. 2016년 PGA 투어에서 ‘올해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10년 동안 정교함과 파워를 모두 갖춘 선수라는 평을 받았지만 32세가 돼서야 첫 우승을 했다. 존슨은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현재 세계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위블로 홍보대사로 새롭게 임명된 미국 골프 선수 더스틴 존슨(왼쪽)과 리카르도 과달루페 위블로 최고경영자(CEO).
과달루페 위블로 CEO는 “10년 동안 부단한 노력으로 꿈에 그리던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한 존슨 선수의 사례는 위블로의 브랜드 철학인 ‘한계는 없다’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더스킨 존슨은 “뚜렷한 개성과 독특함을 지닌 위블로의 홍보대사가 된 것이 영광이다. 홍보대사로 활약하는 동안 몇 개의 트로피를 거머 쥐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위블로는 세계 유수의 스포츠 스타들과의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축구계의 전설적 선수인 펠레와 마라도나, 최근 은퇴를 선언한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 등이 위블로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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