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아련한… 제주바다의 기억

조성하 전문기자

입력 2017-08-22 00:40:00 수정 2017-08-22 10: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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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클럽 ES의 네 번째 작품-서귀포 한라산 중턱에 9월 개장
곡선 건축의 부드러움에 지중해의 여유, 서귀포의 청징한 하늘과 바다, 숲을 껴안다



“독일의 미텐발트(Mittenwald·오스트리아 티롤 주 경계의 산중)나 미국 시애틀의 레이니어 산 아래, 알래스카의 황량한 오지를 생각중입니다.”

클럽ES통영 개장 9년 만에 ‘새 작품’을 완성한 이종용 대표(74·사진)의 첫마디, 뜻밖이었다. 이제 분양(콘도)을 개시한 만큼 판촉을 위해 자랑부터 할만한데 새 계획부터 밝히니….

“태평양을 클럽ES로 둘러싸는 게 제 꿈입니다. 회원이라면 누구나 여기저기 찾아가 전혀 다른 자연에서 휴식하게요.” 그런데 이게 생각에만 그친 게 아니다. 이미 히말라야의 설산고봉이 조망되는 네팔산중에 클럽ES의 휴양마을이 운영중이다. 피지(Fiji)와 빈탄 섬(인도네시아)엔 부지를 사들였고 캄차카반도(러시아 연해주)와 알래스카, 시애틀은 답사를 마쳤다.


“나이를 먹는 거나 암은 두렵지 않아요. 정말로 두려운 건 내가 더 이상 꿈을 꾸지 않게 되는 거지요.”

그는 ‘드리머’(Dreamer·몽상가)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게 삶의 전부다. 그는 제주도에 와서도 소설 ‘빨강머리 앤’부터 사서 읽었다. 몽상의 맥이 끊이지 않도록. 사람은 존경의 대상을 통해 대략 가늠된다. 그에겐 남극점에 최초로 도달한 모험가 로알드 아문센(1872~1928 실종), 뗏목 콘티키 호로 남태평양을 101일간 횡단(6900km)해 폴리네시아 섬에 상륙한 인류학자 토르 헤위에르달(1914~2002)이다. 가장 좋아하는 책도 ‘15소년표류기’(쥘 베른 작)다. 잘 나가던 섬유사업을 접고 클럽ES를 창업해 휴양마을 건설에 뛰어든 배경. 이런 타고난 모험심과 만년소년의 몽상이다. 그게 ‘품위 있는 휴양마을’이란 꿈으로 발전했고 그걸 위해 반평생 줄기차게 지구촌을 여행하며 안목을 넓혔다.

“한 열다섯 채 정도면 서로에게 말동무가 되고, 함께 어울려 지내는 것 자체로 휴식이 될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마을을 만들게 됐는데….”

그게 21년 전 청풍호반 산등성에 최초로 개장한 클럽ES제천이다. 콘도라는 형태를 취했지만 운영은 고급휴식문화를 지향하는 ‘휴양마을’이었다. 그런 만큼 아무에게나 분양할 수 없었다. 그래서 회원자격을 45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자기소개서’까지 받았다. 이런 전설 같은 이야기가 클럽ES엔 많다. 전직대통령과 재벌가 딸의 숙박요청을 ‘비회원 불가’원칙에 따라 단칼에 거절한 것 같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최고의 전망지에 클럽ES통영이 들어선 배경도 그렇다. 그건 경남도의 백지수표 식 제안. 헬기로 전국을 둘러보던 도지사 눈에 클럽ES제천이 띄었고 원하는 땅을 내줄 테니 그런 리조트를 지어달라는 요청에 대한 화답이었다. 이후 비슷한 제안이 전국의 지자체로부터 쇄도했고 지금도 여전하다.

그런데 클럽ES제주는 다르다. 직접 발품 팔아 찾은 땅에 못다 이룬 꿈을 모두 쏟아 부어서다.

“여기서 저 전망과 풍경을 만났던 그 순간, 마음속엔 지금 이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그게 3년 전. 이후 그는 섬을 뜬 적이 거의 없다. 오로지 짓는 데만 몰입해서다. ES클럽의 건축은 독특하다. 가급적 곡선과 곡면으로 처리해서다. 그런 건축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결과는 놀랍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멋진 건축에 감동해서다. 온종일 현장에서 하나하나 점검하고 지시하며 확인해온 이 대표의 열정과 노력을 보지 않고도 느낄 수 있다.

“자연엔 직선이 없습니다. 그리고 ES는 그런 자연에서 감동을 통한 휴식을 추구합니다. 그러니 휴식공간에 직선을 들일 수없지요.”

‘클럽ES’라는 브랜드는 이런 이 대표의 철학 그 자체다. ES는 환경(Environment)과 그걸 지키려는 생각의 공감(Environmentally Sound), 품격과 탁월함으로 빛나는 작은 마을(Elegant & Excellent Society)를 말한다. 리조트 대신 ‘클럽’이라 칭한 것도 건축만으로는 이걸 구현할 수 없어서다. 여기서 휴식할 모든 이가 파동(Sound)처럼 부지불식간에 그런 휴식 철학을 전하고 공유하는 휴양마을이라야 가능해서다.

“신은 땅을 만들었고 그 땅에선 생명이 탄생했지요. 그리고 인간은 그 위에 건축을 했고 건축은 그 땅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게 이 땅에 이뤄진 역사의 배경입니다. 진정 완벽한 휴식이란 서로 공감하며 소통할 때 이뤄집니다. 그러니 그걸 가능케 할 자연에 그런 건축을 해야지요. 그게 클럽ES가 통상의 콘도와 차별되는 이유입니다. 내 ‘두 번째 집’(Second Home)이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상적인 휴양마을이지요.”

화사하게 단장된 로맨틱 객실

제주도의 이 풍광. 본 적이 없을 테니 긴가민가할 것이다. 여긴 한라산서편 해발400m 중산간의 원시림지대. 그리고 지중해풍의 주황빛 기와로 지붕을 이은 저 매력적인 건물이 클럽ES의 네 번째 ‘제주휴양마을’(콘도미니엄·155실)이다. 현재 개장(9월)에 앞서 분양과 단장이 한창이다. 클럽ES제주는 이렇듯 자연에 안겨 있다. 세 동의 객실도 산등성을 타고 계단처럼 들어섰다. 양팔로 껴안은 듯한 모습에선 백록담이 떠오른다. 마을을 에워싼 숲은 연중 푸르고 이런 초록천지의 풍경은 변치 않는다. 이젠 이 고도에서 더 이상의 건축이 금지돼서다.

옥상 전망테라스의 야외풀

정면의 바다를 보라. 서귀포 칠십리해안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섬도 모두 드러났다. 왼편이 범섬, 가운데가 국토최남단 마라도다. 그 오른쪽이 가파도와 송악산, 그 앞은 형제섬. 삼각형의 오름 뒤로 봉긋 산방산이 솟구쳤다. 이건 드론촬영의 조감(鳥瞰)풍광. 그런데 클럽ES제주의 야외풀(파란 색)이 있는 옥상테라스에서도 똑같이 조망된다. 진입로는 왼편의 도로(1139번). ‘영실입구’와 ‘1100고지휴게소’를 경유, 중문동(서귀포시)과 연동(제주도심)을 잇는다. ‘제주를 담아 사람을 품은 휴양마을’이란 클럽ES제주의 로고는 사진의 이 풍광에서 왔다.

정통 그로토(Grotto·동굴)스타일의 이탈리안 다이닝 홀

제천 네팔 통영에 이어 네 번째 휴양마을로 문을 여는 클럽ES제주. 세 개의 국내휴양마을처럼 전망 좋은 야외 풀을 갖췄다. 직선을 거부한 곡면과 곡선의 건축 역시 같다. 그런데 이탈리안 레스토랑만큼은 새로운 시도다. 요리는 이탈리아(풀리아 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일본인 셰프의 조리팀(일본인 2·한국인 1명)이 제주도에서 생산한 재료로 이탈리아와인과 함께 내는데 맛과 품격이 수준급이었다. 야채일부는 휴양마을에서 직접 키운다. 음식은 바와 야외테라스, 풀사이드에서도 맛본다. 풀밭에선 산양과 닭, 거위가 개(레브라도 리트리버 진돗개)들과 함께 뛰놀고 너른 정원은 유채꽃과 메밀꽃으로 철마다 색깔을 바꾼다. 정원엔 어린이 놀이터도 있고 나무조형물로 상상력을 돋우는 여유로운 키즈 룸도 따로 두었다. 객실은 두 종류(로만틱·클래시)인데 침실(침대 및 온돌)과 화장실(샤워부스설치)이 두 개씩이다. 소파와 TV를 둔 거실엔 주방시설(냉장고포함)과 식탁이 있다.

이 휴양마을엔 알려지지 않은 보물이 있다. 차로 5분 거리(5km)에 있는 서귀포자연휴양림과 한라산둘레길(www.hallatrail.or.kr)이다. 둘레길(총연장80km)은 해발 600¤800m 활엽수림에 낸 운치있는 오솔길. 이중 동백길(무오법정사¤돈내코구간·13.5km)이 여기 있다. 한여름 땡볕에도 서늘할 만치 숲 그늘이 짙고 가을엔 낙엽까지 쌓인다. 오르내림도 없어 누구든 쉽게 걷는다. 옥상테라스와 야외 풀에서 즐기는 선다운(Sundown·해넘이)과 노을 감상, 보름달과 별보기도 클럽ES에서만 가능한 어트랙션이다, 지난 13일 새벽엔 페르세우스유성우를 보러 여러 사람이 여길 찾았다.


클럽ES: 휴양마을 제주(서귀포시 1100로 501·하원동)를 현재 분양 중. 9월 개장 예정. 공사기간에도 회원가입이 늘 정도로 관심이 높다. 홈페이지(www.clubes.co.kr) 문의 02-508-2329.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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