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아파트’ 서울서 만난다

정지영기자

입력 2017-08-17 03:00 수정 2017-08-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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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9월 2일부터 두 달간 열려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한양도성 성곽에서 시민이 뇌파감지 헤드셋을 쓰고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나 세운상가 등을 걸으면서 받는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는 ‘뇌파 산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울시 제공
공유(共有)도시를 주제로 한 제1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서울비엔날레)가 다음 달 2일부터 11월 5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돈의문박물관마을 등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16일 “주요 도시가 직면한 여러 문제의 해결방법으로 공유라는 키워드를 제안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上海) 등 전 세계 50여 개 도시, 120여 기관에서 1만6200여 명이 참가한다.

서울비엔날레는 크게 도시전(展)과 주제전으로 나뉜다. 도시전에서는 공유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 주요 도시의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1970년 치솟는 임대료에 따른 청년 주거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실시한 공동주거지도가 눈여겨볼 만하다. 샌프란시스코는 히피들이 모여 살던 주거 개념을 접목해 여럿이 한 주택에서 생활하는 공동주택 개념을 도입해 발전시켰다. 대기질 개선과 매연 해소를 위해 빅데이터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교통시스템을 정비하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드림 마드리드’ 프로젝트도 주목받는다.

평양 시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평양전도 마련했다. 통일부,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북한 전문가들에게 자문해 약 36m²의 평양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재현했다. 서울비엔날레 총감독인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가구, 벽지, 전자제품 등으로 내부를 채워 실제 평양에 온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제전은 기후 냄새 등 다양한 주제로 서울을 소개한다. 대표적 프로그램은 ‘서울 온 에어: 도시활동을 위한 증강환경’이다. 서울의 버스와 지하철, 택시에 센서를 부착해 미세먼지 등 공기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서울의 냄새지도’는 과학자들이 서울 곳곳에서 채집한 냄새를 구별해 공간을 파악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경희궁과 강북삼성병원 사이에 조성된 돈의문박물관마을도 문을 연다.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는 도시건축비엔날레 공식 메뉴인 인도 음식 탈리를 맛볼 수 있다. 탈리는 인도 남부 지방 요리로 큰 쟁반에 밥과 반찬이 1인분씩 나온다. 최근 증가하는 혼밥족에게 잘 맞는 메뉴라고 주최 측은 설명한다. 태양광으로 구운 빵, 도시양봉 꿀로 만든 꿀차 같은 이색 메뉴도 소개한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세운상가, 새활용플라자 등을 방문하는 ‘공유도시 서울투어’, 매주 토요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식량문제 등을 토론하는 ‘비엔날레 식당’ 등 5개 프로그램이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www.seoulbiennale.org)를 참고하거나 사무국(02-2096-0108)으로 문의하면 알 수 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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