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용띠김인경-박인비 英그린 ‘용틀임’

김종석기자

입력 2017-08-07 03:00 수정 2017-10-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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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메이저 브리티시오픈 3R 선두-공동 4위
김, 그린적중률 94% 앞세워 17언더 2위와 6타차
박, 장기 퍼트감각 살아나며 48위서 놀라운 점프
주니어부터 인연… 시련 딛고 재기-선행 닮은꼴


김인경과 29세 용띠 동갑내기인 박인비는 6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 타이인 8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4위까지 뛰어올랐다. 사진 출처 LET 홈페이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29세 용띠 동갑내기 김인경과 박인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인경은 6일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킹스반스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낚아 대회 54홀 최소타 기록인 중간합계 17언더파로 6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김인경의 그린적중률은 94.4%였고 퍼트 수도 29개로 막았다. 2015년 이 대회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마침표를 찍었던 박인비는 이날 자신의 최대 장점인 퍼트 감각이 살아나면서 버디 8개로만 코스레코드 타이인 8언더파를 몰아쳐 전날 48위에서 공동 4위(10언더파)까지 점프했다. 박인비의 퍼트 수는 전날보다 8개나 적은 22개에 불과했다.

김인경과 29세 용띠 동갑내기인 박인비는 6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 타이인 8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4위까지 뛰어올랐다. 사진 출처 LET 홈페이지
어느덧 서른을 바라보는 김인경과 박인비는 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가운데 지은희(31), 유선영(31), 박희영(30)에 이어 네 번째로 나이가 많지만 기량은 여전히 톱클래스다. 김인경은 7월 말까지 시즌 2승을 챙기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박인비도 이번 시즌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김인경은 아마추어 시절인 2005년 US걸스 주니어챔피언십 결승에서 2002년 우승자였던 박인비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주니어 시절부터 오랜 인연을 지닌 두 선수는 시련을 딛고 재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도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김인경은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30cm 파 퍼트를 실패해 품 안에 들어왔던 메이저 타이틀을 날린 뒤 ‘비운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지난해 10월 LPGA투어 레인우드클래식에서 모처럼 우승한 그는 “아픔이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인경은 부진 탈출을 위해 피아노, 기타를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명상, 불교 등에 몰입했다.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역대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세운 뒤 4년 넘게 무관에 그쳐 골프를 관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2012년 에비앙 챔피언십으로 부활했다. 스윙 코치였던 남기협 프로와 결혼하며 필드 인생의 새 전기를 마련한 박인비는 반려견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가족여행 등으로 새로운 활력을 찾고 있다. 자선 활동과 고액 기부 등 선행으로도 유명한 김인경과 박인비는 평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나부터 행복한 골퍼가 되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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