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에 민감한 민심… 여권 “증세로 지지율 떨어졌나” 긴장

최우열기자 , 홍수영기자

입력 2017-07-26 03:00:00 수정 2017-07-2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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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조사, 대통령 지지율 6%P↓… 리얼미터는 “증세안 찬성 86%”
與 “슈퍼리치 과세 국민적 합의” 강조
한국당, 소득-법인세 분리대응 모색… 국민의당-바른정당, 공론화 주장
박근혜 정부 ‘연말정산 파동’ 11% 급락
MB정부는 감세로 지지율 회복


지난주 ‘초(超)대기업 초고소득자 증세 방안’을 내놓은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25일 “웃어야 하냐, 울어야 하냐”라면서 심경이 복잡한 하루를 보냈다. 엇갈린 여론조사 결과 때문이다.

한국갤럽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전주보다 6%포인트 빠진 74%로 최저치였다”고 발표한 반면 리얼미터는 “여권의 증세안에 85.6%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증세안 관철에 당력을 총집결하고 있는 마당에 증세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한 게 아닌지 화들짝 놀란 것이다.


○ 여야, ‘세금-민심’ 상관관계 촉각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증세 관련 여론조사 결과만 상세하게 언급하며 “‘슈퍼리치’에 대한 적정 과세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 지지도에 대한 걱정은 숨길 수 없었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추미애 대표가 증세 카드를 꺼낸 건 20일 오후여서 저녁 즈음 언론에 보도됐고, 갤럽은 19, 20일에 여론조사를 했기 때문에 증세 이슈가 크게 반영된 건 아닐 것”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최저임금 1만 원 정책이나 원전 폐쇄 이슈 정도만 반영된 조사 결과라는 얘기다.

야3당 역시 증세와 관련한 자체 여론조사 등을 분석해 가며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증세를 비판하면서도 행여 여당이 내세운 ‘부자 증세’ ‘핀셋 증세’라는 프레임이 국민에게 먹혀들지 않을지 우려하면서 ‘세금폭탄’ 프레임도 만들어 밀고 있다.

여야가 이렇게 증세 관련 여론조사에 민감한 이유는 따로 있다. 역대 정부의 사례를 보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세금 이슈는 그 어떤 변수보다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 MB, 감세→지지율 회복, 朴 ‘연말정산’ 직격탄

2014년 말 40%대를 유지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는 2015년 1월 초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연말에 터진 ‘정윤회 문건 사건’의 영향도 있었지만 국민의 분노가 제대로 폭발한 사건은 연말정산 때문이었다. 세제 설계의 오류 탓에 연말정산으로 세금을 돌려받기는커녕 수십만, 수백만 원씩 토해 내야 하는 국민이 많이 생겨나자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이다.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사과했고 박 대통령의 사과까지 이어졌다. 1월 4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도는 취임 이래 최저치인 29%로 떨어졌다.

주로 감세 정책을 폈던 이명박 정부에선 세금이 위기 탈출의 수단이 됐다. 2008년 정권 초부터 광우병 파동의 직격탄을 맞은 이 대통령의 지지도는 6월 16%까지 떨어졌지만 이때 정부는 법인세, 소득세율 인하 정책을 발표했다. 이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한 연말까지 이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30%대까지 꾸준히 회복됐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본능적 조세 저항감 때문에 증세 논란이 불거지면 대통령 지지도가 빠지는 음의 상관관계가 대체로 나타난다”며 “하지만 이번 증세는 여당이 ‘소수 기득권층’을 타깃 삼아 정책 목적 달성 수단으로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현상이 반복될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야당의 복잡한 ‘이중 플레이’ 성공할까

일단 선공을 한 민주당의 ‘핀셋 증세’ 전략이 지지를 얻는 분위기로 가자 이에 대응하는 야당의 스텝이 조금씩 엉키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가 이날 “법인세 인상은 장기적으로 기업 투자에 영향을 미치느냐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하지만 소득세 인상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면서 소득세-법인세 분리책을 밝힌 것도 복잡한 셈법에서 나온 전략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역시 대선 때 증세 공약을 했던 터라 ‘이중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양당 모두 “증세에는 사회적 합의가 우선”(국민의당), “문 대통령이 후보 땐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해놓고 말을 바꿨다”(바른정당)라고 비판하면서도 “정부가 증세 로드맵을 밝히고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면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고 출구를 열어 놓고 있다.

최우열 dnsp@donga.com·홍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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