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 보훈의 달/한화]“나라사랑 정신 잊지 않겠습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입력 2017-06-23 03:00 수정 2017-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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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방산 4사 국립현충원서 7년째 ‘애국 시무식’
국가대표 방위산업체… “2025년 글로벌 톱30 도약”


과거 한국의 방위산업은 불모지나 다름이 없었다. 소총 한 자루도 만들지 못했던 방산 후진국이 오늘날 세계가 주목하는 방산 강소국으로 도약한 계기는 6·25전쟁이었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다는 뼈저린 교훈은 자주국방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40여 년간 정부 주도로 인력과 자원이 집중 투입돼 미제 무기의 복제로 시작된 한국의 방산은 1970년대 대규모 전력증강사업과 민간 투자로 중흥기를 맞았다. 지금은 초음속전투기와 전차, 정밀유도무기를 생산해서 수출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방산 기술력은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이 국내 방위산업계에 남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대표적 방위산업체인 한화그룹은 다양한 호국선양 활동으로 그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임직원 국립현충원 참배로 새해 다짐


한화그룹 방산 4사 임직원들은 2011년부터 매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애국 시무식’으로 새해 첫 일정을 시작하고 있다. 올해 1월 2일 진행된 애국 시무식에서 이태종 (주)한화 대표이사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 방산 4사(㈜한화, 한화테크윈,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의 임직원 130여 명은 올해 1월에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새해를 시작했다. 국립서울현충원과 2011년 자매결연한 이후 7년째 ‘애국 시무식’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임직원들은 현충원 참배를 통해 호국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2017년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방위산업체로서 사업보국(事業保國)의 창립 정신으로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올해 시무식은 지난해 한화디펜스가 그룹에 합류한 뒤 처음으로 방산 4사가 함께해 의미가 남달랐다고 한다.

한화그룹 임직원들은 매년 호국보훈의 달에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나라사랑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도 5월 26일∼30일에 방산 4사 임직원들이 잇달아 서울현충원을 방문해 헌화와 묘비 닦기 등 묘역 정비 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애국지사와 국군장병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국가안보에 기여하는 방위산업체가 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전우회에 100만 달러 후원


한화그룹은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달 12일에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주한미군전우회 한미동맹재단 후원의 밤’을 열고 100만 달러 규모의 후원기금과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주한미군전우회(KDVA·Korea Defense Veterans Association)는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사령부, 카투사(KATUSA·미군 배속 한국군)에서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한국인과 미국인 300만 명을 대상으로 5월 초 미국 워싱턴에서 창설됐다. 주한미군전우회는 역대 한미연합사령관 등 전직 주한미군 주요 지휘관들이 대거 참가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미국 주류사회에 알리는 미국 내 최대 친한(親韓)단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동맹재단(KUSAF)은 주한미군전우회 지원과 한미동맹 강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다. 당시 행사에는 주한미군전우회 권오성 부회장(전 육군참모총장), 한미동맹재단 유명환 이사장(전 외교통상부 장관), 정승조 회장(전 합참의장)을 비롯해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이종명 국회의원, 서주석 국방부 차관 등 주요 인사들과 함께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임호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한화그룹의 방산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전우회장(전 한미연합사령관)은 환영사에서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의 평화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한국과 미국 장병들의 희생과 노고에 감사하며,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한국 국민과 한화그룹의 관심에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다양한 보훈선양 활동


한화그룹 방산 4사 임직원들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묘비 닦기 등 묘역 정비활동을 하고 있다.
한화 방산 4사는 2016년부터 ‘호국보훈의 달, 한화이글스 홈경기 초청행사’ 등 다채로운 보훈선양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10일에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홈경기에 국가유공자 120명과 국군장병 400여 명을 초청했다. 이날 한화이글스 선수단은 밀리터리 유니폼을 착용한 후 이를 국가보훈처에 기증하기도 했다.

경기 시작 전 이태종 한화 대표이사는 강윤진 대전지방보훈청장에게 보훈성금 3000만 원을 전달하는 행사도 가졌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이사는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모든 분들의 희생정신에 감사드릴 수 있어서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호국정신 함양에 노력하고 애국정신을 적극 실천하는 ‘국가대표 방위산업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화 방산 4사는 2011년부터 서울지방보훈청과 함께 국가유공자 주거환경 개선사업(나라사랑 클린하우스)도 진행하고 있다. 2016년까지 총 46가구에 대해 낡은 지붕 교체와 방수공사 등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을 끝냈고, 올해 4월 18일 추가 협약을 통해 10여 가구의 국가유공자들이 안정적인 삶의 터전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한화시스템은 생계가 어려운 국가유공자 50가구를 대상으로 반찬 나눔 활동(나라사랑 푸드뱅크)도 지난해부터 진행 중이다. 이 활동은 서울지방보훈청의 통합이동보훈복지서비스(BOVIS)의 주요 사업중 하나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3월 한화시스템에 관련 활동의 공로를 인정해 감사패를 전달했다.


글로벌 톱 30위 방산기업을 목표로


한화테크윈의 K-9 자주포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명품무기로 꼽힌다. 최대 사거리와 장전 및 발사 속도, 기동성 등에서 독일이나 미국의 동급 자주포를 능가하는 성능을 인정받아 터키와 폴란드, 핀란드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삼성과의 방산 부문 빅딜 성사와 함께 한화테크윈과 한화시스템을 계열사에 편입시켜 국내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체로 발돋움했다. 사업 부문도 탄약과 정밀유도무기 위주에서 항공기와 함정용 엔진, 레이더 등으로 확장했다.

㈜한화 방산 4사는 ‘혁신적인 디펜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뢰받는 글로벌 파트너’라는 비전을 내걸고 2020년 탄약 및 유도 분야 국내 1위, 2025년 글로벌 톱30이라는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한화에서는 천무 다연장로켓(230mm)을 생산하고 있다. 천무는 기존의 육군 다연장로켓(MLRS)보다 정확도와 사거리를 크게 개선시킨 무기체계다.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의 대응 전력으로 개발됐다. 기존 포병의 주력 무기인 227mm MLRS와 130mm 구룡과 함께 대화력전 수행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신 다연장무기다. 또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와 국내 최초 천검 공대지유도탄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1977년 창업 이래 40년간 국내 정밀기기 산업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주로 항공기엔진과 반도체 조립장비, 자주포 폐쇄회로(CC)TV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국가기간산업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의 K-9 자주포는 대표적 명품무기로 꼽힌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1998년 국내 기술로 개발한 K-9 자주포는 최대 사거리 40km, 최고 속도 시속 67km, 30∼60초 내 표적사격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고 있다. 2000년부터 우리 군에서 실전 운용 중이며 2001년 약 10억 달러 규모의 터키 수출을 시작으로 2014년 폴란드에 이어 올해 핀란드, 인도와 수출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는 등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한화테크윈은 F-15K 전투기와 T-50 고등훈련기 등 한국 공군의 주력 항공기 엔진뿐만 아니라 한국형헬기개발사업(KHP)에도 참여해 수리온의 국산화 엔진을 생산하는 등 항공엔진분야에서 독보적 기술과 위상을 갖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정보기술(IT) 기반의 첨단 방산전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내 대표 방산기업으로서 1978년 방위산업을 시작한 이래 2000년 프랑스 탈레스의 투자 유치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맞이했고, 2015년 한화그룹의 일원으로 합류해 ㈜한화, 한화테크윈과 함께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시스템은 지휘통제통신감시정찰(C4ISR) 및 정밀유도무기(PGM) 분야 종합 방산전자 업체로서 주로 군 무기체계의 두뇌와 신경계에 해당하는 레이더와 전자광학장비, 전술통신시스템, 전투지휘체계, 사격통제장비 등의 분야에서 첨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수의 표적과 동시교전이 가능한 중거리 대공유도무기 천궁의 다기능레이더를 비롯해 차기잠수함(3000t급), 차기호위함, 차기고속정 등 해군전투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기존 장비보다 탐지거리 등 성능이 2배 이상 향상된 열영상감시장비(TOD)와 전술정보통신체계의 핵심기술도 성공적으로 개발해 우리 군의 전력 증강에 기여하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1973년 방위산업체 지정 이후 지난 40년간 기동무기와 대공·유도무기, 발사체계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 역량을 축적해 왔다. 2016년 한화그룹이 인수해 글로벌 종합방산업체로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1937년 창립한 한화디펜스는 1973년 방위산업체 지정 이후 40여 년간 기동무기와 대공·유도무기, 발사체계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역량을 축적해왔다. 1984년 K-200 한국형 보병장갑차의 독자 개발 및 양산을 시작으로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마, 30mm 자주대공포인 비호, K-21 보병전투장갑차, 차기 다연장 로켓인 천무 발사대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군에 공급하고 있다.

K-200은 1993년 말레이시아에 111대가 팔리는 등 국내에서 개발한 대형 무기체계로는 최초로 대규모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K-200은 단순한 보병 수송용 임무를 벗어나 이동 중 전투가 가능한 탑승전투 개념이 적용된 보병전투장갑차 K-21로 진화했다. 수상운행 능력을 갖춘 K-21 장갑차는 올해 개발이 완료됐다.

또한 한국군 최초의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마는 핵심시설에 대한 저고도 공중방호에 최적화된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최근 대공유도무기인 비호복합, 차륜형장갑차인 블랙폭스 등을 개발해 해외 수출을 위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동과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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