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여인홍 사장 “계약재배 늘려 농가-기업-소비자 윈윈”

박성민기자

입력 2017-06-14 03:00 수정 2017-06-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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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돌 aT 여인홍 사장
“맞춤생산으로 농산물 수급 안정… 인도-브라질 등 해외시장 개척… 새 유통 채널로 수출 늘릴것”


‘유통여수(流通如水).’ 농산물 유통은 물이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의미다.

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사진)은 13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농산물 수급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33년 농정 전문가’인 그의 소신이자 창립 50주년을 맞은 aT의 역할이기도 하다.

수급 안정의 핵심은 계약재배 확대다.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적정 생산량을 유지하면 농산물 가격이 안정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aT는 지난해부터 가격 변동성이 큰 배추와 무의 계약재배를 시작했다. 여 사장은 “뉴질랜드, 칠레 등 농업 선진국은 계약재배로 농가와 기업, 소비자 모두 ‘윈윈’하는 구조”라며 “마늘, 양파 등 계약재배 품목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T가 2013년부터 농가와 외식업계의 직거래를 지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농가는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고, 급식이나 외식업체는 가격 급등 걱정 없이 식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다. 지난해 9차례 열린 ‘식재료 산지 페어’에선 147억 원어치의 거래가 이뤄졌다. 여 사장은 “강원도 두부마을과 전국 콩 농가를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자급률 25%에 그치는 콩의 수입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고 기대했다.

국내 수급이 안정되면 수출 물량 확보와 해외 시장 개척도 쉬워진다. ‘농가 소득 5000만 원 시대’를 위해서도 해외 시장은 중요하다. aT는 지난달 인도 브라질 카자흐스탄 등 5개국에 시장 개척 요원을 파견했다. 여 사장은 “농산물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일본 중국 미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며 “인구 16억 명의 이슬람 국가 등도 적극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마케팅 기법을 탈피한 새로운 유통 채널도 개발 중이다. 여 사장은 “중국 전역에 1000여 곳의 유아매장에 우리 분유를 납품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영유아 식품 시장 규모는 약 22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태국에 밸런타인데이 마케팅으로 하트 모양 딸기를 소개해 410만 달러(약 46억3000만 원)어치를 수출하기도 했다.

여 사장의 집무실 책상엔 매주 다른 종류의 꽃 화분이 올라온다.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타격을 입은 화훼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시작한 ‘1테이블 1플라워’ 캠페인의 일환이다. aT센터 주변 식당도 동참하고 있다. 여 사장은 “꽃을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꽃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푸드 트럭과 같은 ‘플라워 트럭’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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