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기타부터 여행·낚시까지…프로골퍼들의 행복한 힐링

주영로 기자

입력 2017-06-09 05:45:00 수정 2017-06-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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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J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이민영은 대회장소의 유명 여행지나 맛집을 즐겨 찾는다. 사진출처 | 이민영 인스타그램

■ 1년 내내 떠돌이 생활·매주 성적 압박 …그들만의 스트레스 푸는 법

김인경, 기타·그림·명상 등 다양한 휴식
후원사 한화 “쉴 땐 확실하게 쉬는 선수”
이보미·이정은·고진영 ‘책으로 재충전’
우연히 손맛 본 김민선 “낚시는 즐거워”


‘기타를 튕기고, 피아노를 치고, 책을 읽는다!’


프로골퍼의 삶은 고단하다. 1년 365일 중 200일 넘게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한다. 집을 떠나 밖에서 생활하는 일이 좋을 때도 있겠지만, 생각처럼 편안하지만은 않다. 더욱이 매주 반복되는 성적에 대한 압박감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커다란 짐이다. 이럴 때 꼭 필요한 것이 휴식이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릴 달콤한 휴식은 곧 재충전이다.

5일(한국시간) 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우승한 김인경은 틈이 나면 기타를 튕기거나 피아노를 치며 쌓인 피로를 씻는다. 사진출처 | 김인경 인스타그램


● 기타 튕기고 그림 그리며 명상까지!

5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통산 5승째를 달성한 김인경(29)은 조금 특별한 휴식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5년 전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30cm 퍼트를 넣지 못해 눈앞에서 우승을 날린 적이 있다. 그 뒤로 깊은 슬럼프에 빠졌고, 골프인생도 내리막길을 타는 듯했다. 그러나 김인경은 4년이 넘는 긴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원동력으로는 특별한 휴식법도 빼놓을 수 없다.

김인경은 골프 외에도 재능이 많다. 그러다보니 취미도 많아졌다.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고, 피아노를 치거나 그림을 그리고, 독서를 하면서 조금은 골프를 멀리했다. 또 시간이 날 때마다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의 사찰을 찾아다니며 명상을 하기도 했다. 국내로 돌아오면 며칠씩 사찰에 머물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쉴 때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하다. 그런 자신만의 방식을 통해 다시 서는 법을 배웠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노력이 더해진 덕분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김인경을 후원하는 한화골프단의 관계자는 8일 “옆에서 지켜보면 대단한 선수다.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확실한 신념을 갖고 있다. 쉴 때 쉬고, 땀을 흘릴 때 제대로 흘릴 줄 아는 선수다”고 칭찬했다.

JLPGA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로 인정받고 있는 이보미는 독서광이다. “책으로 배우는 세상은 또 다른 느낌이다”며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사진출처 | 이보미 인스타그램


● 독서로 마음을 다스린다!

김인경이 우승하던 날 경기도 수원의 집에서 약 2주간의 휴식을 마친 이보미(29)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로 복귀했다. 출국을 위해 짐을 챙기던 그는 이번에도 빼놓지 않고 책 몇 권을 가방에 넣었다. 이보미는 쉴 때마다 독서를 하며 지친 마음을 다스린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명언집이나 교양서적을 자주 읽는다. 좋은 글을 읽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 좋다고 한다. 이보미는 “책으로 배우는 세상은 또 다른 느낌이다.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배울 수 있어 또 다른 세상을 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 신자인 이보미는 또 틈나는 대로 신부님들의 강연을 찾아다니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는 책을 읽는 스타들이 많다. 2017시즌 강자로 떠오른 이정은(21)은 요즘 독서로 지친 몸을 추스르고 마음의 양식을 쌓는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책에 관심이 없었는데, 프로로 데뷔한 뒤 멘탈을 강화하고 미래 계획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정은은 “독서를 통해 골프에 많은 도움을 얻고 있고, 책에서 인생의 힌트를 많이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은의 독서열정은 대회로 인해 바쁜 나날 속에서도 변치 않는다. 그는 대회 기간에도 책을 챙겨 다니며, 한 달에 8권 정도를 읽는다. 요즘은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 있다.

고진영(22)도 재충전이 필요할 때면 가장 먼저 책을 든다. 프로가 된 뒤로는 바쁜 일정 때문에 책을 많이 읽진 못하지만, 최대한 노력한다. 미국의 첫 여성대통령을 꿈꿨던 힐러리 클린턴의 일대기를 담은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을 고교 시절 처음 읽었고, 깊은 감동을 받아 이 책을 무려 7번이나 독파했다.


● 낚시에 축구 시청, 여행까지!

김민선(22)은 특이하게 낚시를 즐긴다. 2년 전 태국에 놀러갔다가 잠시 낚시를 즐겼는데, 그만 ‘손맛’의 매력에 푹 빠졌다. 요즘은 시간이 날 때면 바다낚시를 하러 다닐 정도다. 얼마 전 국내 잡지와의 인터뷰에선 “나에겐 낚시를 하는 것이 쉬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나만의 취미다. 아직 돔을 잡아보지는 못했지만 38cm 크기의 우럭을 잡아봤다”고 자랑했다.

5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김시우(22)는 축구광이다. 훈련 뒤 잠깐이나마 여유가 생기면 어김없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를 보며 스트레스를 푼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을 좋아하며 짬짬이 축구게임도 즐긴다.

KPGA 코리안 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이상희(25)는 남들과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유치원 때부터 배운 피아노 실력이 수준급이다. 그 덕에 경기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면 종종 피아노를 치며 잠시나마 골프를 멀리한다.

올해부터 J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이민영(25)의 휴식도 평범하진 않다. 그는 2년 전 신장암 판정을 받고 치료하느라 수개월 동안 골프채를 내려놓았다. 그 뒤 필드로 돌아와서는 인생을 좀더 소중하게 살아보기로 다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여행을 좋아했는데, 일본으로 무대를 옮긴 뒤에는 발걸음이 더 바빠졌다. 매주 새로운 장소로 이동할 때마다 그 지역의 여행지나 맛집 등을 찾아다니며 지친 마음을 달래고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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