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앱, 독자층 넓혔지만 수익은 ‘글쎄’

조종엽기자

입력 2017-06-08 03:00:00 수정 2017-06-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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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 가더란다.”(신동엽 ‘산문시·散文詩 1’에서)

대통령 선거일이었던 지난달 9일 출판사 창비의 시 전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시요일’이 추천한 ‘오늘의 시’다. 그날의 관심사에 맞춰 손 안으로 시를 ‘배달’한 것.

모바일 기기와 순문학을 접목해 독자층을 넓히려는 시도의 성과를 살펴봤다.

창비는 올해 4월 출시된 ‘시요일’의 앱 다운로드 수가 약 5만5000건, 하루 이용자 수는 1만5000명 선이라고 7일 밝혔다. 문학 중에서도 ‘시’ 장르의 독자층이 비교적 넓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다. 그러나 6월 1일 시작된 유료 결제 수는 밝히지 않았다. 무료 서비스 기간이 당초 4월 말로 예정했다가 한 달 더 연장된 것으로 미뤄 보면 사용자 확대가 만만치 않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박신규 창비 전문위원(시인)은 “기존 시집 종이책 독자가 40대 이상의 비중이 컸던 데 비해 시요일 앱 다운로드는 20, 30대가 약 40%로 앱이 시 독자층을 확대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설 등 다른 장르로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하거나 도서관 등에서 시요일을 활용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시요일처럼 앱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콘텐츠를 유통하려는 시도는 지금까지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다. 문학동네가 시선집을 ‘e북’으로 만든 앱 ‘문학동네 시인선’은 별 반응을 얻지 못했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시인선의 종이책은 통상 초판 1500∼3000부가 다 나가 중쇄를 하는데, 앱은 독자들의 반응이 거의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학동네는 1년여 전 시뿐만 아니라 출판사 콘텐츠 전반을 모바일로 유통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지금은 중단한 상태다.

카카오페이지 등 기존 플랫폼에 소설을 연재하는 건 비교적 활발하다. 산발적으로 소설을 서비스하던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5월 ‘문학/실용’ 카테고리(사진)를 도입했다. 최근 발간된 소설가 이외수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는 종이책 출간에 앞서 이 페이지에서 연재돼 구독자 40만 명을 기록했다. ‘유리’(박범신)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천명관) ‘단 한번의 사랑’(김홍신) 등은 2만∼10만 명의 독자를 확보했다. 그러나 길게는 수백 회의 연재 중 한 회차만 봐도 구독자로 셈해지기 때문에 허수가 적지 않다. 카카오페이지 측은 “로맨스, 무협, 판타지 등 장르 소설의 인기가 높지만 순문학에 가까운 소설들의 독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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