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찾아가는 금융캠프]“재테크 아닌 德테크 잘해야 진짜 인재”

박창규기자

입력 2017-06-07 03:00 수정 2017-06-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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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고려대 특강

5월 3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열린 ‘찾아가는 2017 청년드림 금융캠프’에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금융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금융업 진출에 필요한 자질을 설명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화려한 스펙, 학벌, 지식, 자격증, 어학점수…. 이런 것들이 여러분의 경쟁력일 수 있겠지만 더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 연단에 선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혼자만 유능해서는 사회생활에서 성공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테크가 아니라 남에게 덕(德)을 베푸는 ‘덕 테크’이며 덕을 쌓은 사람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그는 강연 도중 인재의 자질로 품성과 덕 같은 인간적 측면을 강조하는 ‘덕 테크’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100여 명의 학생들도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채널A, KEB하나은행, 고려대가 주최한 ‘찾아가는 2017 청년드림 금융캠프-고려대’에서는 함 행장과 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가 연사로 나서 금융업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의 진로 탐색에 필요한 생생한 노하우를 전했다.


○ “인성과 창의적 사고 함께 갖춰야”

“저는 요즘 말로 ‘흙수저’보다도 못한, 아예 숟가락이 없다고 할 만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함 행장의 별명은 ‘시골 촌놈’이다. 충남 논산의 강경상고를 나온 그는 1980년 은행원이 됐다. 이후 뛰어난 영업력을 발휘했다. 그는 2015년 하나-외환은행이 통합한 ‘KEB하나은행’의 초대 행장이 됐다.

그는 “스스로에게는 굉장히 엄격했다. 부단히 채찍질하며 모든 것을 걸고 은행 생활을 하다보니 행장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함 행장은 일처리와 관련해서는 매우 엄격한 편이다. 하지만 평소 후배들에게는 어머니처럼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 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

함 행장은 신입 행원을 뽑을 때도 지원자들이 지닌 재능만큼이나 인성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고 강조했다. 대다수의 지원자들이 업무 수행에 무리가 없을 만큼 충분한 스펙을 갖추고 있으니 스스로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더 중요하게 따진다는 것이다.

함 행장은 금융업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관행을 깨는 창의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은 예대마진을 가장 중요한 수입원으로 삼아왔다.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은행의 기본적인 수익추구 방식마저 위협하고 있다.

그는 “그 많던 비디오대여점이나 음반가게가 사라진 것처럼 은행 점포도 곧 자취를 감출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고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 상담을 할 정도로 바뀐 세상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 행장은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라는 고사성어를 소개했다.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에게는 힘과 젊음이 있으니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지금은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그럴수록 융합에 집중해야 합니다.”

함 행장의 뒤를 이어 연단에 오른 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는 핀테크(금융기술) 시대에 융합형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일리금융그룹은 데이터 기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핀테크 회사를 보유한 기업집단이다. 신 대표는 공인회계사, 보험계리사,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거쳐 2015년부터 데일리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이 여러 직업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 과정에서 성취감을 얻고 나만의 경쟁력도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 역시 처음부터 하나의 목표에 과도하게 집중하기보다는 순간의 관심거리를 어떻게 자신의 성과로 만들어갈지를 고민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신 대표는 “사회가 빠르게 바뀌는 만큼 한 회사에 평생 몸담는 일이 무의미한 시대가 올 것”이라며 “하나의 길에 너무 매몰돼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용회복위원회가 일대일 상담을 통해 신용등급 관리 요령 등 대학생들이 알아두면 좋을 금융지식을 전해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고금리 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이 저금리 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 햇살론 보증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이날 상담에 참여한 이다영 신복위 조사역은 “대출 연체 등에 따른 피해는 오랜 시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학생 때부터 꾸준히 신용등급을 관리하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KEB하나은행 인사담당자는 금융권 취업 노하우를 소개했다. 금융감독원은 학생들이 알아두면 유용할 금융지식을 설명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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