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로운 상황… 정서적으로 위축”

이승헌특파원 , 김수연기자

입력 2017-06-01 03:00 수정 2017-06-0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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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정신건강 위기’ 인용 보도
“아무도 믿지 못하고 체중도 불어”… 백악관 공보국장 3개월만에 하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워싱턴 정가에서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트럼프가 매우 고독한 처지라고 CNN이 지난달 30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와 최근 대화를 나눈 한 인사는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고독한 생활을 하고 있다. 정서적으로 위축돼 체중도 불었다. 아무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익명의 소식통들은 “대통령이 (해외 일정을 마치고) 이번 주 백악관으로 돌아왔지만 떠났을 때와 마찬가지”라며 “외롭고 화가 나고 많은 이에게 불만이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 “스스로 대통령직이 쉽지 않고, 어울리지 않는 자리임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첫 외국 순방을 앞두고 흥분하기는커녕 일정이 너무 길어질 것 같다고 불평했고, 우울해 보였다는 것이다.

AP통신은 트럼프가 국제사회 정상들에게 백악관 유선전화가 아니라 자신의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통상 국가 정상 간 통화는 보안상 안전한 유선전화를 통해서만 이뤄진다.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방식은 감청의 우려가 있고, 외교적 관례에도 맞지 않는다. 트럼프가 외교적 예의를 지키려 하지 않는 것은 공식 채널에 강한 불신이 있는 셈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에게 휴대전화 통화를 요구했고, 트뤼도 총리는 휴대전화로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프랑스 대선 직후 서로 휴대전화 번호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이 실제 휴대전화로 통화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 공보국장 마이크 덥키가 지난달 18일 자진 사퇴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30일 보도했다. 대선 경선 당시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저격수를 맡았던 그는 2월 백악관 공보국장에 발탁됐지만, 트럼프 측근들의 견제를 받아 왔다. 이 와중에 그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언론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ABC뉴스는 “덥키의 퇴진은 백악관 관료 구성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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