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인생]세컨드 하우스, 더 이상 꿈이 아니다!

강성휘 기자

입력 2017-05-26 01:39:00 수정 2017-05-26 14: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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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찍한 마당의 푸른 잔디에는 아침 이슬이 맺혀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보이는 넓은 창에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가득차 있고 뒤편으로는 멀리 산봉우리가 보인다. 햇살이 좋은 날이면 마당이나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신다. 부슬부슬 비가 오는 날에는 창밖 경치를 바라보며 때때로 풍겨오는 촉촉한 풀내음을 맡는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집에서 보내는모든 시간이 행복하다. 》
 

-언제든 머물다 올수 있는 힐링 하우스

평소엔 도심 아파트의 편리한 일상과 생활기반을 누리다가, 언제든 원할때면 자연 속 전원주택으로 떠나 ‘힐링’하는 삶, 중장년층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꿨을 법한 그림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박주현 씨(54·여)도 그랬다. 서울로 오기 전 미국 뉴욕 외곽 단독주택에서 보낸 시간이 그리워질 정도였다.


박 씨의 ‘미국 앓이’는 1년 전 제주도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면서 사라졌다. 세컨드 하우스란 말 그대로 별장처럼 쓸 수 있는 두 번째 집을 의미한다. 주말마다 도시를 떠나거나 날씨 좋은 곳에서 몇 달을 머무를 수도 있다.

박 씨의 세컨드 하우스는 제주 애월읍 고내리 해안도로와 맞닿은 2층짜리 전원주택이다. 5년 전 사둔 1650㎡ 땅에 5억 원을 들여 연면적 198㎡ 크기 2층 집을 지었다. 남는 땅에는 상가를 올려 세를 줬다.

세컨드 하우스 덕에 박 씨는 한 달에 3번, 보름가량을 제주에서 보낸다. 때로는 아들 내외와 함께, 때로는 박 씨 내외만 따로 와 시간을 보낸다. 해안도로와 접한 집 앞으로는 제주 해안을, 뒤로는 한라산 봉우리를 감상할 수 있다. 박 씨는 “준공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정말 만족한다”며 “특히 여름이나 겨울에 집에서 볼 수 있는 경치는 스트레스 해소에 더할 나위 없다”고 말했다.

최근 박 씨처럼 힐링용 세컨드 하우스를 장만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단독주택 인허가 실적은 7만5673건으로 2015년(6만8701건)에 비해 10%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인허가 실적이 53만4931건에서 50만6816건으로 5% 감소한 것과는 대비된다. 많아진 수요만큼 가격도 오름세다.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표준단독주택가격은 전년보다 4.75% 올랐다. 전년도 상승폭(4.15%)에 비해 0.6%포인트 오른 수치다. 특히 제주(18.03%), 부산(7.78%) 등 세컨드 하우스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제주와 부산뿐만 아니라 서울 도심과 가까운 경기 양평, 강원 홍천·횡성·양양 등도 세컨드 하우스 입지로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계절따라 더 좋은 기후에서 생활하는 걸 목적으로 세컨드 하우스를 물색하는 은퇴자 부부도 늘고 있다. 수도권 보다 온화한 지역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남부지방이나, 심지어 동남아에 장기 거주처를 물색하는 것이다. 미국 뉴잉글랜드 지방 등 동북부의 중상층들이 플로리다 등 남부에 작은 집을 마련해 겨울을 나듯이 피한(避寒), 피서를 위한 세컨드 하우스를 꿈꾸는 것이다.


-땅부터 시공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박주현 씨의 세컨드 하우스.

세컨드 하우스로서 전원주택은 누구나 선망하는 낭만이지만 이를 마련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과정은 험난하다. 박 씨도 그랬다. 땅을 사들이고 집을 짓기 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박 씨는 5년 전 제주 해안도로에 접하면서도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알아보기 위해 한 달 동안 다섯 번이나 제주를 찾았다. 자연환경보전지역이나 농림지역, 계획관리지역 등이 아니면서 건축이 가능한 땅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땅을 사들인 후에도 오랫동안 묵혀 놓은 탓에 떨어졌던 건축 허가가 취소돼 또 다시 시간과 발품을 들여야 했다.

고 센터장은 “건축행위가 제한된 개발제한구역이나 문화재보호구역 등은 피해야 하며 생태보전지구 1, 2등급인 땅도 사들이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땅을 고를 때에는 유치권, 분묘기지권 등 공시되지 않은 권리사항을 꼼꼼히 따지고 농축산 폐기물이 묻혀있지는 않은지, 30년 이상 된 보호 수종이 있지는 않은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축사나 하천 등이 지나치게 가까이 있지는 않은지도 확인해야 여름철 악취나 홍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땅을 구했다면 꿈꾸는 낭만에 절반은 다가간 셈이다. 문제는 남은 절반이다. 박 씨가 연면적 198㎡ 짜리 집을 짓는데 걸린 기간은 8개월. 육지보다 2배 이상 긴 기간이다. 자재를 조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공사를 할 수 있는 날이 제한돼있어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하고 개발부담금도 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비용이 애초 계획보다 30% 가까이 늘었다.

박 씨는 “지자체별로 건축 허가나 외형 등에 걸어둔 규제를 확인하고, 해당 지역의 시공사를 고르되 이들이 미리 지어둔 집을 통해 내가 원하는 집을 지을 능력이 되는지 미리 살피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의 방향은 남서향으로 하고 내구성이 강한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짓는 편이 좋다. 크기는 난방비와 같은 관리비를 줄일 수 있는 전용면적 59¤69㎡ 사이 소규모가 적당하다. 고 센터장은 “산사태 등을 피하기 위해 경사도가 15도를 넘지 않도록 기초공사 과정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제주시 노형동 다담하우제 현장.


세컨드 하우스를 장만하고 싶지만 땅 구매에서 주택 건설까지 절차가 복잡해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이들은 ‘완제품’ 격인 타운하우스나 레저형 아파트를 고려해볼만 하다.


타운하우스 - 현장방문 통해 꼼꼼히 따져야

제주 공항에서 차를 타고 제주시 노형동 시내 중심을 벗어나자 타운하우스 단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공동주택과 전원주택을 결합한 단지형 단독주택인 타운하우스 단지인 ‘다담하우제’ 건설 현장을 찾았다. 이미 1차로 준공된 집에 들어가 보니 넓은 창으로 보이는 탁 트인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시선을 옮기니 푸른 해안선이 좌우로 뻗어나갔다. 집 뒤편으로 난 창으로는 한라산 백록담 봉우리가 작게 보였다.

완제품인 타운하우스 역시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해야 한다. 우선 입지나 마감재, 주방용품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금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제주의 경우, 타운하우스 가격은 3억 원대에서 25억 원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조망과 동간거리, 단지 내 도로 폭은 실제로 현장을 방문해 꼼꼼히 살펴야 한다. 단지 내 일부 주택에서만 바다나 산이 보이는 경우가 많고, 동간거리가 좁아 사생활 침해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비울 경우 이를 관리해주는 업체의 서비스와 관리비용 등도 사전에 체크해 두어야 예산 이외의 지출을 막을 수 있다.


레저형 아파트 - 환금성·임대수익 장점


레저형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 중에서 관광지나 레저시설에 가까워 세컨드 하우스로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를 말한다.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에 비해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데다 현금 환급성도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세컨드 하우스를 장만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낮은 관리비용도 매력 포인트다.

레저형 아파트 입지로 인기 있는 곳은 부산과 제주처럼 서울과 접근이 편리하면서 관광 인프라가 잘 발달한 지역이다. 최근에는 강원 강릉, 정선, 속초, 양양 등 강원지역도 레저형 아파트 입지로 선호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레저형 아파트는 세컨드 하우스에서의 힐링과 더불어 임대수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당 지역 시장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했다가는 집값이 떨어지거나 임대 수요가 없어 큰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이 지나치게 낡지 않았는지도 살펴야 한다. 리모델링 비용만큼 집값이 오르지 않아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내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 레저형 아파트를 구입했을 경우 추가로 내야 하는 보유세와 양도세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레저형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공실 기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임대수익을 지나치게 기대하고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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