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나를 놓아주지 않아 내 문학 지킬 수 있었다”

장선희기자

입력 2017-05-12 03:00 수정 2017-10-1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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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관련 최초 기록물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개정판 출간한 황석영 작가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 기록을 민족과 역사 앞에 남겨야 한다는 무언의 책임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평생 광주라는 곳이 나를 놓아주지 않고 있어서 덕분에 다른 길로 가지 않고 제 문학의 특성을 지금까지 유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인 기록물로 꼽히는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넘어넘어)가 1985년 출간된 지 32년 만에 대폭 개정돼 나왔다.

소설가 황석영(74)은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책의 집필자로 나선 이후 인생이 뒤꼬여서 파란만장한 삶을 보냈다”면서도 “5·18항쟁의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려는 세력에 맞서 왜곡과 과장을 바로잡고 누락된 부분은 더 보완하고자 개정판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황석영은 유신독재 시절인 1976년부터 10년간 해남과 광주 등 전남 지역에 살면서 소설을 썼다. 1985년엔 ‘넘어넘어’ 초판에 집필자로 참여했다. 그는 “최근 전두환 씨가 회고록을 내서 발포 사실 등을 부인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자료에 다 사실로 나와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책은 시민들이 총을 들고 군사독재 정권에 맞선 1980년 5월 광주에서의 열흘을 기록했다. 민주화운동 단체 연대기구인 전남사회운동협의회가 항쟁에 참여한 시민과 목격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수집한 자료와 증언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이번 개정판에는 초판이 나온 뒤 드러난 계엄군 군사작전 관련 문서와 피해 보상 등에 대한 행정기관 공문 및 5·18 관련 검찰 수사와 재판 기록, 청문회 자료 등을 반영해 항쟁의 역사적, 법률적 성격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방대한 자료를 추가하고 오류를 바로잡으면서 분량이 300쪽에서 604쪽으로 늘어났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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