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건강해 보이기는 한데… 구체적 건강상태 공개해야

길진균기자 , 신진우기자 , 이승헌특파원

입력 2017-05-08 03:00 수정 2017-05-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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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7/대선 D-1]문재인측 “히말라야도 갔다 왔는데…”
홍준표, 5년전 금연… 小食 원칙 지켜… 안철수, 도보유세하며 “남는게 체력”
유승민, 도라지즙 챙기며 목관리 신경… 심상정, 매일아침 체력단련실서 운동


“김대중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미국 대선 후보도 건강 이상설을 해명하기 위해 건강검진을 받은 바 있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건강 이상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유포한 20대가 불구속 기소된 것을 두고 “국민의 알권리에 재갈을 물린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5·9대선 캠페인 과정에서는 후보들의 건강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지는 않았다. 선거 기간이 짧았던 데다 후보들의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젊어져 건강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후보가 자신의 건강 정보를 유권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학력 경력 재산 납세 병역 전과기록 등에 한해 후보자로부터 정보를 제출받아 공개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대선 후보의 건강 정보 공개가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다.

다만 후보가 고령이거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외부로 드러났을 경우 후보 스스로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는 있다. 상대 후보 측의 ‘공세’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1997년 대선 당시 김 전 대통령은 73세였고 클린턴 후보는 지난해 9·11테러 15주년 추모 행사에서 어지럼증으로 휘청거리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며 건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5년간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한민국호’를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는 만큼 유권자에게 대선 후보들의 정확한 건강 정보를 알려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주요 후보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문 후보(64)는 선거 초반 SNS 등을 통해 ‘건강 이상설’이 거론됐지만 각종 유세와 TV토론회 등을 통해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를 스스로 잠재웠다는 평가다. 문 후보 측은 “특전사 출신인 문 후보는 젊었을 때 스킨스쿠버 등을 즐겼고, 지난해에도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왔을 정도로 동년배들에 비해 체력이 좋다”고 했다. 실제 문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하루에 많게는 5개 안팎의 일정을 소화하며 전국 곳곳을 1만 km 이상 돌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일정 중단 등 ‘이상 징후’는 없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63)는 당 안에서 ‘강골’로 불린다. 체구는 크지 않지만 단단하고 다부진 편이다. 5년 전 담배도 끊었다. 다만 니코틴이 든 ‘금연껌’은 가지고 다닌다. 홍 후보는 자타 공인 ‘욱 하는’ 급한 성격으로 유명하지만 고혈압은 없다. ‘되도록 소식(小食)하고 반찬은 짜지 않게 먹는다’는 소소한 건강 원칙을 가지고 있다.

50대 대통령을 내세우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55)는 ‘120시간 뚜벅이 유세’ 도중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남는 게 체력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2012년 안 후보가 정치권에 입문한 뒤 병원을 다니거나 아파서 며칠 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평소에도 자택 인근 중랑천변에서 5∼6km를 자주 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2002년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대표 시절 급성간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뒤 술을 끊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59)는 최근 수면 시간이 4시간도 안 되지만 선거운동 후반으로 갈수록 표정이 밝아지고 있다. 지지자들의 응원을 ‘피로해소제’로 삼고 있다고 한다. 다만 잦은 유세 일정에 목이 쉬어버려 목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담배도 잠시 끊고 매일 도라지즙과 목사탕을 챙겨 먹는다. 유 후보는 ‘야구광’으로도 유명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 시절에는 야구팀을 꾸려 ‘부총리배 중앙행정기관 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58)는 정면 돌파하는 리더십으로 ‘철의 여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건강에 관해서도 강철 체력으로 알려져 있다. 심 후보는 매일 아침 국회 체력단련실에서 운동을 하는 등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

길진균 leon@donga.com·신진우 기자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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