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진열대, 종이 대신 전자 가격표

김성규기자

입력 2017-05-02 03:00 수정 2017-05-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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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서버에서 가격정보 자동 변경… 일일이 교체 수고 덜고 비용도 줄여
LG CNS, 전국 GS매장에 공급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탑재된 ‘전자 가격표’가 슈퍼마켓 진열대에 붙은 종이 가격표를 본격적으로 대체해가고 있다.

LG CNS는 최근 GS수퍼마켓 전국 100여 개 매장에 전자가격표시기(ESL·Electronic Shelf Label·사진) 50만 개를 올해 10월까지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일 밝혔다. 전국 단위 유통 매장에 ESL이 공급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ESL은 ‘전자종이’를 기반으로 한 소형 디스플레이 기기다.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소비 전력이 적고,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정보를 화면으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의 화면과 비슷하다.

ESL은 IoT 기술을 활용해 중앙 서버에서 상품 가격정보를 변경하면 자동으로 변경된 가격이 표시되게 할 수 있다. 매장은 가격표 인쇄에 들어가는 종이, 코팅, 디자인 등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장 직원이 수작업으로 가격표를 일일이 교체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가격표 관리에 들어가는 노력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중앙 통합관제 시스템과 연결돼 있어 전국 단위 상품 마케팅을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중앙 시스템에서 가격을 바꾸면 연결된 전국 모든 매장의 상품 가격을 동시에 바꿀 수 있다.

중앙에서뿐만 아니라 매장별로도 상품 관리가 쉬워진다. 매장의 고객 유형과 규모 등을 고려해 매장별로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신선도가 중요한 농수축산물의 경우 상황에 따라 모바일 상품 관리 시스템으로 시간 한정 할인판매를 적용함으로써 신선식품의 재고 및 폐기에 따른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프랑스 등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돼 온 ESL 시장은 점차 국내에서도 성장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GS수퍼마켓은 내년까지 전체 300개 매장에 ESL을 확대할 예정이며, LG CNS는 인도네시아 현지 대형 유통사에 ESL 공급 계약을 협의 중이다. 2015년 9월 삼성전기에서 분사해 해외 ESL 사업에 집중해 오던 ‘솔루엠’도 국내 시장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롯데정보통신도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업계는 국내 ESL 잠재 시장을 중대형 유통 매장 기준으로는 7000억 원, 소형 유통 매장까지 합치면 1조 원 정도로 보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향후 ESL에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탑재되면 스마트폰을 ESL에 갖다 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돼 집으로 배달해주는 ‘태그 앤드 고(Tag and Go)’ 같은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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