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항 8년새 직원수 11배… 저비용항공사 일자리 ‘고공행진’

이은택 기자

입력 2017-03-30 03:00 수정 2017-03-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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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커지며 고용 트렌드 주도


국내 첫 저비용항공사(LCC)로 출범한 제주항공은 2006년 첫해만 해도 직원이 273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성장세 덕에 2009년에는 총 직원이 400명을 넘었고 2011년에는 500명, 2012년에는 7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총 직원은 1871명. 올해는 신규 채용 인원을 더하면 2008명이다. 불과 11년 만에 직원이 7.3배로 늘어난 것이다.

LCC가 일자리 창출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국내 경제 침체로 고용 부문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항공 분야만큼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주요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는 침체를 면하지 못했지만 항공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제주항공과 LCC 선두를 다투고 있는 진에어는 2008년 출범 첫해만 해도 총 직원이 127명에 불과했지만 매년 채용이 늘어 지난해는 1473명으로 증가했다. 8년 만에 약 11.6배로 늘었다. 2011년 출범한 티웨이항공도 첫해 직원이 360명이었지만 지난해 115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운항을 시작한 에어서울은 222명으로 시작해 올해는 372명까지 인력을 늘릴 예정이다. 에어부산도 2008년 출범 이후 매년 100∼280여 명을 채용했고 올해는 300명 이상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산업에서 특정 분야의 모든 기업이 동반성장하며 급격히 채용을 늘리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최근 일각에서 “LCC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성장세만 놓고 보면 아직도 성장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분위기다. 한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LCC들은 기존 고객들만 놓고 다툼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노선을 꾸준히 개척하고 다양한 저가 티켓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일자리 숫자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고용 트렌드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청년 취업난과 여성 일자리 부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LCC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전체 직원 중 45%인 490여 명이 여성이다. 지난해 정기 승격 직원 57명 중 34명(60%)도 여성이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일자리 창출 유공자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각 항공사는 대학과 산학협력을 통해 승무원 인턴 기회 등을 제공하고 이를 정식 채용과 연계하기도 한다. 특히 진에어는 ‘차별 없는 채용문화 정착’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2008년 출범부터 신입 직원을 뽑을 때 연령, 전공, 성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학력 제한은 2014년 하반기 이후 폐지했다. 과거 일부 항공사는 성별을 가려 직원을 뽑거나 남성 승무원은 몇 년간 뽑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LCC들은 올해도 대규모 채용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진에어는 이달 초 상반기 신입 객실승무원 채용을 진행해 총 90여 명을 뽑았다. 제주항공도 객실승무원, 정비직, 일반직 등 총 200여 명을 상반기 신규 채용하기로 하고 지난달 말 공고를 낸 뒤 진행 중이다. 에어서울은 “올 하반기 항공기 2대를 추가로 도입하고 노선도 4개가 신설될 예정이라 150여 명을 새로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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