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美 우선주의’ 만민평등 복음정신에 어긋나”

전승훈기자

입력 2017-01-24 03:00 수정 2017-01-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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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대 개신교 단체 NCCUSA 제임스 윙클러 총무

미국교회협의회(NCCUSA)의 제임스 윙클러 회장겸 총무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에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언급했던 ‘감사하다’는 말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대북 강경정책을 취할까 심하게 우려됩니다. 미국의 개신교 대표자들이 트럼프 대통령 측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 최대 개신교 단체인 미국교회협의회(NCCUSA)의 제임스 윙클러 회장 겸 총무(59·사진)가 23일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관계자들을 만나 한반도 평화 문제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8일 5박 6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한했다.  

 윙클러 총무는 19일 리퍼트 전 대사와 만났다. 리퍼트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쿠바와 관계를 개선하고, 이란과 핵협상을 타결했던 것처럼 북한과 평화조약을 맺지 못한 것이 가장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윙클러 총무가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대해 “취임 연설이 온통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라는 말로 채워져 있었는데, 미국인만이 우월하다는 생각은 만민이 하나님 앞에 평등하다는 복음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사에는 ‘감사하다’는 말이 꼭 들어갔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감사하다는 말이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윙클러 총무는 4월 미국 개신교회를 대표해 미국 의회와 행정부에 할 법률과 정책 제안을 준비 중이다. 그는 “트럼프 정부에 대북 선제공격은 안 되며, 사드 배치를 철회하고 한반도 평화조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내년 초 미국교회협의회 대표단이 북한과 남한을 방문하고 평화의 사절단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교회협의회는 에큐메니컬(교회 일치와 연합) 노선을 표방하는 미국 내 38개 교단 3500만 명의 교인들이 속해 있다. 교회협은 마틴 루서 킹 목사를 도와 1960년대 인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이후 베트남 전쟁 및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에 반대하고 한국의 민주화운동 등을 지원하는 연대활동을 벌여 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 인종차별주의 정책을 계속 펴 나간다면 곧 미국 시민들의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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