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흔들면 일자리 13만개 위태

김창덕기자 , 서동일기자

입력 2017-01-19 03:00 수정 2017-03-20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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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취임 D-1]트럼프發 보호무역… 한국경제 코앞에 닥친 먹구름
현경硏 “최악 경우 年3만개 증발”
中제품 대미수출 10% 줄어들면 한국 中수출 18억달러 연쇄 타격


 미국에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제 벌어지면 트럼프 임기 4년간 12만7000개의 국내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미중 무역 충돌도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동아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이 ‘트럼프 시대’ 개막 후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2020년 4년간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130억1000만 달러(약 15조2217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액 감소에 따른 취업유발계수를 통해 추정한 국내 일자리 감소 규모는 연간 3만∼3만3000개씩 4년간 총 12만7000개였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한미 FTA를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중국 한국 등과의) 끔찍한 무역협정을 완전히 재협상할 것”이라고도 공언했다. 한미 FTA는 어느 한쪽이 상대국에 해지를 희망한다고 서면으로 통보하면 180일 이후 종료된다. 물론 미국에서는 의회가 FTA 체결 권한을 갖고 있어 트럼프 정부가 독단적으로 폐기를 결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재협상’으로 수위를 낮춰도 트럼프 정부는 자동차 등 미국이 대규모 적자를 낸 부문만 집중적으로 수정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누려 온 FTA 효과가 ‘폐기’ 못지않게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45%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약하며 중국과 대립 각을 세우고 있는 것도 한국 경제에 심각한 리스크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타격을 입으면 중간재 등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중 중간재 비중은 2015년 기준으로 73.4%나 된다. 현경연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연 18억7000만 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주원 현경연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40%에 가까운 만큼 두 국가의 수출 전선이 동시에 차질을 빚으면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동일 dong@donga.com·김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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