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는? 패션이다!
김동욱 기자
입력 2017-01-12 03:00 수정 2017-01-12 03:00
미세먼지-독감예방 등 기능적 역할 넘어 얼굴 가리개-의사표현 수단으로 일상화
하얀색 천 일색서 탈피 패션 아이템 각광… 작년 11∼12월 매출 전년동기比 65% 급증
우선 계절을 따지지 않고 오는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마스크는 꼭 지참해야 할 용품이다.
“감기는 기침을 할 때 나오는 비말(침방울)로 전파가 된다. 마스크를 쓰면 감염원이 퍼지지 않는 효과가 있다. 100% 막진 못하지만 감염 가능성을 줄여준다.”(김민수 내과 전문의)
기능적 이유도 있지만 신분을 감추기 위한 용도로도 마스크는 아주 긴요하게 사용된다. 공교롭게도 최근 TV와 신문에서 자주 보이는 인물들이 마스크를 쓰고 나온다. 국정 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는 특별검사 사무실 소환 때 마스크를 착용했다. 대한항공 기내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임모 씨도 경찰 조사 때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이처럼 경찰, 검찰 소환 때 마스크는 거의 필수품이 됐다.
“법원의 확정 판결이 있기 전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으로 초상권 침해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허용하고 있다. 경찰서마다 마스크를 위한 예산은 없고, 본인이 가져오거나 경찰이 갖고 있는 마스크를 빌려주는 경우도 있다.”(현직 경찰관)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의 범인 초상권도 보호돼야 한다는 권고로 마스크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허가하고 있다. 수감시설에서 영치금으로 자비 구매물품인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법무부 대변인실)
공항에서도 마스크를 쓴 연예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명 ‘공항패션’으로 주로 연예인들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출입국 때 자주 사용한다.
“신분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착용하지만 오히려 더 눈에 띄어 사람들이 주목하기도 한다. 여기에 비행기에서 잠을 못 자서 초췌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도 쓴다. 반드시 공항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침 같은 것은 없다.”(연예기획사 관계자)
밋밋한 하얀색 천이 대표적인 이미지였던 마스크는 최근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2014년부터 중국과 홍콩에서는 마스크 패션쇼가 연례행사로 열리기 시작했다. 미국 CNN도 “중국을 뒤덮은 미세먼지로 마스크 착용이 불가피해지면서 마스크가 기능적 역할을 넘어 하나의 패션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패션 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11, 12월 패션 마스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5% 늘었다.
“17년 전 처음 디자인을 색다르게 한 패션 마스크를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최근에는 다양한 디자인에 필터 기능도 넣은 마스크가 많이 팔리고 있다. 경쟁 업체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패션 마스크 전문업체 ‘사쿤’ 관계자)
패션디자이너 허환 씨는 “마스크의 유행은 단순한 패션현상이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숨긴 채 익명으로 살고 싶은 시대정신의 표현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처럼 실생활과 TV에서 자주 보이고 연예인에게뿐 아니라 패션으로도 각광받는 마스크 전성시대를 어떻게 봐야 할까? “마스크는 민낯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위안의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이화여대 시위 때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는 등 사회적으로 당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마스크가 시대적 의사표현의 한 도구가 되고 있다.”(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하얀색 천 일색서 탈피 패션 아이템 각광… 작년 11∼12월 매출 전년동기比 65% 급증
인터넷 발달에 따른 익명성 추구와 시대적 의사표현의 도구로 패션 마스크가 각광받고 있다. 마스크는 패션쇼에 등장하기도 하고 연예인들의 ‘공항 패션’ 필수품이 됐다. 미세먼지와 독감을 막는 동시에 개성을 나타내기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 정착한 마스크도 등장했다. 홍콩패션위크 홈페이지·인터넷 화면 캡처
마스크는 현대사회에서 필수품이 됐다.우선 계절을 따지지 않고 오는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마스크는 꼭 지참해야 할 용품이다.
“감기는 기침을 할 때 나오는 비말(침방울)로 전파가 된다. 마스크를 쓰면 감염원이 퍼지지 않는 효과가 있다. 100% 막진 못하지만 감염 가능성을 줄여준다.”(김민수 내과 전문의)
기능적 이유도 있지만 신분을 감추기 위한 용도로도 마스크는 아주 긴요하게 사용된다. 공교롭게도 최근 TV와 신문에서 자주 보이는 인물들이 마스크를 쓰고 나온다. 국정 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는 특별검사 사무실 소환 때 마스크를 착용했다. 대한항공 기내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임모 씨도 경찰 조사 때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이처럼 경찰, 검찰 소환 때 마스크는 거의 필수품이 됐다.
“법원의 확정 판결이 있기 전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으로 초상권 침해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허용하고 있다. 경찰서마다 마스크를 위한 예산은 없고, 본인이 가져오거나 경찰이 갖고 있는 마스크를 빌려주는 경우도 있다.”(현직 경찰관)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의 범인 초상권도 보호돼야 한다는 권고로 마스크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허가하고 있다. 수감시설에서 영치금으로 자비 구매물품인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법무부 대변인실)
공항에서도 마스크를 쓴 연예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명 ‘공항패션’으로 주로 연예인들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출입국 때 자주 사용한다.
“신분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착용하지만 오히려 더 눈에 띄어 사람들이 주목하기도 한다. 여기에 비행기에서 잠을 못 자서 초췌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도 쓴다. 반드시 공항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침 같은 것은 없다.”(연예기획사 관계자)
밋밋한 하얀색 천이 대표적인 이미지였던 마스크는 최근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2014년부터 중국과 홍콩에서는 마스크 패션쇼가 연례행사로 열리기 시작했다. 미국 CNN도 “중국을 뒤덮은 미세먼지로 마스크 착용이 불가피해지면서 마스크가 기능적 역할을 넘어 하나의 패션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패션 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11, 12월 패션 마스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5% 늘었다.
“17년 전 처음 디자인을 색다르게 한 패션 마스크를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최근에는 다양한 디자인에 필터 기능도 넣은 마스크가 많이 팔리고 있다. 경쟁 업체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패션 마스크 전문업체 ‘사쿤’ 관계자)
패션디자이너 허환 씨는 “마스크의 유행은 단순한 패션현상이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숨긴 채 익명으로 살고 싶은 시대정신의 표현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처럼 실생활과 TV에서 자주 보이고 연예인에게뿐 아니라 패션으로도 각광받는 마스크 전성시대를 어떻게 봐야 할까? “마스크는 민낯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위안의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이화여대 시위 때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는 등 사회적으로 당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마스크가 시대적 의사표현의 한 도구가 되고 있다.”(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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