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아이와 함께라면 언제든 귀국”…이대 학점 특혜 의혹 시인

올보르=동정민특파원 , 이세형기자

입력 2017-01-03 02:57 수정 2017-01-0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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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법원, 이달말까지 정 씨 구금 예정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가 2일(현지시각)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게 해주면 언제든지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정 씨는 이날 덴마크 북부 노르윌란주의 주도인 올보르시 법원에서 진행된 예비 심문을 받던 중 휴식시간에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정 씨는 또 "구금을 풀어주면 사흘 내 현지 생활을 정리하고 자진 귀국하겠다"고도 했다.

정 씨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대부분 부인했다. 특히 삼성의 특혜 지원에 대해서 정 씨는 "(나는) 삼성이 지원하는 6명의 승마 선수 중 1명을 뿐이다"고 말했다. 또 "삼성이 스폰서를 해서 말을 탔고 엄마가 사인을 요구해 몇몇 서류에 사인했을 뿐 정말 아는 게 없다"며 "돈이 얼마나 왔고,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아는 사람은 캄플라데(승마 코치)와 엄마 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나는 지난해 8월 독일로 온 뒤 '말도 그만 타겠다'고 엄마에게 말했고, 엄마랑 재산포기 각서까지 썼다"며 최 씨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과 학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2015년에 F를 받았고, 이듬해에도 F학점을 받았다. 그래서 제적이 되는 상태였다. 그때 처음으로 최경희 전 총장과 류철균 교수를 만났다"고 밝혔다. 이후 "자신은 면담 자리를 나왔고 이후에 자신도 모르게 학점이 나왔다"며 특혜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또 "자퇴를 해달라고 엄마에게 계속 말했다"며 "애를 키우고 싶었다"고도 했다.

그는 변호사는 어떻게 쓰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독일에서는 변호사를 선임했지만, 덴마크에서는 국선 변호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덴마크 생활을 묻는 질문에는 "지난해 9월28일 덴마크에 왔고, 2주 전쯤 독일 비자를 받으러 (독일로) 하루 다녀왔다"며 "여기서 쇼핑을 하러 다니고 하지는 않다"고 소개했다.

그는 평소 박근혜 대통령을 '이모'로 불렀다고 알려진 것과 관련해 "박 대통령을 만난 것은 아버지가 (박 대통령 비서실장격으로) 일할 때였다"면서 "오래 전 초등학교 때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덴마크 법원은 정 씨에 대해 이달 30일 오전 9시까지 구금하기로 결정했다. 정 씨 측은 이에 반발해 항소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덴마크 경찰은 1일 국내 취재진의 신고로 올보르시 외곽의 한 주택에 은신해 있던 정씨 등 5명을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했다. 한국 경찰청은 2일 정씨에 대한 법무부의 긴급인도구속 청구서를 덴마크 인터폴에 전달한 상태다.

올보르=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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