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쌓인 철길의 낭만 영화주인공 돼볼까

손가인기자

입력 2016-12-08 03:00 수정 2016-12-08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관광公, 전국 간이역 4곳 추천

 
서양식 간이역과 일본 가옥의 건축양식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전북 군산시 임피역. 한국관광공사 제공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간이역과 철길 위에 소복이 쌓인 눈. 누구의 발자국도 남지 않은 하얀 눈밭을 밟는 소리. 올겨울,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12월의 간이역 여행’을 주제로 연말에 들러볼 만한 전국의 작은 철도역 4곳을 추천했다. 지난 1년을 차분하게 돌아보고 싶은 여행객에게 간이역은 안성맞춤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 양평 구둔역

 1940년 만들어진 간이역이다. 역사는 물론이고 광장, 철로, 승강장까지 등록문화재 296호로 지정돼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인적 드문 철로 위를 나란히 팔 벌리고 걷는 남녀 주인공의 풋풋한 데이트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구둔역은 올해 말 새 단장을 마쳤다. 옛 역무원 사무실을 카페로 꾸몄다. 고구마피자와 빵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장도 곧 문을 열 예정이다. 문의는 양평군청 관광진흥과로 하면 된다. 031-770-2490



○ 태백 철암역

 강원 태백시 철암동은 1989년 정부가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을 펴기 전까지 꽤 번성했던 곳이다. 한때는 인구가 5만 명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한적한 시골 동네가 됐다. 철암역 옆에는 등록문화재 21호로 지정된 철암역두선탄장이 있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안성기와 박중훈이 비를 맞으며 주먹다짐을 하던 곳이다. 선탄장 건너편에는 197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마을이 있다. 033-550-2081

○ 논산 연산역

 대전과 논산 사이에 있다. 상·하행을 더해 기차가 하루에 10차례 정차하지만 이 역에서 기차를 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덕분에 연산역의 시간은 느긋하게 흐른다. 이곳에는 등록문화재 49호로 지정된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급수탑이 있다. 탑은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1911년 세워졌다. 1970년대에 증기기관차가 디젤기관차로 바뀐 뒤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있다. 연산역에서는 미리 신청을 한 방문객이 선로전환기 조작과 트롤리 승차 등 철도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해 준다. 041-746-5741∼3

○ 군산 임피역

 1924년 군산선 간이역으로 일제가 한반도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만들었다. 역사는 1936년에 새로 지은 게 남아 있다. 서양 간이역과 일본 가옥 양식을 결합한 건축양식이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208호로 지정됐다. 더 이상 열차가 서지 않아 전시시설로 바뀐 뒤 인기 관광상품이 됐다. 역에서 가까운 군산 도심의 해망로와 군산 내항 일대에 즐비한 근대건축물은 군산만의 특색 있는 관광 명소다. 관광 문의는 군산시청 관광진흥과로 하면 된다. 063-454-3302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