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麵)이 좋다]“후루룩” 농심라면 50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다

황효진기자

입력 2016-11-22 03:00:00 수정 2016-11-2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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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라면업계에 첫발… ‘농심라면’ 히트 치며 승승장구
신라면-짜파게티 등 라면 열풍 이어가며 종주국 일본 따돌려


 라면의 효시는 1958년 일본 닛신식품이 출시한 치킨라면이었다. 닛신식품의 창업자 고 안도 모모후쿠가 면을 기름으로 튀기는 것을 보고 라면을 만드는 방법을 착안해 냈다. 그가 만든 인스턴트라면은 ‘마법의 음식’이라 불리며 일본을 뒤흔들었고, 나아가 전 세계인의 식생활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1960년대 우리나라는 농업인구가 80%를 넘는 전통적인 농업국가이면서도 식량 자급률은 60%에 불과했다. 모두가 굶주렸던 시대에 값싸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라면이야말로 한국에 꼭 필요한 먹거리였다. 1963년 삼양식품이 일본의 라면 기술을 그대로 전수받아 삼양라면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한국 라면 50년 역사와 농심의 발자취


 농심은 1965년 창립된 이래 50년 이상 장인정신에 입각한 최고의 품질과 기술로 식품 한 길만을 걸어온 국내 정상의 식품 기업이다. 농심은 1965년 9월 첫 제품을 내고 라면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해표라면’ ‘뉴라면’ 등 경쟁 제품들도 쏟아졌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 라면 시장은 성장기에 접어든다. 농심은 1970년 국내 최초로 ‘짜장면’을 인스턴트화해서 제품을 출시했다. 이는 짜파게티의 시초로 국내 첫 짜장라면이라는 데에 의의가 있다. 1975년에는 농심의 히트작 ‘농심라면’이 출시됐다. 농심라면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 카피로 화제가 됐다. 급격한 도시화의 진전으로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던 당시 정서를 잘 파고들었다는 분석이다. 이 제품의 인기로 롯데공업주식회사에서 출발한 회사명을 1978년 지금의 ‘농심’으로 바꾸고 라면 시장에서의 경쟁을 본격화했다. 

 1980년대는 한국 라면 시장의 황금기라 불린다. 농심은 라면의 맛과 품질은 ‘수프’에 있다고 생각하고, 경기 안성에 수프 전문공장을 세웠다. 이 공장 덕분에 1982년 너구리를 비롯해 육개장사발면(1982년), 안성탕면(1983년), 짜파게티(1984년), 신라면(1986년) 등 대형 히트작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농심은 이러한 히트 제품들의 영향으로 1985년 3월 시장점유율 약 40%로 업계 1위에 올라섰다.

 1980년대 후반에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용기면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경기장에서 ‘육개장사발면’을 먹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TV를 통해 퍼지면서 세간에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특히 육개장사발면은 용기면의 대중화를 이끈 제품으로 현재까지 용기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1990년대는 라면 제품이 다양화되고 라면업체들의 해외 진출로 전체 라면 시장이 도약하는 시기였다. 농심은 오징어짬뽕(1992년), 생생우동(1995년), 신라면컵 및 신라면큰사발(1997년) 등 인기 제품들을 출시해 업계 1위 자리를 확실히 굳혔다.

 농심은 1996년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준공했고, 1998년 중국 칭다오, 2000년 중국 선양,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섰다. 특히 신라면은 농심의 대표적인 수출 라면으로 현재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스위스의 지붕 융프라우부터 히말라야 산맥, 지구 최남단 푼타아레나스까지 신라면의 식품외교는 현재 진행형이다.




식품 한류의 주역 ‘신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라면은 단연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찾아 만든 농심의 걸작이다. 제품 개발 당시 ‘깊은 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을 개발하고자 했던 농심은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 등의 재료를 배합해 만드는 우리나라 전통의 종합 양념 ‘다진 양념’(일명 다대기)을 주목했고, 이를 활용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구현한 ‘신라면’을 개발했다.

 신라면의 매운맛은 출시와 동시에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신라면은 1991년부터 굳건한 국내 라면 시장 1등의 자리로 오르게 되었다. 이제 신라면은 세계 100여 개국으로 수출되며 한국인의 매운맛을 세계에 전하는 식품 한류의 주역이 되었다.

 신라면은 세계 최대 항공사의 기내식까지 점령했다. 농심은 2013년 5월, 업계 최초로 신라면컵을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 아메리칸항공 기내식으로 공급했다. 

 유럽 알프스 최고봉, 해발 4000m가 넘는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신라면은 이곳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 필수 먹거리로 통한다. 관광열차인 산악열차를 2시간가량 타고 융프라우 정상에 서면 비로소 전망대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곳이 바로 ‘신라면컵’이 판매되는 전망대 매장이다. 전망대 매장을 운영하는 스위스인 소케 씨는 “융프라우 최고 별미인 신라면컵은 성수기 하루 판매량이 약 1000개에 이르는 인기 상품이다”고 전했다.

 세계 최고봉이 모여 있는 ‘히말라야’에서도 신라면을 찾을 수 있다. 히말라야 산맥에 둘러싸인 나라 네팔이 대표적이다. 등산 마니아들이 한 번쯤은 도전한다는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여러 국가의 트레킹족들이 산을 오르기 전 배낭에 챙기는 간식이 바로 ‘신라면컵’이다.

 
신라면은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다. 중국 상해 대형마트와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구수한 시골 장터 우거지장국 ‘안성탕면’


 매운맛보다는 구수한 맛을 선호하는 이들은 안성탕면을 주로 찾는다. 1983년 출시된 안성탕면은 시골 장터의 우거지장국 맛을 모티브로 한 제품이다. 농심은 된장과 쇠고기를 베이스로 한 라면을 개발해 오랜 농경문화 속에서 형성된 한국인 고유의 정서까지 담고자 했다. 특히, 안성탕면은 농심이 1982년 설립한 안성 수프 전문 공장의 수프 제조 설비를 활용한 진공건조라는 첨단 방식을 사용해 라면에 최초로 ‘탕(湯)’의 개념을 적용한 제품이다.


오동통한 면발의 해물우동 ‘너구리’


 굵고 쫄깃한 면발, 시원한 해물 맛 국물을 선호하는 이들은 너구리를 즐겨 찾는다. 너구리는 농심이 1982년 선보인 우리나라 최초의 우동 타입 라면이다. 농심은 겨울이면 생각나는 뜨끈한 우동국물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맛을 더해 너구리를 개발해 냈다. 기존 라면과는 다른 두툼한 면발과 한국식 얼큰한 해물 국물은 당시로선 ‘발상의 전환’이었고, 이전에는 맛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맛이었다.


전 국민의 별식 짜장면 ‘짜파게티’

 농심이 1984년 선보인 짜파게티는 전 국민이 사랑하는 별식인 짜장면을 인스턴트화한 라면이다. 농심은 당시 시중에 나와 있던 기존 짜장라면이 갖고 있던, 수프가 면에 잘 섞이지 않고 수제비처럼 뭉치는 등 단점을 보완해 짜파게티를 선보였다. 농심은 당시 국내 최초로 수프 제조에 그래뉼 공법을 도입해 잘 비벼지는 수프를 개발했고, 푸짐한 건더기와 한층 진한 짜장의 맛을 재현해 중국 음식점에서 바로 주문한 간짜장의 풍미를 그대로 살려냈다.


한식 라면 열풍 선구자 ‘보글보글부대찌개면

 지난해 라면 시장에 중화풍 라면 열풍이 불었다면, 올해 라면 시장은 부대찌개라면이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 선두 주자는 농심이 8월 선보인 보글보글부대찌개면. 농심은 라면과 부대찌개의 조화에 주목하고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을 내놓았다. 부대찌개에 라면사리를 꼭 넣어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을 간파한 것이다. 실제 부대찌개 못지않은 맛을 담고 있는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은 출시와 동시에 소비자의 큰 사랑을 받으며 현재 라면 시장 2위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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