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처럼… 소방관 웨어러블 로봇 등 첨단 기술 한눈에

박성민기자

입력 2016-11-15 03:00 수정 2016-11-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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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안전산업박람회 16일 개막… 사흘간 고양시 킨텍스서 열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첨단 슈트처럼 소방관의 신체 능력을 높여 구조활동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산소통 등 구조장비의 체감 무게를 30%까지 줄인다. 국민안전처 제공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초인적인 능력으로 지구를 구한다. 평범한 개인을 슈퍼히어로로 만들어 준 건 첨단 기술이 결합된 아이언맨 슈트다. 만약 우리 주변의 영웅들에게 이런 슈트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하늘을 날고 레이저를 발사하는 것까지는 아니라도 뛰어서 10분 걸리는 거리를 5분이면 갈 수 있고, 100kg짜리 짐을 50kg으로 줄여 주는 슈트 말이다. 이런 슈트가 있다면 화마(火魔)를 뚫고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이 정말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아이언맨 소방관’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국민안전처와 산업통상자원부, 경기도가 16일부터 사흘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하는 제2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이다. 안전처는 이번 박람회에서 재난 안전 분야의 최첨단 기술과 장비를 대거 선보인다. 지진, 싱크홀 등 최근 늘어나고 있는 재난 상황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행동 요령을 배울 수 있는 30여 개 체험관도 마련한다.

○ 웨어러블 아바타 등 첨단 안전 로봇 눈길

 
일상생활과 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난 상황을 체험하고 국내외 첨단 안전장비와 기술을 확인하는 제2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가 1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박람회에서 어린이들이 지하철 내 화재 발생 시 대피 요령을 배우는 모습이다. 국민안전처 제공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은 거센 화염 외에 무거운 장비와도 사투를 벌인다. 20kg 안팎의 산소통을 짊어지고 수십 개의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있다. 이때 옷처럼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로봇을 입으면 소방관의 체력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웨어러블 로봇은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미리 파악해 작동하기 때문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활동할 수 있다. 구조 장비의 체감 무게가 30% 수준으로 줄어들 뿐 아니라 추가로 산소통을 가져갈 수 있어 오랜 시간 구조 작업을 벌일 수도 있다.

 웨어러블 로봇이 상용화 단계에 이른 나라는 이스라엘, 일본, 미국에 이어 한국이 4번째다. 이명수 안전처 재난안전산업과장은 “일부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개선하면 1, 2년 뒤 완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폭발이나 붕괴로 구조대 진입이 어려운 곳에는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는 ‘아바타 로봇’을 투입할 수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개발한 장비다. 조종자가 센서를 부착한 슈트를 입고 움직이면 로봇이 사람의 동작을 따라 하는 것이다. 손가락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로봇에 그대로 전달된다. 이르면 3년 안에 재난 현장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재난 예방 기술도 소개된다. 건설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나면 매몰자의 위치 파악이 가장 중요한데, 휴대전화나 무전기 등 기존 통신기기는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IoT 안전모는 영상과 음성 위치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전달해 구조를 돕는다. 상황실과의 양방향 대화도 가능하다. 공중화장실 등 우범 지역의 치안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도 선보인다. 비명 인식 장치는 다급한 상황에서 별도의 신고 없이도 비명 소리만 감지해 경찰에 자동으로 구조를 요청할 수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국내 38개 기업이 참가한다. 해외에서도 20개국, 50개 기업이 참가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846억 원 규모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다.

○ 지진이 발생하면? 몸으로 배우는 대피 요령

 
재난 피해를 줄이려면 행동 요령을 몸으로 익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올해 울산과 경북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평소 정확한 대피 요령을 접하지 못한 일부 주민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 수업이나 민방위 훈련 때 재난 대응 교육과 연습이 진행되지만 그동안 지진에 대해서는 ‘실전 같은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박람회에선 실제 지진을 방불케 하는 체험관이 운영된다. 일반 주택과 비슷한 공간에서 지진 강도에 따라 달라지는 위력을 느낄 수 있다. 방이나 거실 주방 등 장소에 따라 대피 요령이 어떻게 다른지 직접 배울 수 있다. 경주 지진 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던 ‘생존 배낭’도 선보인다. 모포와 방재 두건, 마스크 등 실제 쓰이는 구호 물품을 이용해 생존 배낭을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또 어린이를 위해 간이 지진계를 만들어 보는 체험도 진행된다.

 미국 일본 등 방재 선진국은 어려서부터 재난 대피 요령을 가르친다. 미국은 각 주에 한 곳 이상의 ‘안전마을’을 갖추고 여름방학 때 2주간 어린이캠프를 운영한다. 일본은 전국 145개 방재센터에서 지진 화산 등 재난 유형에 따른 대피 요령을 배운다. 어떤 유형의 재난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행동 요령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다.

 안전처는 2020년까지 68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국에 지진체험관 8곳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안전처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다양한 재난 상황에 맞춰 가정과 회사, 거리 등에서 필요한 대피 요령과 구체적인 탈출 장비 사용법 등을 배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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