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복덕방 몰려오나” 위기 맞은 공인중개업계

김재영기자

입력 2016-11-09 03:00:00 수정 2016-11-0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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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중개’ 1심 무죄판결 여파

  ‘변호사 복덕방’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공인중개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포화 상태의 중개시장에 변호사까지 가세해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기존 보수체계가 흔들리는 등 상당한 파장도 예상된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중개업계도 구멍가게 수준에서 벗어나 선진화, 대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변호사 복덕방’…도전받는 중개업

 8일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국민들은 법률전문지식이 있는 변호사를 통해 값싸게 부동산을 매매, 임대차할 수 있고 변호사는 부동산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반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변호사의 업역(業域) 침탈을 묵인한 어처구니없는 판결”이라며 “‘트러스트 부동산’의 위법 행위를 찾아 추가 고발하고 시위나 집회도 불사할 것”이라고 맞섰다.


 앞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나상용)는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트러스트 부동산’의 공승배 변호사에게 국민참여재판 끝에 무죄를 선고했다.

 2, 3심에서도 비슷한 판단이 나올 경우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던 변호사업계가 중개시장에 뛰어들면 경쟁이 격화되고, 수수료 인하 출혈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트러스트 부동산은 거래 부동산의 가격과 상관없이 최대 99만 원만 받겠다고 선언해 주목받았다.

 변호사들의 공격 외에도 최근 부동산중개업은 안팎에서 도전받고 있다. 주택임대관리회사도 중개업에 진출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직방, 다방 등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회사들이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중개 방식도 바뀌는 중이다. 가상현실(VR)로 부동산 매물을 확인하는 서비스 등도 확산되면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 ‘복덕방’ 수준 벗어나야

 내부 시장도 포화 상태다. 운전면허와 함께 ‘국민 자격증’이라 불리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지금까지 36만 명에게 발급됐다. 올 6월 말 현재 전국의 개업 공인중개사만 9만4065명에 이른다. 3만 개 수준인 동네 편의점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중개업계도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중개보수를 절반으로 인하하는 개편안을 마련하자 소비자들이 환영한 것은 기존의 중개 서비스가 가격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법적 용어는 ‘개업공인중개사’와 ‘중개보수’이지만 현장에서는 ‘복덕방’과 ‘복비’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중개업이 전문 서비스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 변호사는 “소비자의 시각으로 판단받고 싶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것도 이 같은 국민감정을 활용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정부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형 중개법인을 육성하고 거래 관행을 선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중개업계는 △공인중개사 수급 조절 △공인중개사의 직접 매매업 허용 등 업무영역 확대 △법인화 등 대형화 유도 △전월세 전환배율 조정(월세 중개보수 현실화) △허위·과장 매물 근절 등의 방안을 놓고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화 산업화를 주장하는 정부와 골목상권 보호를 우선시하는 공인중개사들의 논리가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상석 국토부 부동산산업과장은 “국민 편익 관점에서 중개업의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고 경쟁력 및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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