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스포츠, SK에 80억 요구때 “독일로 돈 직접 보내라”
이샘물 기자 , 김현수기자
입력 2016-11-04 03:00:00 수정 2016-11-04 03:00:00
[최순실 게이트]재계 관계자, 최순실 유용의혹 제기
‘국정 농단’ 영장심사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K스포츠재단이 올해 2∼4월 SK그룹에 추가 출연금 80억 원을 요청할 당시 최순실 씨의 개인 기업인 독일 ‘비덱’ 또는 ‘더블루케이’로 직접 돈을 입금해 달라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가 K스포츠를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했다는 사실과 함께 대기업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려 한 증거가 나온 것이다. 또 K스포츠에서 추가 출연 요구를 받은 기업이 SK와 롯데그룹 외에 추가로 더 있을 수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3일 “K스포츠 측이 SK그룹을 찾아왔을 때 ‘자금은 독일로 직접 보내 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SK 측으로부터 들었다”라며 “SK도 당시 이를 이상하게 생각해 자금 출연을 부정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현식 전 K스포츠 사무총장은 지난달 말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재단이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사퇴)과 최 씨의 지시를 받아 SK그룹에 체육인재 전지훈련 예산 명목으로 80억 원을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정 전 사무총장에 따르면 SK그룹에 제안한 사업은 ‘펜싱, 테니스, 배드민턴 등 2020 도쿄 올림픽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사업’이었고 해당 사업 주관사는 독일 비덱이었다. 비덱은 최 씨와 딸 정유라 씨(20)가 지분 100%를 가진 개인 회사다. 최 씨는 올 2월 독일에 더블루케이 현지법인도 세웠다. 독일 내 주소지가 같은 비덱과 더블루케이는 최 씨가 K스포츠 기금을 유용하려고 만든 ‘유령회사’라는 강한 의심을 받고 있다.
K스포츠 측은 2∼4월 총 세 차례 SK를 찾아가 사업비를 댈 것을 요구했지만 SK는 사업의 구체성이 결여된 데다 투자 금액이 과도해 30억 원으로 투자비를 줄이고 몇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K스포츠는 결국 SK 측의 역(逆)제안을 거절했다.
K스포츠 측이 SK에 ‘직접 해외 송금’을 요청한 까닭은 공익법인인 K스포츠의 경우 매년 국세청에 결산 공시를 해야 하는 등 자금 흐름을 숨기기 힘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한승마협회를 통하지 않은 삼성전자와 독일 비덱 간 자금 흐름과 비슷한 맥락이다. 검찰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9, 10월 독일 비덱에 280만 유로를 직접 보내 최 씨 모녀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K스포츠가 SK와 롯데 외에 다른 대기업에도 추가 출연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증언도 나왔다. 롯데그룹은 5월 말 K스포츠에 70억 원을 보냈다가 열흘 만에 되돌려 받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K스포츠 측에서 ‘5개 기업이 모두 돈을 내기로 했는데 롯데가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기업 명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K스포츠 측이 롯데에 처음 요청한 3월을 전후로 포스코, 부영 등과도 접촉한 사실이 밝혀져 돈을 추가로 낸 기업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물론 K스포츠가 롯데를 압박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 얘기를 꺼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는 또 K스포츠의 배후에 안 전 수석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K스포츠 창립 때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실무 차원의 e메일에서 ‘청와대의 관심사항’임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안 전 수석에게서 직접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런(안 전 수석과 연락하거나 만난) 일은 전혀 없었다”라고 일축했다.
이샘물 evey@donga.com·김현수 기자


정현식 전 K스포츠 사무총장은 지난달 말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재단이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사퇴)과 최 씨의 지시를 받아 SK그룹에 체육인재 전지훈련 예산 명목으로 80억 원을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정 전 사무총장에 따르면 SK그룹에 제안한 사업은 ‘펜싱, 테니스, 배드민턴 등 2020 도쿄 올림픽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사업’이었고 해당 사업 주관사는 독일 비덱이었다. 비덱은 최 씨와 딸 정유라 씨(20)가 지분 100%를 가진 개인 회사다. 최 씨는 올 2월 독일에 더블루케이 현지법인도 세웠다. 독일 내 주소지가 같은 비덱과 더블루케이는 최 씨가 K스포츠 기금을 유용하려고 만든 ‘유령회사’라는 강한 의심을 받고 있다.
K스포츠 측은 2∼4월 총 세 차례 SK를 찾아가 사업비를 댈 것을 요구했지만 SK는 사업의 구체성이 결여된 데다 투자 금액이 과도해 30억 원으로 투자비를 줄이고 몇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K스포츠는 결국 SK 측의 역(逆)제안을 거절했다.
K스포츠 측이 SK에 ‘직접 해외 송금’을 요청한 까닭은 공익법인인 K스포츠의 경우 매년 국세청에 결산 공시를 해야 하는 등 자금 흐름을 숨기기 힘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한승마협회를 통하지 않은 삼성전자와 독일 비덱 간 자금 흐름과 비슷한 맥락이다. 검찰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9, 10월 독일 비덱에 280만 유로를 직접 보내 최 씨 모녀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K스포츠가 SK와 롯데 외에 다른 대기업에도 추가 출연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증언도 나왔다. 롯데그룹은 5월 말 K스포츠에 70억 원을 보냈다가 열흘 만에 되돌려 받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K스포츠 측에서 ‘5개 기업이 모두 돈을 내기로 했는데 롯데가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기업 명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K스포츠 측이 롯데에 처음 요청한 3월을 전후로 포스코, 부영 등과도 접촉한 사실이 밝혀져 돈을 추가로 낸 기업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물론 K스포츠가 롯데를 압박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 얘기를 꺼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는 또 K스포츠의 배후에 안 전 수석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K스포츠 창립 때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실무 차원의 e메일에서 ‘청와대의 관심사항’임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안 전 수석에게서 직접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런(안 전 수석과 연락하거나 만난) 일은 전혀 없었다”라고 일축했다.
이샘물 evey@donga.com·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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