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빈자리 표시기’ ‘스마트 미러’…고속도로 화장실이 달라졌다

구가인기자

입력 2016-10-31 16:23 수정 2016-10-3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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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150만 명이 이용하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이 요즘 변신 중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올해를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문화 혁신의 해'로 정하고 전국의 182개 휴게소의 개선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도공은 이날까지 91곳의 개선작업을 이미 끝냈고 나머지도 올해 말까지는 완료할 예정이다.

도공이 휴게소 화장실 개선사업에 나선 것은 17년 만이다. 도공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둔 1999년 화장실 변기를 서구식으로 바꾸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도공은 지난해 12월 한국화장실협회, 휴게시설협회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일본과 국내 우수 화장실 등을 직접 견학한 뒤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김학송 도공 사장은 "공공 화장실은 국민의 문화수준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국민의 눈높이가 올라간 만큼 그에 맞춰 서비스 개선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공에 따르면 화장실 개선 사업은 크게 시설 부문과 인테리어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특히 화장실 변기 노후배관을 전면 교체하고 배관을 5㎜ 이상 넓혀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만들 방침이다. 이를 통해 화장실 악취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도공은 기대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도 도입됐다. 일부 화장실에는 '디지털 빈자리 표시기'를 설치해 화장실 입구에서 이용 가능한 빈자리 수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을 비롯해 수도권 내 고속도로의 휴게소 화장실에는 '스마트 미러'라 불리는 거울도 설치됐다. 이 거울은 한 구석에 실시간 주요 뉴스나 날씨, 해당 지역에서 주요 도시까지의 거리, 주변 주유소의 기름값, 휴게소에서 이용가능한 식당 등과 관련한 정보가 제공된다.

지역 특산품이나 행사 등을 홍보할 수 있는 테마를 갖춘 화장실도 만들어진다. 강원 평창군 영동고속도로 평창 휴게소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주제로 삼았다. 이 화장실 바닥에는 스키 모양 그림이 그려져 있어 발을 올려놓을 수 있다. 또 화장실 벽면에는 동계올림픽 각 종목의 관전 포인트 등이 소개돼 있다. 경기 이천시 이천휴게소는 지역 특산품인 도자기를 홍보하기 위해도자기를 테마로 화장실이 꾸며졌다. 도공 관계자는 "여성 이용자들의 반응이 특히 좋다"며 "인터넷 블로그 등에 인테리어를 바꾼 화장실 사진과 칭찬을 올린 게시글이 늘었다"고 전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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