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SNS, 총기-마약까지 거래

곽도영기자

입력 2016-10-17 03:00 수정 2016-10-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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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간 상거래 불법 판쳐

 최근 인스타그램 스타 A 씨의 ‘곡물 팩 사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궜다. 국립대병원에서 일한다며 하얀 가운을 입은 ‘셀카’를 자주 찍어 올린 A 씨는 예쁜 외모로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됐다. 팔로어 수와 피부 관리 비법 문의가 늘자 A 씨는 자신이 사용하는 화장품에 대한 리뷰를 올리기 시작했다. 본인 이름을 붙인 곡물 팩도 판매했다.

 이 팩은 100g에 4만 원으로 비싼 편이었지만, A 씨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러던 중 일부 누리꾼이 부작용 문제를 제기했다. ‘미숫가루와 중국산 싸구려 진주 가루를 섞어서 제품 등록도 안 하고 팔았다’ ‘다른 명의 통장으로 돈을 받아 탈세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급기야 A 씨는 누리꾼들의 사이버 신상털이의 표적이 됐다. A 씨는 간호사였지만 의사 가운을 입고 찍은 사진을 자주 올리기도 했다. 그는 직장 및 신원과 가정생활까지 공개된 후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 사업자 등록도 안 된 SNS 판매 활개

 최근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페이스북 등 친목을 목적으로 하는 SNS에서 개인 간 상거래가 급속도로 퍼지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주로 패션 등 일부 분야에서 SNS 스타로 떠오른 이들이 ‘내가 애용하는 제품’이라며 사진을 올리고, 그 밑에 팔로어들이 댓글을 달거나 일대일 메시지를 주고받는 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하지만 대부분이 사업자 등록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돼 소비자 피해 구제 문제, 탈세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

 그럴싸한 사진과 위장 기록들을 통해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 가능한 SNS 특성을 악용한 범죄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가 수백 명에 이르던 한 20대 여성이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 제품 사진들을 올린 뒤 이를 판매한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6500만 원을 가로채 경찰에 구속됐다. ○ 페이스북 상거래, 해외에서는 총기, 마약까지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로 인기 페이지를 중심으로 옷이나 화장품, 식품 등이 거래되는 상황이다. 페이스북은 이달 3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매월 4억5000만 명이 페이스북을 통해 물건을 매매하고 있다”며 “이를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 이용자들 간의 직접 물품 매매 기능인 마켓플레이스를 새롭게 도입했다”고 밝혔다. 마켓플레이스는 자신이 팔고 싶은 물건과 가격을 올려두면 다른 이용자들이 메신저로 흥정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벼룩시장’ 기능이다. 아예 SNS 상거래를 공식화하고 이를 이용자 붙잡아 두기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마켓플레이스 기능은 1차로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4개국에서 열렸다. 한국에서는 마켓플레이스 기능이 없으나 SNS 상거래는 이뤄지고 있다.

 마켓플레이스가 열린 뒤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해외에서는 총기류와 마약, 성매매 알선까지 매매 대상으로 올라와 물의를 빚고 있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페이스북은 즉각 사과 의사를 밝히고 “서비스 전면 확대 이전에 기술적 문제를 보완해 부적절한 상품을 걸러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모바일 SNS나 해외 직구 등 새로운 형태의 부당거래 감시 강화를 중점 추진 사업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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