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안식월-유연근무제 도입…사장단 인사 단행

이샘물 기자

입력 2016-10-10 16:41 수정 2016-10-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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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국내 10대 그룹 중 최초로 모든 계열사에 '안식월(1개월 간 유급 휴가)' 제도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조직문화 혁신에 나섰다. 한화는 "창립 64주년(창립기념일 10월 9일)을 맞아 젊고 미래 지향적인 기업문화 구축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한화는 이날 경영기획실장인 금춘수 사장(63)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일부 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단행했다. 내년도 경영 계획을 조기에 수립하는 한편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 연말 인사를 이례적으로 2개월 앞당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 안식월과 함께 근무시간도 유연하게 조정

안식월 제도는 과장, 차장, 부장으로 승진하거나 장기근속(매 5년) 시점 등에 1개월 간 유급 휴가를 주는 형식으로 시행한다. 월급은 정상 근무 때와 같이 전액 지급한다.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며 새롭게 부여된 직책에 대한 각오와 계획 등을 차분히 설계하는 시간을 주자는 취지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근무시간도 조정했다. 우선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유연근무제(하루 4시간, 주 40시간은 필수 근무)'를 도입했다. 업무 특성상 유연근무제 활용이 어려운 회사는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확대했다. 또 팀장(부서장)은 일주일에 2회 이상 정시(오후 5시)에 퇴근하는 제도를 도입해 근무시간 안에 업무를 마무리하게 했다.

사내에 '잡 마켓(Job Market·일자리 시장)' 제도도 도입했다. 공석이 발생해 신규 인력이 필요하면 원하는 직원들의 지원을 받아 선발해 경력 관리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업무 성격에 맞는 복장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입는 '비즈니스 캐주얼' 제도도 도입했다.


● 영원한 청춘기업 '젊은 한화' 선언

이번 혁신은 한화가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 및 화학 계열사를 인수합병(M&A)하는 등 사업 규모를 확대하면서 시장에서 입지가 커진 만큼 글로벌기업에 걸맞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화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화는 올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꼽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277위로 등재돼 지난해(329위)에 비해 52계단 상승하며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폭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사업 규모가 커지고 시장 지위가 높아질수록 임직원들의 의식수준 또한 일류가 돼야 한다"며 "한화의 지난 64년이 과감하고 혁신적인 결단의 연속이었던 것처럼, 기업 연륜을 쌓아가고 있는 이 순간에도 창업 시대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안에 있는 '젊은 한화'를 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직 노화를 부추기는 관료주의, 적당주의, 무사안일주의를 배척하고, 세월을 거슬러 영원한 청춘기업으로 살아가는 것이 앞으로의 한화가 꿈꾸고 만들어갈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 역량과 전문성 갖춘 인사 단행

한화는 이번 인사에서 굵직굵직한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인물을 적극 발탁했다.

금춘수 신임 부회장은 경영기획실장(2014년 11월)에 부임한 뒤 대규모 인수합병 후 그룹의 조기 안정화 및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사장으로 승진한 조현일 한화그룹 법무팀장(53)은 국내외 사업 확장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리스크에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선석 한화첨단소재 대표이사(56)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이민석 한화케미칼 경영진단팀장(전무·53)는 ㈜한화·무역 부문 신임 대표이사(부사장)로 각각 승진했다. 또 이만섭 한화테크윈 시큐리티부문 사업총괄 전무(52)는 한화테크윈 시큐리티부문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김광성 한화생명 상무(54)는 신임 한화63시티 대표이사(전무)로 승진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연말에 추가 사장단 인사를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이번 인사에 꾸려진 사장단 진용으로 내년 경영을 미리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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