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하면 발리? 욕야카르타도 있죠

이호재기자

입력 2016-10-06 03:00:00 수정 2016-11-23 13: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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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천국 인도네시아의 숨겨진 보물

 
발리의 대표 힌두교 사원인 ‘울루와투 절벽 사원’. 바다를 상징하는 여신의 배가 변해 해발 75m 절벽이 만들어졌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하나투어 제공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섬이 가장 많은 나라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1만7000여 개의 섬이 있다. 섬이 새로 발견되는 경우도 많아 정확한 숫자는 수시로 바뀐다.

 그 많은 섬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발리다. 발리 외에도 인도네시아는 많은 ‘보물’을 간직하고 있다. 고도(古都) 욕야카르타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수도 자카르타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관광청 관계자는 “발리보다 아름다운 섬을 찾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 화산 폭발의 상처 간직한 욕야카르타

 
고도(古都) 욕야카르타의 불교 사원 ‘보로부두르’. 숲속에 있는 오래된 유적으로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에 자주 비견된다. 인도네시아 관광청 제공
욕야카르타는 과거 이곳을 지배하던 마타람 왕국의 수도였다. 이 도시의 수많은 유적지는 한국의 경북 경주시를 떠올리게 한다.

 욕야카르타를 방문한다면 불교 사원인 ‘보로부두르’를 먼저 둘러봐야 한다. 8세기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원은 화산 폭발 등으로 오랫동안 묻혀 있다가 19세기부터 복원되기 시작했다. 면적은 1만2000m², 가장 높은 종탑의 높이는 31.5m에 이른다.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원 주위는 밀림이 빽빽이 둘러싸고 있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숲속에 갇힌 오래된 유적이라는 점에서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와 자주 비교된다.

 보로부두르의 10층짜리 계단식 피라미드를 오르는 일은 만만찮다. 천천히 벽면을 둘러보며 올라가 봤다. 부처가 출가하기 전 싯다르타 왕자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신화가 곳곳에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정상에 있는 탑 ‘스투파’ 주변에서 소원을 비는 관광객이 많다.

 욕야카르타에서는 화산 폭발의 상흔을 아직도 확인할 수 있다. 욕야카르타에서 동북쪽으로 30km 떨어진 므라피 화산은 최근까지도 여러 차례 분화했다. 므라피 화산은 1548년 이래 총 70여 차례 분화한 활화산으로 현지어로 ‘불의 산’이라는 뜻이다. 1994년 분화 때 60여 명이 희생됐고 2010년에도 폭발이 일어나 인근 마을이 재와 불더미로 뒤덮였다. 산 곳곳에 타 버린 나무들이 당시의 폭발 상황을 증명하고 있다.

 2010년 마지막 분화 뒤 죽음의 땅이었던 므라피 화산에는 현재 서서히 생명이 살아나고 있다. 열대기후 덕에 화산재를 뚫고 나무와 풀이 자라났다. 화산 폭발 피해지는 관광객들로 붐빌 정도로 곳곳이 활기로 가득 차 있다. 므라피 화산 주변은 상처를 딛고 일어서고 있었다.

○ 신들의 섬 발리

 발리는 지상 최후의 낙원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해변과 온화한 날씨로 유명하다.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휴양지답다. 한국에서는 2004년 상영된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을 계기로 신혼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발리에는 힌두교 신자가 많다. 이슬람을 믿는 이들이 대다수인 인도네시아에서는 특이한 점이다. ‘신들의 섬’이라는 별명도 힌두교의 수많은 신이 이 섬의 토속신과 접목해 셀 수 없이 늘어난 데서 생겨났다.

 발리의 대표적 힌두교 사원인 ‘울루와투 절벽 사원’은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사원에 들어가려면 안경, 목걸이 등은 가방에 넣고 가야 한다. 그늘진 숲에서 어슬렁거리던 원숭이들이 호시탐탐 이런 물건들을 노리고 있다. 이 때문에 ‘몽키 포레스트’라고 불린다.

 사원은 해발 75m 절벽 위에 있다. 이 절벽은 바다를 상징하는 여신의 배가 변한 것이라는 설화가 전해온다. 해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혼자 서 있어 봤다. 바쁜 일상에 보지 못했던 붉은 노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어둠이 찾아올 때까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신이 만든 이 경관을 보다 보면 자연과 나 자신이 하나라는 걸 알게 된다.

  ‘발리의 인사동’ 우붓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배낭 여행자들의 숙소와 상점이 몰려 있는 발리의 중심지다. 아트갤러리와 독특한 인테리어의 카페가 줄지어 있다. 차 2대가 나란히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길이 좁지만 공용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을 정도로 여행자들에게 열려 있는 장소다. 발리를 떠나기 전 기념품을 쇼핑해야 한다면 이곳에서 한나절을 머물러도 좋다.

 발리를 떠나는 시간이 가까워졌다면 근처 해변으로 가보자.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 ‘쿠타 비치’가 아니어도 괜찮다. 뜨거운 햇살 아래 선탠을 해도 좋고 모래성을 쌓아도 좋다. 평범한 일도 발리에서라면 특별한 행복이 된다.



● 먹을거리와 살거리

볶음밥 비슷 ‘나시고랭’ 꼬치구이와 닮은 ‘사테’ 전통 옷 ‘바틱’도 유명

인도네시아 장인이 뜨거운 밀랍을 흰 천 위에 찍어 전통 문양인 ‘바틱’을 새기고 있다. 욕야카르타=이호재 기자 ho@donga.com
인도네시아에는 볼거리 외에 먹을거리, 살거리도 많다.

 해외여행에서 식도락만큼 큰 즐거움이 있을까. 입맛이 까다로운 이들도 반길 인도네시아 음식으로는 ‘나시고랭’이 있다. 볶음밥과 맛이 비슷해 한국에도 꽤 알려져 있다. 나시는 ‘쌀’, 고랭은 ‘볶음’을 뜻한다.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같은 고기류에 해산물과 야채를 넣고 센 불에 빠르게 볶아 만든다. 쌀 대신 면을 넣어 만든 음식은 ‘미고랭’이라고 부른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넘어온 숯불구이 ‘사테’도 있다. 닭꼬치, 쇠고기꼬치와 비슷하다. 센 불에 구워낸 뒤 달콤한 땅콩소스에 찍어 먹는다. 느끼하다면 오이와 함께 먹는 게 좋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많이 시켜야 허기를 달랠 수 있다.

‘박소’는 다진 고기에 소금과 후추 등을 첨가한 뒤 동그랗게 빚어낸 일종의 미트볼이다. 쇠고기가 가장 많이 쓰이지만 다른 종류의 고기나 해산물로 대신하기도 한다. 국물이 있는 음식에 띄워 먹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에 왔다면 ‘루왁 커피’를 사야 한다. 루왁 커피는 ‘고양이 똥 커피’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인도네시아에 사는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은 뒤 배설한 커피 원두를 골라 씻어 만든다. 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소화하며 독특한 향과 맛이 만들어져 커피 애호가에게 인기다. 한때 사향고양이는 아시아 최대 커피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서 골칫거리였다. 잘 익은 커피 열매를 골라 먹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사향고양이 덕에 인도네시아 커피 산업이 살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정도로 전 세계에서 루왁 커피가 사랑받고 있다.

 우리 한복처럼 인도네시아인들은 ‘바틱’으로 만든 전통 옷을 입는다. 고급 바틱이 새겨진 옷은 양복보다 훨씬 비싸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금요일마다 공무원들은 바틱 천으로 만든 전통 의상을 입고 출근한다고 한다.

욕야카르타=이호재 기자 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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