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신문고’ 앱 설치 100만건 넘어

정성택기자

입력 2016-09-05 03:00 수정 2016-11-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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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처 개통 19개월

“무단 횡단이 많은 곳이어서 스마트폰에 설치한 ‘안전신문고’ 앱으로 ‘중앙분리대가 필요하다’고 신고했더니 지체 없이 처리됐습니다. 그 후로 틈만 나면 지인들에게 이 앱을 권하고 있습니다.”

충남 태안군 태안읍에 살고 있는 유모 씨(32)는 5월 초 국민안전처 안전민원 포털인 안전신문고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지역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유 씨는 출퇴근길에 태안읍 남면사거리 인근에서 차도를 무단 횡단하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했다. 이곳에 새로 들어선 병원에 주차 공간이 부족해 반대편에 차를 세우고 병원으로 가는 이들이었다. 유 씨는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현장 사진을 찍은 뒤 안전신문고 앱으로 신고했다.

유 씨처럼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생활 속 위험 요인을 해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안전처는 안전신문고 앱이 개통된 지 약 1년 7개월 만인 1일 현재 설치 100만 건을 넘었다고 4일 밝혔다.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공공서비스 앱으로는 최단 기간에 100만 건을 돌파한 것이다.


○ 동영상이나 사진으로도 신고 가능

안전신문고 앱의 최대 장점은 손쉬운 신고와 빠른 처리다. 동영상이나 사진으로도 신고할 수 있다. 안전처는 신고를 접수한 뒤 늦어도 7일 이내에 처리하고 결과를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유 씨는 “집 근처 횡단보도 신호등이 고장 나 안전신문고 앱으로 신고했는데 곧바로 다음 날 신호등이 고쳐져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스마트폰용 안전신문고 앱이 생긴 뒤로 교통사고 위험요인 신고도 크게 늘었다. 2014년 9월 안전신문고가 출범한 뒤 올 8월 현재 총 17만8879건이 접수됐는데 이 중 앱을 통한 신고가 70%를 차지한다. 안전신문고 출범 후 하루 평균 신고 건수는 2014년 14건에서 올해 8월에는 416건으로 급증했다.

안전신문고의 전체 17만여 건의 신고 가운데 문제점을 개선한 비율은 82.8%로,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고 있는 고충민원 개선 비율(23%)의 4배에 가깝다. 안전처 관계자는 “신고 사안을 사고가 일어날 수 있었던 징후라고 가정할 때 ‘하인리히 법칙’을 적용하면 470여 건의 대형 사고를 예방한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인리히 법칙은 하나의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유사한 작은 사고가 29번, 사고 징후가 300번 나타난다는 법칙이다.


○ “노인, 장애인도 편히 쓰게 시스템 개선할 것”

안전신문고의 신고 내용은 처음엔 맨홀 뚜껑 보수나 보도블록 파손 등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대형 간판 추락 위험, 노후 교량 붕괴 위험, 해양 안전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도 적지 않다.

실제 올 5월엔 자격 미달의 선원을 태우고 운항하는 원양어선을 한 원양어선 선장이 발견해 안전신문고 앱으로 신고했다. 남해해양안전경비본부는 해당 어선이 승무원 탑승 최소 인원 기준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한 이후 한 달 동안 54개 원양선사 소속 선박 223척을 점검해 규정을 지키지 않은 30척의 원양어선을 추가 적발했다. 안전처 관계자는 “2014년 12월 서베링 해에서 원양어선 오룡호가 침몰한 사고도 선원 최저 승무 기준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며 “이번 점검으로 또 다른 해양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인용 안전처 장관은 “공공안전 앱이 최단 기간에 설치 100만 건을 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앞으로 개선 정보를 지도로 표시해 제공하고 노인, 장애인들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안전신문고 시스템을 11월까지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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