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의 대우조선과 20억 특혜계약 홍보사, 민유성의 産銀서도 억대 용역 수주

김민기자 , 장관석기자

입력 2016-08-19 03:00 수정 2016-08-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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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민유성 지시로 계약” 진술 확보… 8월 셋째 주 홍보사 대표 피의자 소환

검찰이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62)과 홍보대행사 N사 대표 박모 씨(58·여)의 특혜성 용역 계약 정황을 추가로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다음 주에 박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민 전 행장이 취임한 2008년 이후 산업은행이 N사와 1억5000만 원대 홍보용역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확인했다. N사는 남상태 전 사장(구속 기소)이 이끌던 대우조선해양에서 20억여 원의 특혜성 계약을 맺었던 회사다. 검찰은 “산업은행에 자체 홍보부서가 운영되고 있는데도 민 전 행장의 지시로 N사와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는 산업은행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N사는 산업은행의 대(對)언론 직원 교육을 맡았으나 특별한 일은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민 전 행장이 2011년 퇴임 후 사모펀드 운영사인 티스톤파트너스와 나무코프 회장으로 옮겨간 뒤에도 N사에 각각 수천만 원대 홍보 일감을 맡긴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N사가 고객들에게 배포하는 홍보자료에 민 전 행장의 이름과 연락처까지 기재하면서 민 전 행장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N사는 기업 오너 일가 분쟁이나 인수합병(M&A) 과정의 분쟁에서 특정 세력의 홍보를 맡는 일감을 여러 건 수주했다. N사는 효성그룹과 분쟁을 빚은 차남 조현문 씨,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분쟁을 빚은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대언론 창구를 맡았다. 업무 성격상 폭넓은 인맥과 전문지식이 필요한데 이는 민 전 행장 등을 주축으로 한 ‘민유성 사단’이 뒤에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 씨는 영어가 유창하고 화려한 언변을 구사한다. 여상을 졸업한 뒤 외국계 홍보대행사에 입사해 실력을 인정받았고 서강대 언론대학원에서 언론계 고위 인사들과 두루 인맥을 쌓았다. 한 전직 검찰총장에 대해선 스스럼없이 “웨스턴 보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N사는 조현문 씨에 대한 대언론 창구를 맡기 전 효성그룹의 홍보업무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양측 사이에 분쟁도 있었다. 효성그룹 임원 A 씨가 박 씨에 대한 악성 메모를 작성해 방송사 기자에게 전달했다가 적발된 것.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박 씨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내용과 모 메이저 언론사 전직 산업부장과의 유착 의혹을 담은 허위 사실을 퍼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A 씨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서부지법은 2014년 A 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허위 사실 유포에 따라 박 씨에게 1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도 받았다. 박 씨의 소송 역시 민 전 행장의 경기고 동문인 김수창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양헌이 대리했다.

장관석 jks@donga.com·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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