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올림픽 감동의 ‘움짤’

김동욱 기자

입력 2016-08-12 03:00 수정 2016-08-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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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박상영 “할 수 있다” 혼잣말… 유도 안바울 결승행 장면 등
강렬한 메시지 국경 넘어 화제


“나는 할 수 있다!”

10일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낸 박상영 선수가 결승전 3라운드 시작 전 휴식시간에 혼잣말을 되뇌는 장면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박 선수가 금메달을 딴 직후 이 모습을 담은 ‘움짤’(움직이는 짧은 영상)이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돌기 시작했고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움짤은 드라마나 영화, 스포츠 등의 주요 장면을 5∼10초 정도의 동영상(GIF파일)으로 보여주는 것을 가리킨다. 대부분 용량이 작기 때문에 목소리나 배경음악도 없다. 하지만 이 짧은 영상은 입 모양 등 동작만 보더라도 모든 것을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기 쉬워 강렬한 인상을 준다.

실제 박 선수의 움짤은 10초도 안 되는 짧은 재생 시간이지만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입 모양을 그대로 볼 수 있어 “감동적이다” “CF 섭외가 쏟아질 것 같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박 선수뿐 아니라 연일 명승부가 펼쳐지는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 대표 선수들의 극적인 승부와 감동적인 장면을 담은 다른 움짤들도 인기다.

유도 남자부 66kg급에 출전한 안바울이 4강전에서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를 누르고 결승행을 확정했을 때의 움짤도 시선을 끌고 있다. 에비누마가 패배 확정 뒤에도 아쉬움에 도복을 놓지 못하자 안 선수가 이를 힘껏 뿌리치며 돌아서는 장면이다. 또 양궁 여자 대표팀이 표적이 그려진 우산을 펼치는 장면과 남자 축구에서 수비 도중 두 선수가 어이없이 넘어지는 장면 등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외국 대표팀 사이에서도 움짤은 인기다.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는 미국 수영 대표 마이클 펠프스, 삼바 춤을 추는 자메이카 육상대표 우사인 볼트, 경기 뒤 인터뷰에서 “제가 그렇게 빨랐어요”라며 깜짝 놀라는 코믹한 표정을 지은 중국 수영 대표 푸위안후이의 움짤은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국경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선규 인터넷 영상 전문가는 “속도가 빠른 온라인 환경에서 사람들은 움짤처럼 이미지가 뚜렷하고 짧은 영상에 더 끌린다”며 “누가 더 얼마나 멋지고 의외의 장면을 잡아내는지에 대한 놀이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움짤을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움짤용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원하는 동영상에서 움짤로 만들 장면의 시작과 끝을 설정해 프레임과 화질만 설정해주면 된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요즘 젊은 선수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 또는 팀에 대한 움짤이 뜨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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