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통과 칼자루 쥔 巨野 “8대 요구사항 수용하라” 강공

송찬욱 기자 , 홍수영 기자 , 황형준 기자

입력 2016-08-04 03:00 수정 2016-08-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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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3당, 8월 임시국회 공조 합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3일 검찰 개혁 및 사드대책 특별위원회 구성과 8월 임시국회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 처리 등에 공동전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요구들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심사와 연계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야권이 8개의 전제조건을 내걸고 민생경제를 위한 추경안 처리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반발했다. 추경안 심사를 앞두고 여야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국회 파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여야, ‘발목잡기’ 네 탓 공방

손잡은 野 3당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왼쪽부터)가 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손을 잡고 웃고 있다. 이날 야3당 원내대표는 사드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등에 합의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더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 회동을 하고 8개 사항에 대해 합의했다. 여기에는 3개 사항 외에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차원의 조선해운 구조조정(서별관회의) 청문회 개최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당론 채택 △정부에 내년 누리과정 예산 대책 요구 △백남기 씨 물대포 사건 관련 안전행정위원회 청문회와 어버이연합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 개최 등이 포함됐다.

더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적어도 검찰 개혁 특위, 사드대책 특위, 세월호 특조위 기한 연장 등 세 가지는 국민적 공감대가 분명한 문제인 만큼 이후 (추경안 처리와 연계할지)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세 가지 요구를 새누리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추경안의 보이콧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에 대해 예산 낭비 등을 이유로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힌 만큼 여야가 절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경안 처리가 절실한 새누리당은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앞서 1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상에서 서별관회의 청문회 실시와 누리과정 해법 마련을 위한 여야정 정책협의체 구성 등에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이뤄진 상황에서 야3당이 먼저 공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시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야당이 민생경제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처리에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의회 권력을 가졌다고 해서 민생과 경제는 안중에도 없는 고질병이 또 도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우 원내대표는 3당 원내대표 회동 모두발언에서 “지난 3개월간 야당은 국정 운영에 협조하면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이 변화하기를 기다렸다”며 “여소야대 국면에서 소수 여당이 다수 야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로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책임을 미룬 것이다.

○ 기류 변화 보이는 더민주당

이날 야3당의 공조가 성사된 데는 더민주당의 미묘한 입장 변화가 반영됐다. 그간 더민주당은 사드 배치를 놓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두 야당과 거리를 둬왔다. 하지만 이날 국민의당이 공조를 요구해왔던 ‘5·18민주화운동 특별법(5·18 비방 처벌법)’ 당론 채택은 물론이고 사드대책 특위 구성에도 합의했다. 일각에서는 차기 전당대회 주자들이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고 있는 만큼 조금씩 입장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기 원내대변인은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의 상이함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며 “국회 차원에서 책임 있게 토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공통 인식이 있었다”고 거리를 뒀다.

더민주당은 당초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이 이번 추경안에 별도 편성되지 않을 경우 국회 통과를 막을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에서도 한발 물러섰다. 기 원내대변인은 “정부가 내년 이후 국민적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방침을 가져온다면 올해 추경안 처리 문제는 탄력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형준constant25@donga.com·송찬욱·홍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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