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DNA’ 물려받은 안병훈…대 이은 금빛도전

주영로 기자

입력 2016-07-29 05:45:00 수정 2016-07-29 17:01:24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안병훈. 사진제공|CJ

■ 한국골프, 리우의 꿈을 싣고… 안 병 훈

한중 탁구 메달리스트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의 아들
세계랭킹 31위…리우서 부모님이 못이룬 금메달 도전


2016 리우올림픽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종목 가운데 하나가 골프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 이후 112년 만에 다시 올림픽에 등장했다. 여자는 무려 116년 만이다. 한국은 남자 2명과 여자 4명이 올림픽 무대에서 선다. 그만큼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도 높다. 올림픽 개막까지는 8일 밖에 남지 않았다. 남자 골프 대표팀의 기대주 안병훈(25·CJ)의 꿈도 영글고 있다.

세계랭킹 31위로 태극마크 달아

안병훈(25·CJ)은 한중 ‘핑퐁커플’ 안재형(50·탁구 국가대표팀 감독), 자오즈민(52) 부부의 아들로 유명하다.

안병훈이 부모의 뒤를 이은 탁구가 아닌 골프채를 잡게 된 건 7세 때다. 부친 안씨가 잠시 골프에 빠져 있던 시절, 함께 골프연습장에 따라갔다가 재능을 보인 것이 계기가 됐다. 초등학교 시절 국내에서 선수로 활약하던 안병훈은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2005년 돌연 미국 플로리다 주로 유학을 떠났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배우기 위한 선택이었다.

안병훈이라는 이름이 국내 골프팬들에게 알려진 건 2009년이다.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17세11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해 미국과 국내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이때 안병훈이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팬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무엇보다 안병훈이 이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18세7개월)와 대니 리(18세1개월)가 갖고 있던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 치웠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을 끌었다. 이 우승으로 안병훈은 UC버클리대학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는 행운도 얻었다. 그러나 대학생활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프로에 더 관심이 많았던 안병훈은 1년 만에 대학을 그만두고 PGA 투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쉽게 출발이 좋지 못했다. 미국 PGA 투어 진출에 실패한 안병훈은 멀리 유럽으로 떠났다. 그리고 2부 투어에서 바닥다지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시행착오뿐이었다. 2년 동안 성적이 나지 않았다. 아들의 골프백을 메고 유럽 전역을 누빈 안재형 탁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처음엔 무턱대고 많은 대회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12주 연속 대회에 나간 적도 있었다. 유럽, 미국, 중국, 미국, 유럽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일정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을 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병훈이가 지금처럼 유럽에서 잘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중 핑퐁커플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 안병훈은 7세 때 아빠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골프채를 잡았다. 세계랭킹 31위로 리우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게 된 안병훈은 부모가 이루지 못한 금메달의 꿈을 대신 이루겠다며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엄마 아빠 사이에서 골프채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어린시절의 안병훈. 사진제공 | CJ

안병훈은 3년 만에 유럽 정규투어 무대로 올라왔다. 바닥을 다지며 탄탄해진 실력은 빠르게 꽃을 피웠다. 2015년 유러피언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BMW PGA 챔피언십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한국 남자골프의 기대주가 됐다. 올해는 비회원으로 PGA 투어를 누비면서 5월 취리히클래식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유럽과 미국무대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7월11일 안병훈은 기다렸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세계랭킹 31위로 후배 왕정훈(22)과 함께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 올림픽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부모 이어 이번엔 안병훈 금메달 차례

안병훈의 올림픽 출전은 큰 꿈 중의 하나였다. 부모 안재형과 자오즈민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한국과 중국의 탁구 대표선수로 나서 동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재형은 남자 탁구 복식 동메달, 자오즈민은 여자 복식 은메달과 단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병훈 가족에게 남은 꿈은 금메달이다. 그리고 아들이 그 꿈을 부모 대신 이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안병훈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60명 중 랭킹이 10번째로 높다. 세계랭킹은 31위지만 국가별 쿼터와 상위 선수 중 불참자가 발생하면서 순위가 높아졌다. 그만큼 금메달 획득의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타고난 근성과 강한 승부욕이 올림픽에서 메달 색깔을 다투는 가장 큰 무기인 만큼 기대도 크다. 안재형 감독은 “승부욕 하나는 나와 엄마를 모두 닮은 것 같다. 가끔 지나칠 때도 있지만 운동선수로서 없는 것보다는 낫다”며 아들의 강한 승부욕에 놀라워했다.

안병훈은 “처음부터 올림픽 출전이 목표였다. 출전하지 못할 것 같았지만, 결국 출전하게 됐다”며 “올림픽에 나가게 된 이상 메달을 반드시 땄으면 좋겠다. 하지만 부담감을 느끼게 되면 오히려 컨디션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올림픽도 일반 대회라고 생각하고 출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