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들 재능기부… 최종현기념홀의 특별한 강의

강해령 인턴기자, 김지현 기자

입력 2016-07-19 03:00:00 수정 2016-07-1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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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한국고등교육재단 ‘드림렉처’
재단장학생 출신 교수들 지식나눔… 60여명이 중고생에게 꿈 심어줘
학교 찾아가 강연 프로그램도 진행


“내가 돈을 버는 이유는 인재 양성에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아무 걱정 없이 공부만 하고 절대 선경(현 SK)에 들어와 일할 생각하지 마세요. 세계에서 더 큰 일을 해주세요.”

1977년 한국고등교육재단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한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당부였다. 최 회장의 뜻으로 1974년 설립된 한국고등교육재단은 42년 동안 3300명을 선정해 학비를 지원했다. 이 가운데 664명이 해외 유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철저하게 드러내지 않는 기부를 해오던 고등교육재단은 최근 들어 ‘지식나눔’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1998년부터 아버지 뒤를 이어 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장학생 29명에게 장학증서를 주는 자리에 참석해 “지식이 선순환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맥락에서 고등교육재단은 ‘더 넓은 세상으로’라는 모토 아래 재단 출신 교수들에게 중고교생들의 진로 설계를 도울 수 있는 무료 강의 ‘드림렉처’의 참여를 요청했다. 교수들이 배운 것을 후배들에게 돌려주는 릴레이 재능기부 활동을 펼쳐달라는 얘기였다. 취지에 공감해 선뜻 강단에 오른 교수만 60여 명에 이른다. 현재까지 전국 229개 학교 5056명의 학생이 강의를 들었다.

주말이었던 16일 오전 궂은 장맛비 속에도 전국 26개 학교에서 온 중고교생 450여 명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최종현기념홀’로 모여들었다.

첫 강연자로 나선 이석재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질문하는 힘: 철학자는 왜, 무엇을 묻는가’라는 주제의 강의를 했다. 형이상학, 논리학, 논증 등 다소 어려운 철학 개념에 대한 강의였지만 학생들의 열띤 질문이 30분 넘게 이어졌다.

22년 전인 1994년 고등교육재단 지원으로 미국 예일대에서 철학박사를 받고 돌아온 이 교수는 “이번이 세 번째 참여인데 아이들의 질문이 점점 깊어지고, 그만큼 강의는 더 어려워진다”며 “강의 자체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의외로 아이들이 많은 질문을 갖고 있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 인하대사범대부속고에서 학생 42명을 인솔해 데려온 교사 전형채 씨는 “다양한 지역에서 온 아이들이 일어나서 자신감 있게 자신의 소속을 밝히며 교수에게 질문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다른 학교 아이들이 발표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학생들에겐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이 교수 외에 남재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정용 KAIST 대학원 교수 등 재단 장학생 출신 석학들이 연이어 무대에 올라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드림렉처는 23일과 30일에도 진행된다.

재단 출신 교수들은 전국 중고교를 직접 찾아가 강연을 하는 ‘너만의 꿈을 키워라’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2012년부터 최근까지 312개 학교를 찾아 6만4700여 명에게 강연을 하고 진로에 대한 상담을 해줬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강해령 인턴기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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