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고단한 2030세대 힘내세요” 박카스, 캠페인 광고-이벤트 눈길

이정은 기자

입력 2016-06-15 03:00 수정 2016-11-2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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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젊은이들이 서울 종로의 한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박카스 셀프 스캐너’에서 손바닥 모양의 센서에 손을 갖다대고 ‘방전 지수’를 측정해보고 있다. 동아제약이 6월 말까지 설치해 운영하는 이 스캐너는 심박수와 피부온도 같은 생체 신호를 측정해 참여자의 피로도를 수치로 알려준다. 동아제약 제공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피로해소제나 자양강장제는 30, 40대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만들어져 팔려 나갔다. 피로와 스트레스에 휘청거리는 가장들의 뒷모습을 보여주며 ‘아빠 힘내세요’ 같은 메시지를 담은 광고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피로해소제가 겨냥하는 주 소비층은 20, 30대 젊은이들이다.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토익시험 같은 취업준비에 매진하면서 틈틈이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하는 2030세대의 고단함이 그만큼 커진 탓이다. 최근 제약회사들이 시도하는 각종 이벤트와 캠페인 광고는 이런 트렌드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지금, 당신의 방전지수를 확인하라!’


피로해소제 박카스를 생산·판매해온 동아제약은 강남, 종로 등 젊은층이 몰리는 지역의 버스정류장에 ‘박카스 셀프 스캐너’를 설치했다. 이 스캐너는 생체신호분석 기술을 사용해 체험자가 자신의 ‘방전지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기계다. 손바닥 모양의 센서에 손을 갖다 대면 스캐너가 심박수와 피부온도 같은 생체신호를 측정해 참여자의 피로도를 수치로 알려준다. 이렇게 측정된 방전지수는 박카스와 무료로 교환할 수 있는 영수증과 함께 출력돼 나온다. 이 이벤트는 6월 말까지 진행된다.

동아제약은 얼굴 사진으로 방전지수를 알아보는 웹사이트(www.나를아끼자.com)도 개설했다. 웹사이트에 참여자의 셀카를 등록하면 얼굴 인식을 통해 방전지수를 보여주는 식이다.

미디어 광고도 달라졌다. 올해 박카스 광고의 슬로건은 ‘나를 아끼자’. 이런 콘셉트로 만들어진 ‘콜센터’ 편은 콜센터의 젊은 여성 상담원이 겪는 다양한 상황을 보여준 뒤 지친 퇴근길에 ‘난 오늘 나에게 박카스를 사줬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띄운다. 그런가 하면 ‘좋더라’ 편에서는 한 여학생을 짝사랑하는 남자가 그녀의 이상형인 ‘기타 잘 치고 어깨가 넓은 남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스스로에게 박카스를 사주는 내용이 담겼다.

회사 측은 “N포 세대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힘든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2030세대에게 ‘힘들지만 당신은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고, 일상생활에서 키워가는 꿈과 열정이 가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번 광고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소통 시도를 강화했다. 박카스의 브랜드 이모티콘인 ‘기운찬’ 씨와 ‘계피곤’ 씨를 무료로 다운로드 하는 행사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15만 건을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한 박카스 브랜드 이모티콘은 5시간 만에 소진됐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기업에서 진행하는 브랜드 이모티콘 이벤트는 15만 건이 모두 다운로드 되는 데 보통 1∼2주가 걸린다”며 “하루도 안 돼서 다 소진되는 것은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육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열정


젊은층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이 회사의 시도는 광고뿐 아니라 제품 포장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동아제약은 최근 자사의 대학생 국토대장정 이미지를 제품 라벨에 입힌 ‘박카스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1963년 드링크 형태의 제품을 발매한 이후 박카스가 문구나 브랜드명 외에 라벨 자체에 변화를 줘서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 라벨에는 지난해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대원들이 완주식 행사장을 향해 뛰어 들어오는 모습이 담겨 있어 이들의 역동적인 도전정신과 열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아제약 이원희 사장은 “국토대장정은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시기에 나라의 희망인 대학생들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 내면의 의지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요즘은 외환위기때보다 더 어렵다는데 무엇으로 청년들을 응원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스페셜 에디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19회를 맞는 대학생 국토대장정 행사는 동아제약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21일간 걷는 거리는 597.6km에 이른다. 참가한 학생들은 우리나라 국토를 직접 두 발로 걸어 완주하면서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정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동아제약은 올해 행사를 위해 전국의 80여 개 대학교 근처 약국에 국토대장정 지원서 배부함을 설치했다. 온라인 신청이 일반화됐지만 오프라인 지원을 함께 받아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느끼게 하자는 취지다.

올해는 지원서 양식도 달라졌다. 기존의 34개 항목이 9개 항목으로 대폭 간소화됐고 “외형적인 요소를 배제하자”는 회사 내부의 제안에 따라 증명사진은 아예 없앴다. 질문 중에는 “잠시만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살면서 언제 가장 재미있고 행복했나요?” 같은 감성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다.

청춘 멘토로 잘 알려진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자문을 거쳐 선정된 질문 항목이다. 4월에 진행된 참가자 모집에는 1만2000여 명이 몰려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국토대장정은 7월 1일부터 21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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